[이택구의 쓴소리단소리] 가스계소화설비, 폐쇄 공간이 위험하다

이택구 소방기술사 | 입력 : 2019/03/11 [09:58]

▲ 이택구 소방기술사  

우리나라와 일본의 가스계소화설비는 유일하게 의무적으로 약제저장실을 별도로 갖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이 다중 방호구역으로 방호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최초 건축 평면 설계 시 약제 저장실을 만들기 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고 경제성을 갖추기 위해서다.


하나의 약제 저장실을 두고 방호구역별로 구분을 하려면 선택밸브를 통해 집합관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구성되는데 이런 시설은 바로 국내에 보편화된 형식이다.


이렇게 선택밸브를 사용하다 보니 저장용기로부터 선택밸브에 이르는 공간은 구조적으로 폐쇄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공간은 밸브가 막힐 경우 아주 위험한 공간이 돼 버린다.


가스계 약제는 고압가스로 폐쇄 공간에 갇히면 위험이 뒤따른다. 특히 약제가 액체계일 경우 화재 시 또는 충전비가 없는 액체 현상의 열팽창 등으로 온도가 상승하면서 압력이 급상승하는 특성을 가져 매우 위험하다.


이런 위험 때문에 해외 기준과 국내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서는 반드시 밸브류 등의 설치에 따른 폐쇄공간이 생길 경우 압력을 배출하는 안전장치를 설치토록 해 안전사고에 대비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우리나라 화재안전기준은 이에 대한 기준이 없거나 허술하다. 국민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어 답답할 따름이다. 더욱이 불과 몇 년 전 도입된 이산화탄소 수동잠금장치마저 이에 대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다.


특히 최근의 S기업의 이산화탄소 방출로 인한 사망사고가 보여주듯 우리나라 소화설비는 안전에 너무도 취약하다. 이산화탄소소화설비의 경우 배관 부속류의 최소사용설계압력에 대한 기준도 없고 관부속류와 선택밸브의 압력등급이 너무 낮아 200K로 작동되는 안전장치도 무용지물이다.


심지어 청정소화약제 소화설비(현 명칭: 할로겐화합물 및 불활성기체 소화설비)에는 이에 대한 규정도 없고 성능인증 제품 역시 제대로 된 압력 설정값을 운영하지 않고 일부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관련 기준조차 무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선택밸브가 개방되지 않거나 이산화탄소의 수동잠금밸브가 닫혀 있는 상태로 저장용기가 개방돼 압력상승과 같은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 대형 안전사고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법적 기준이 조속히 개정돼야 한다. 기존 시설에도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집합관의 폐쇄공간이 폭발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관의 최소 사용설계 압력값 또는 그 이하에서 개방되는 안전밸브를 반드시 설치토록 개선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이택구 소방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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