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상업시설 주방화재, 알고 대처하자

이택구 소방기술사 | 입력 : 2019/03/25 [10:35]

▲ 이택구 소방기술사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음식점 주방에 설치하는 자동확산소화기와 스프링클러가 무용지물이라는 것은 소방인 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소방청은 지난 2015년 1월 상업용 주방자동소화장치를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소방시설 중 하나로 등재했다. K급 소화약제 기준이 마련되고 ‘상업용 주방자동소화장치의 제품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기준’도 제정되면서 상용화도 이뤄진 상황이다.


하지만 소방청은 건축주에게 부담을 주는 규제라는 이유로 아직 요식업의 눈치를 보며 적용 대상물 선정 기준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상업용 주방자동소화장치를 이미 오래전부터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고 있다. 소화약제와 소화장치에기술 역시 정립된 지 오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에서야 이 기술이 도입됐다.


그래서일까. 상업용 주방 화재를 보는 시각과 개념은 해외와 어긋나 있다. 첫째는 K급 화재에 사용하는 약제를 강화액소화약제로 분류한다. 강화액소화약제(Loaded Stream agent)란 물에 소화성능을 보강해 겨울과 한랭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A급 소화약제로 분류한다.

 

선진국에서는 주방화재용 소화약제를 Wet Chemical로 칭한다. NFPA 10 Standard for Portable Fire Extinguishers 기준에서 Wet Chemical은 소화약제를 형성하는 유기염과 무기염 또는 이들이 혼합된 염기성 수용액을 말하고 Loaded Stream은 어는점을 낮추기 위해 알칼리 금속염을 사용하는 물을 기반으로 하는 매개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은 혼란을 겪고 있다.


둘째는 상업용 주방자동소화장치의 설치 목적에 대한 오해다. 조리기구에서의 화재를 진압하기 위한 장치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의 경우 상업용 자동소화장치의 설치 목적을 후드와 덕트 방호에 둔다. 화재 원인이 단순히 식용유 발화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브란스병원 화재도 덕트와 후드의 기름때로 인한 사고였고 지금도 여전히 동일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셋째는 K급 소화기의 설치 목적 문제다. 우리나라의 경우 K급 소화기의 설치 목적을 주방화재 초기 진압용으로 고려해 기준을 마련했다. 선진국은 K급 소화기를 상업용 자동소화장치의 백업 설비로 설치한다. 자동소화장치가 화재 진압 실패 시 사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유지관리의 중요성도 놓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최소 6개월에 한 번은 기름때로 손상된 부품 점검을 포함해 정상적으로 소화장치가 유지되고 있는지 정기점검을 강제한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기준조차 없다.


어렵게 도입된 제도가 소급적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눈치를 보느라 설치 대상조차 마련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게다가 K급 소화기를 함께 설치하지 않고 유지ㆍ관리에 대한 기준도 없는 상업용 자동소화장치가 무용지물 설비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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