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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소방시설 점검표에 의한 점검방식 이제는 바꾸자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기사입력 2020/04/09 [15:59]

[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소방시설 점검표에 의한 점검방식 이제는 바꾸자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입력 : 2020/04/09 [15:59]

▲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우리나라의 소방시설은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5조(소방시설등의 자체점검 등)에 의거 관계인이 직접 점검하거나 소방시설관리업자 등이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런 법적 점검은 실질적인 화재 예방과 소방시설물 유지관리와는 거리가 먼 형식적인 점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필자의 기본 생각이다.


이유는 소방시설과 피난방화시설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그 기능이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하는 게 아니라 설치기준대로 시설이 잘 설치됐는지를 보는 점검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방시설의 성능과 기능보다 저가 하향 평준화된 검ㆍ인증(형식승인, 성능인증품) 증지만 중요시되고 있다.


점검방식이 이렇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법과 제도적인 문제에 있다. 우리나라의 소방시설점검이 유지관리에 대한 점검이 아니라 자체점검에서부터 비롯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관(정부)이 직접 수행하던 소방조사를 1993년부터 민간 분야인 소방시설관리사에게 위임하면서 관에서 늘 행했던 화재안전기준과 건축법 설치기준의 위반 여부에 초점을 맞춘 점검 방식을 민간 분야에도 그대로 요구했던 것이다.


소방시설관리사와 관계인이 점검해야 할 소방점검 방식을 소방시설 점검표를 따르도록 하는 방향으로 법 기준도 제정됐다. 이는 소방시설별 화재안전기준과 건축방화 피난시설의 설치 기준을 표로 만들어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소방공사 감리자가 공사 완료 후 소방서에 제출해야 하는 감리보고서에 첨부하는 성능시험조사표와도 거의 유사하다.


소방시설관리사는 소방공사와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방감리자의 업무와 중복해서 매년 점검표를 일일이 체크해야 하는 게 정말 옳은 방법인지, 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항상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점검표가 소방시설관리사를 처벌하기 위해서 만들진 게 아니냐는 소리도 나온다. 관련법과 기준에서 설치를 요구하는 항목 모두를 점검표에 빠뜨리지 않고 이상 유무를 기재토록 해 사후 문제점 발견 시 책임을 지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소방공무원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만든 것이 점검표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제는 건축물이 신공법과 건축기술의 발전으로 대규모화, 고층화, 심층화되는 등 양적, 질적으로 모두 변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소방시설 등도 복잡해지고 양적으로도 증가하고 있다. 설치 기준의 적합 여부보다는 설치된 소방시설과 피난방화 시설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는지, 또 어떻게 유지관리 되는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자체점검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해외(미국, NFPA)에서는 시설주의 주기적인 소방시설 ITM(Inspectioon, Testing, Maintenance)기준을 제정하고 이를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법으로 이 같은 것까지 규정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건축주는 소방시설관리사가 실시하는 자체점검을 소방시설물 유지관리 대행으로 오해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건축물 시설주의 소방시설 ITM 제도 도입 전 까지 만이라도 현행 소방시설관리사의 자체점검이 소방시설 등의 정상 작동과 기능 유지관리 상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현행 점검표를 개정하거나 삭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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