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구의 쓴소리 단소리] 소방용 강관배관 내식성 고려해야 한다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 입력 : 2020/04/24 [11:38]
▲ 이택구 소방기술사 ©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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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년 전 아연도 강관(백강관)은 국제적으로 배관 부식 방지에 최고라고 여겨져 왔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소방배관으로 당연히 아연도 강관을 사용토록 국가화재안전기준에 명시해 적용돼 오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소방배관에 아연도 강관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추세다. 그 이유는 소방 외 일부 용도에서는 부식방지에 효과적이지만 스프링클러 배관에서는 오히려 흑강관보다 부식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
과거 NFPA에서는 건식과 프리액션 시스템의 강관 배관을 아연도 강관으로 사용토록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흑강관과 질소발생기를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 배경은 아연도 강관 설치 후 2년 이내에 핀홀 누출이 발생해 4년 내 파열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배관 부식과정에서 발생된 아연 중금속은 환경 위험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또 2013년판 NFPA13에서는 건식 시스템에서 아연도 강관의 수리계산용 C-factor를 100에서 120으로 높이려는 계획을 취소까지 했다고 한다. 참고로 습식시스템에서 아연도 강관 C-factor는 120이다.
2016년 NFPA13에서는 CMSA(Control Mode Specific Application) 스프링클러와 함께 사용되는 강관을 내부에 아연 도금해야 한다는 요구 사항을 삭제했다.
NFPA 외 다른 기준이나 코드에서도 아연도 강관을 소방배관에 사용하는 걸 금지하고 있다. 2016년 미 국방부에서는 소방용도 배관으로 아연도 강관 사용을 금지했다. 증축이나 교체 공사 시 아연도 강관 대신에 흑관을 사용토록 규정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미국 정부 서비스 관리국(U.S. Government Services Administration)의 Fire Code에서는 습식과 건식 스프링클러 시스템에 아연도 강관을 금지했다. 건식과 준비작동식 시스템에 사용하려면 FM승인된 질소발생기를 사용토록 하는 조치도 취했다.
FM Global도 2017년부터 습식 스프링클러 시스템에 아연도 강관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건식과 준비작동식 시스템의 배관 수명 동안 질소발생기를 사용할 경우 흑관을 사용토록 하고 있으며 질소 미사용 시에는 아연도 강관을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아연도 강관의 제한은 국제적인 추세다. 강관 부식에 대해 전혀 관심 없는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소방 후진국임을 부정할 수 없다.
화재안전기준이 소방시설 공사와 설치를 위한 기준으로만 운영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공사 이후 시설주의 ITM(Inspecyion, Testing, Maintenance)에 대한 기준이 없다 보니 배관 부식은 먼 나라 얘기다. 심지어 스프링클러 헤드가 부식 찌거기로 막히든, 말든 개의치 않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다.
배관의 두께를 부식 고려 없이 선정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일본 기준을 베껴와 수도관에 사용하는 KSD 3507 강관을 소방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배관은 일반 수도관에 사용하는 것으로 두께가 얇아 소방배관으로는 부적합하다.
다시 말해 배관 나사 부위 부식을 전혀 고려하지 않다보니 두께가 얇은 관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펌프 정지점을 낮게 셋팅해야만 하는 원인이 된다. 자동 작동시스템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외는 강관 부식을 고려해 Sch40관을 사용토록 강제한다. 우리나라와 크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도 법 기준 개정을 고민해야할 때다.
이택구 소방기술사(한국소방시설관리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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