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국내 화학사고 재난대응, 올바른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2012년 9월 27일 발생한 구미 불화수소 누출사고를 계기로 국가적 특수사고 재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ㆍ고용노동부ㆍ산업통상자원부ㆍ행정자치부ㆍ소방청 등의 기관 협업으로 전국 6개 주요산단(시흥ㆍ익산ㆍ구미ㆍ서산ㆍ여수ㆍ울산)에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를 출범한지 5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7번째로 충추에 추가 신설해 충북과 강원지역에서 발생하는 특수화학사고의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6개 119화학구조센터에서 대응한 크고 작은 화학사고 원인물질을 분석한 결과 산성[염산(HCl), 질산(HNO3), 황산(H2SO4), 불산(HF) 등] 물질이 높은 빈도를 차지하고 있다.
염산(염화수소산)은 ‘액체’, 염화수소는 ‘기체’이며 불산(불화수소산)은 ‘액체’, 불화수소는 ‘기체’이다. 즉 수용성을 가지는 불화수소를 물에 녹이면 불산이 되는 것이다. 또 고농도의 불화수소 기체가 물에 희석시킨 불산 액체보다 산도(acidity)는 약하다.
즉 불화수소가 ‘약산’이고 불산이 ‘강산’을 띈다. 이러한 이유로 혹자는 소방대원들이 대기 중으로 누출된 불화수소(약산)에다가 물을 뿌려 불산(강산)을 만들어 농작물ㆍ가축 등의 물적 피해는 물론 인근 주민의 인적 피해를 키웠다고 해석 판단할 수도 있으나 불화수소(산) 누출사고 발생 시 인체 피해경로 메카니즘을 살펴보면 물과의 친화력이 우수한 불화수소(약산) 기체가 인체 피부, 입, 코 호흡기 등에 노출됐을 때 인간이 갖고 있는 물(땀, 침, 수분 등) 성분과 접촉해 결국 불산(강산) 흄에 노출되는 결과를 가진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국부적 물에 용해시켜 바닥으로 낙하시킨 불산(강산) 액체가 대기 중으로 확산되고 있는 불화수소(약산) 기체보다 인근 주민과 활동대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또 소석회를 물에 섞었을 때 용해되지 않고 죽처럼 현탁(서스펜션) 상태를 유지하므로 분무 노즐을 이용해 대기 중으로 분사시켜 중화를 시도하는 작업은 불가능하다. 현재 전국 소방관서에 비치된 소석회살포기 활용은 향상된 중화처리 장비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
추후 구미 불화수소 누출 등과 같은 유사사고 재발 시 소방조직에서는 오일펜스 등을 이용해 폐 오염수 누출 방지를 위한 작업을 수행한 후 신속하게 분무주수를 실시해 대원의 시야를 확보하고 누출 원점 밸브차단 작업ㆍ대기 중으로 확산 중인 누출 기체를 용해 낙하시키는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이며 주수작업으로 인해 바닥에 낙하된 폐 불산 수용액 처리 제거는 바닥 상황ㆍ폐액량에 따라 적합한 물리ㆍ화학적 대응 방법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액체 산성 물질 사고대응 방법 중 하나인 산염기 중화작업은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산성 물질을 염(salt)과 물(H2O)로 변환시켜 유해 위험성을 제거ㆍ처리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산성 물질과 염기 중화제가 중화(quenching)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고열로 인해 유해한 기체가 대기 중으로 확산돼 인근 주민들은 물론 출동대원의 신변 안전까지 보장할 수 없다.
중탄산나트륨을 제외한 기존 중화제는 43도에서 높게는 126도까지 중화열이 발생했으며 소석회와 탄산칼슘은 중화 후 잔류 슬러지가 많이 발생하고 가성소다는 중화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유해한 기체 확산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조철희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 화학사고대응지원담당(화공학박사)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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