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일의 재난의료교육 기관으로 발돋움 하겠습니다”

[인터뷰]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 정현수 센터장

배석원 기자 | 입력 : 2018/08/24 [11:19]

▲ 정현수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장   © 배석원 기자

 

[FPN 배석원 기자] = “심정지 환자를 대비해 전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터득하고 있어야 하는 것처럼 재난교육도 모두가 받아야 하는 교육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달 초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에서 만난 정현수 센터장은 재난교육의 필요성을 심폐소생술과 비교해 강조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그는 5년째 재난의료교육센터의 센터장직을 맡고 있다. 동시에 응급센터에서 환자 진료와 함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응급의학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로도 활동한다. 대한응급학회 교육이사ㆍ대한재난의학회 국제이사ㆍ아시아태평양 의료시뮬레이션학회 부회장 등으로 역임하는 그는 하루하루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가 속한 ‘재난대응 의료안전망사업단 재난의료교육센터’는 지난 2014년 재난에 대비한 상설 구호체계를 마련하고 재난대응 전문가 양성을 위해 발족했다. 행정안전부와 현대차 정몽구 재단, 세브란스 병원 등 세 기관의 협력으로 태생한 민관협력기구다. 

 

“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난대응입니다. 가동 체계는 우선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의료교육센터는 의료팀을 구성하고 행정안전부의 민간협업부서로부터 재난 피해 지역 정보와 행정 지원을 받습니다. 이후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함께 논의한 뒤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현장지원에 나섭니다”  

 

▲ 지난 2016년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에서 파견된 의료진이 시리아 난민을 진료하고 있다.   ©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 제공

 

올해로 5주년을 맞은 재난의료교육센터는 그간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비롯해 필리핀 태풍 하이옌 피해 현장, 2015년 네팔 강진 피해 현장, 2016년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 발생 지역 등 국내ㆍ외 다양한 재난 지역에 투입돼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왔다. 이들의 의료 손길이 닿은 환자만 1만여 명에 달한다.

 

“재난현장은 워낙 의료지원이 열악한 지역이다 보니 환자 수가 정말 많습니다. 하루에 적으면 100여 명에서 많게는 3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정현수 센터장은 재난현장은 분위기가 어수선하고 외상환자도 많아 무엇보다 숙련된 의료 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재난현장의 효과적인 의료지원을 위해선 투입되는 의료진의 교육과 훈련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훈련이 안돼 있으면 상황 대처 시 당황하거나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죠. 또 해외 재난현장의 경우 여러 국가에서 의료지원팀이 파견하는데요. 정작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정 센터장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회원국 중 자격이 되는 나라만 재난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자격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그만큼 전문적인 의료 인력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같은 이유 때문에 재난의료교육센터는 재난현장에서 더욱 효율적인 의료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전문의료 인력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

 

센터는 지난 2015년부터 재난과 관련된 교육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가상재난 현장을 구현한 대량 사상자 발생 대응 훈련부터 ▲재난응급의료 핵심과정 ▲국가 재난응급의료 교육과정(NDLS) ▲재난위기대응 통합교육(구급대원ㆍ간호사ㆍ학교보건교사ㆍ약사ㆍ의학대ㆍ약학대) ▲지역사회 안전을 위한 병원재난준비 교육과정 ▲재난의료 술기 교육과정 ▲재난 감염ㆍ외상ㆍ심리 교육 ▲재난의료 심포지엄 등 다양하다.

 

▲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에서 시행하는 재난모의훈련 모습이다.    ©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

 

“교육의 특징은 교육생의 소속기관, 경력, 요구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간호사ㆍ소방공무원ㆍ학교 보건교사ㆍ보건의료계열학생ㆍ자원봉사자ㆍ퇴직 공무원 등 여러 대상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센터의 특화된 재난의료 교육 커리큘럼으로 전문성과 공공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4월 24일에는 스웨덴에서 개발된 대량환자처리 도상훈련시스템 (ETS, Emergo Train System) 훈련센터 인증을 획득했다.

 

2016년에는 국내 교육기관 중 최초로 국제의료시뮬레이션학회(The Society for Simulation in Healthcare, SSH)에서 시행하는 의료시뮬레이션 교육기관 인증평가도 통과했다. SSH 평가는 보건의료분야의 시뮬레이션 교육기관을 인증하는 국제 인증제도다. 그밖에도 국가재난 응급의료 전문가 교육과정 NDLFS(National Disaster Life Support)인증을 지난 2014년 획득하는 등 재난전문 교육기관으로서 꾸준히 내실을 다져왔다.

 

“단일기관이 현장 의료지원과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교육을 진행하는 곳은 국내에서는 재난의료교육센터가 유일합니다”

 

재난대응 의료안전망 사업단 출범 후 그간 센터를 거쳐 간 교육생만 7천명에 육박한다. 올해만 2천여 명이 넘는 인원이 교육을 이수한 상태다. 특히 센터에서 진행되는 모든 교육 과정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재정 지원으로 무료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민ㆍ관 협력으로 교육사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더욱 안전한 사회가 되길 바라는 공동의 목표 때문이다.

 

▲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의 개인보호장비 교육과정 모습이다.   ©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 제공

 

 “재작년부터는 찾아가는 교육도 진행하면서 확실히 예년 보다 많은 교육요청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많은 분들이 재난대비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 센터장은 “재난이라는 것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기에 전문직 종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기본적인 대응 방법은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재난의료 교육 대상을 일반인까지 포함하는 이유는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입니다. 재난이 발생하면 의료진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지역 주민의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재난 상황에서는 다수의 외상환자가 발생하게 된다. 가족이 피를 흘리고 있다면 지혈할 줄 알아야 하고 팔다리를 못 움직인다면 주위 물건을 이용해 고정하는 등 기본 응급처치 방법은 알고 있어야만 대응이 가능하다. 그가 범국민 재난의료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다.

 

센터는 앞으로 더욱 체계적인 교육과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정현수 센터장은 “전국 권역별로 저희 센터와 같은 교육기관이 더 확대돼 많은 분들이 재난 교육으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길 바란다”며 “저희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도 전문 의료인력 양성과 더불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배석원 기자 sw.note@fpn119.co.kr

 

 

※관련 영상 1건

세브란스 재난의료교육센터 교육과정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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