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순경 한국소방산업기술원장 “미래산업 선도 위한 기술개발 등 지원사업 확대할 것”

국가별 시장특성에 맞는 차별화 된 진출 전략 모색
품질제품검사 전면 도입은 심도 있게 검토돼야 할 문제
소방청과 산업계 연결하는 가교 역할 충실하게 이행할 것

신희섭 기자 | 입력 : 2018/10/10 [11:00]

 

[FPN 신희섭 기자] = 지난 7월 23일 제19대 한국소방산업기술원장으로 취임한 권순경 원장. 그는 전직 소방공무원 출신이다.


1985년 소방간부후보생 4기로 소방조직에 임용됐고 경북 영주소방서장과 경기도소방학교장, 소방정책국장 등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12월 31일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을 끝으로 30여 년간의 긴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공직 시절 어느 자리에서든 맡은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내며 뛰어난 업무 수행 능력을 인정받았던 권순경 원장은 온화한 리더십으로 제복을 벗는 순간까지도 소방공무원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인물로 회자되고 있다.


기술원으로 첫 출근하던 날 권 원장은 ‘국민과 함께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소방기술 전문기관’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 공직 생활을 통해 체득한 노하우를 토대로 임기 내 책임과 소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융ㆍ복합 기술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실용화 연구 사업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소방기술 연구와 보급에도 앞장서겠다고 했다.


직원들에게는 고객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소통을 강화하고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빠르게 변하고 경쟁이 심화돼 가는 주위 환경에 흔들림 없이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객과의 쌍방향 소통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순경 원장 취임 후 2달여 시간이 흘렀다. 아직까지 기술원의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고 또 실용화 하려는 움직임은 확실히 과거보다 빨라지고 있다.


<FPN/소방방재신문>은 권순경 원장과의 대담을 통해 국내 소방산업의 주소와 미래를 조명해보고 향후 소방청과 산업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담당하면서 소방산업을 견인해 나갈 것인지 진단해봤다.



<일문일답>


Q. 오랜 세월을 공직에 계셨었는데 당시에는 소방산업을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계셨는지요?

 

소방산업은 국민 생활과 산업ㆍ경제활동이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소방산업은 화재와 재난을 예방하고 인명ㆍ재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소방용품, 구조ㆍ구급장비 등 소방 기술의 발전 및 역할 증대 위주의 성장이 필요한 산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소방산업이 기술 경쟁력 강화와 기술 개발을 추진하도록 우리 기술원이 유도한다면 각 분야의 균형적인 발전과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충분히 가치 있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취임사를 통해 미래 산업에 대한 대응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신지요?


현재 모든 산업분야에서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과 이를 연계한 제품의 IOT 접목,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묶는 제품의 융ㆍ복합화라 할 수 있습니다. 소방산업에서도 이러한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 지속적인 연구 및 개발을 통한 발전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소방시설 분야에서는 모바일 IoT를 접목한 다양한 기능 시스템이 개발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소방용품 분야에서도 융ㆍ복합 제품의 인증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자동화재탐지설비의 감지기, 수신기 등에 무선방식이 가능하도록 관련 기술기준을 도입해 4차 산업혁명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도 필요성이 대두되는 소방용품에는 선제적으로 기술기준을 도입하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기술원 자체예산을 마련해 소방용품 제조업체의 기술개발 지원을 위해 실용화기술 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비상조명기능을 내장한 단독 경보형 감지기 개발 등 융ㆍ복합 제품개발을 위한 10개 과제를 선정해 성공적으로 추진했고 올해에는 IoT 전용 화재감지시스템 및 자동화점추적 방수총 개발 등 4개 과제를 선정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방산업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수 있도록 소방용품 기술기준 개발과 제품 개발을 위한 제조업체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Q. 국내 소방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계에서는 꾸준히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기술원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소방산업의 글로벌화가 우선돼야 하는데 구상하고 계신 정책이 있으신지요?


소방청과 우리 기술원은 국내 소방용품 기술기준의 국제 통용성 부족과 내수시장 한계성 등 소방산업의 상황을 개선하고자 지난 2015년부터 UL, FM, ISO, EN 등 국제적 소방용품 기술기준을 도입했고 우수품질인증 기술기준을 마련했지만 소방산업체의 관심 부족과 유인책이 미흡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수품질인증 기술기준을 형식승인 기술기준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소방용품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와 품질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부터 ‘FM인증업무에 관한 규칙’과 ‘UL인증업무에 관한 규칙’ 등을 제정해 FM과 UL 등의 인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소방용품 제조업체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인증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예비시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소방용품이 국제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금년에는 신흥국 대상 시장개척단을 운영하고 해외소방전시회 한국관 운영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전시회에 참관했습니다.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를 통해 아세안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국내 검ㆍ인증제도 현지화 지원과 기술협력을 강화해 국내 소방용품 수출 기반을 조성하는 등 아세안 국가별 시장특성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Q. 법률상 기술원은 소방산업의 진흥발전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하지만 기술기준 제ㆍ개정과 제품검사 등의 업무에만 집중함으로써 진흥업무에 다소 소홀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에 별도의 기구를 설립해 산업진흥 업무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원장님 생각은 어떠신지요?


우리 기술원은 ‘소방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를 두고 소방산업의 진흥ㆍ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산업지원본부를 신설해 추진한 소방유관기관 국제협력 등 해외진출 사업과 소방산업 특허ㆍ상용화 지원 등 기반조성 사업은 소방산업 발전을 위한 차별화된 진흥사업이었고 소방산업의 양적 규모는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타 산업 대비 최종 소비자가 아닌 건설업자 등에 의해 선택되는 시장적 특성으로 품질이나 성능이 아닌 낮은 가격의 소방용품을 선호하는 단순 제품제조 중심의 저부가가치 산업구조이고 산업 간 연계, 융ㆍ복합화 등 최근 산업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무엇보다도 소방산업 진흥사업을 기술원 자체예산으로 운영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소방 관련 기술과 산업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조직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이는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예산ㆍ인력 등 자원 확보가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우선 기술원의 기능과 업무분석 등 조직 진단을 통해 소방산업 진흥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소방청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진흥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 소방산업 본연의 공적ㆍ경제적 가치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Q. 산업계에서는 기술기준과 검사는 분리ㆍ운영돼 상호 견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방은 기술원에서 이 모든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상호간 견제 역할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주십시오.


물론 관점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질 수는 있겠습니다만 기술기준과 검사는 견제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관계라 생각합니다. 기술기준에 따라 검사가 이뤄지고 검사 과정에서 도출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기술기준에 정확하게 반영돼 검사가 진행되므로 보다 품질이 높은 소방용품을 보급될 수 있는 선순환적 보완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기술기준과 검사가 완전히 분리된 체계로 운영된다면 검사 과정에서 파악되는 소방산업 현장의 소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일반적 기술기준이 되는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현실과 다소 거리감 있는 기술기준으로 검사가 진행되는 부작용이 발생될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러나 상호 관련성에 대한 견제 장치로써 기술기준의 행정적 제ㆍ개정 권한은 소방청이 담당하고 있고 전문기술분야 지원과 검ㆍ인증 분야는 기술원이 수행하는 체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술기준과 검인증의 선순환적 보완관계 및 분리 견제체제가 복합된 형태로 운영되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Q. 소방산업은 제도권 내에 속해 있는 매우 특수한 산업입니다. 그래서인지 신기술ㆍ신제품 도입이 타 산업에 비해 매우 더딥니다. 소방산업의 질적ㆍ양적 성장을 위해서는 공사업중심의 소방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강소기업 육성이 필요합니다. 소방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꼭 개선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원장님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현재 4차 산업혁명의 주요기술을 기반으로 전 산업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소방산업 분야에서도 무선통신 등 기술ㆍ제품 서비스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소기업 육성으로 제조 분야가 활성화가 된다면 소방산업이 양적ㆍ질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소방산업 제조업체들이 강소기업인 사실로 보게 되면 강소기업 육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방산업이 저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지속적으로 도약하려면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 융ㆍ복합 기술연구일 것입니다.


우리 기술원에서는 소방산업 제조업체가 겪고 있는 기술적인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용화연구 사업 등 R&D 지원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소방기술 연구ㆍ보급에 앞장서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실용화연구 분야의 예산ㆍ인력 확대로 소방산업 진흥 기반을 조성하는데 역점을 두도록 하겠습니다.

 

Q. 제조업계에서는 현행 검ㆍ인증제도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현행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며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현재 소방용품 검사는 생산품목별로 사전에 검사를 거치는 생산 제품검사와 제조업체가 자체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일정기간 단위로 기술원이 품질관리 실태를 확인하는 품질 제품검사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고 검사방법은 제조업체가 업체별로 품질 관리능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업계 일부에서는 검사 방법을 미국, 유럽과 같은 사후관리체계로 완전전환 필요성을 이야기 하는 한편 일부에서는 현행과 같이 제조업체에 의한 검사방법 선택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반된 의견은 제조업체별 경영환경 차이에 따른 요구라 생각하며 현재 품질 제품검사를 적용받는 제조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으로 이는 국내 제조업체가 아직 국제적 수준의 자체 품질 관리체계 구축에 대한 투자가 낮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따라서 기술원에서는 국내 제조업체가 스스로 자체품질 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 지원하고 있습니다. 매년 지원업체를 선정해 품질관리체계 구축과 관련한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전문 교육기관과 연계한 품질관리기법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제조업체를 찾아가 품질 제품검사의 실무적 차원의 운영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등 자체품질 관리체계 구축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내 소방산업체 현실에 따라 검사방식을 사후관리체계 방식인 품질제품검사 체계로 전면 전환하는 부분은 향후 제조업체의 자체 품질관리체계 구축 정도를 고려해 심도 있게 검토돼야 할 사항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소방청과 관련 산업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으로 소방청과 산업계에 별도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가장 드리고 싶은 말은 소방산업 진흥이라는 우리 기술원 설립 목적에 맞게 소방청과 소방산업을 연결하는 긴밀한 협조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방청과 더불어 올바른 소방 정책을 펴기 위해 소방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소방산업계 분들과 협조해 더 나은 소방산업 진흥 방향이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중점과제를 발굴ㆍ선정, 공유하며 추진하겠습니다. 소방청의 정책 의도를 잘 전달하는 전달자의 역할도 수행하겠습니다. 이로써 소방청과 소방 산업계를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할 것이며 협력 및 상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소방청과 소방산업계 분들의 노력 부탁드립니다.

 

 

Q. 추가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소방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리 기술원은 다양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방산업체의 미래를 위한 투자와 자생 노력이 더욱 요구될 것입니다. 지금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맡은 소임을 다하고 있지만, 변화와 경쟁이 심화되는 시기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업무에 있어서는 완벽을 추구하되, 조직문화는 창의적이고 감성적이었으면 합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창조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 모든 동료들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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