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 쓰고 쓰러진 박두석 전 소방정책국장 “면직도 취소된다”

“명예 회복시켜라” 국회 지적 이어 법원서 승소… 소방청 “소홀함 없이 조치할 것”

최영 기자 | 입력 : 2018/10/29 [21:49]

▲ 지난 2015년 11월 29일 갑작스런 징계조치로 인한 정신적 충격을 견디지 못해 쓰러진 박두석 전 소방조정관의 당시 병상 모습이다.     ©최영 기자

 

[FPN 최영 기자] = 3년 전 76억원의 예산낭비 의혹을 축소ㆍ은폐했다는 누명을 쓰고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박두석 전 소방조정관이 무죄 판결을 받은 데 이어 ‘면직처분’도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로써 박 전 소방정책국장은 불명예 퇴직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소방청 전신인 소방방재청은 지난 2014년 중앙119구조본부의 장비 도입과 관련한 자체 감사 과정에서 조사행위에 대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국민안전처 태생 이후 소방정책국장으로 근무하던 박두석 국장에게 2015년 10월 23일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이 징계가 이뤄진 뒤 약 한 달 후 박두석 전 국장은 자택에서 쓰러져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이후 휴직기간으로 지내오던 그는 사직원을 제출하고 복직과 동시에 의원면직 처리됐다.


그러나 박두석 전 국장은 “당시 의사무능력 상태에서 작성해 제출한 사직원은 무효”라며 “의사에 반해 이뤄진 사실상의 해임이고 객관적이며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며 의원면직 무효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9일 이같은 박 전 국장의 주장을 받아 들였다. 과거 감사 중단 지시와 감사 결과보고서를 축소ㆍ은폐ㆍ왜곡했다는 사유로 받았던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 무효를 받은 사건의 승소판결을 받은데 이어 의원면직 처리까지도 무효라는 판결이 추가로 내려진 것이다.


법원은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 작성 당시 중등도의 치매 상태로 인지능력이 저하돼 있어 사직원에 서명하는 행위에 대해 그 법률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며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의사능력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가 이 사건 사직원을 작성해 제출한 행위는 의사능력을 흠결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봤다.


당시 의원면직 처분은 박 전 국장의 사직원 작성과 제출행위가 무효임을 알면서도 이에 기초해 이뤄진 것으로서 그 하자가 중대ㆍ명백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 부당한 징계 사건은 지난 15일 열린 소방청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민기(용인시을) 의원은 과거 진행됐던 소방방재청의 엉터리 감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방공무원들의 명예 회복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 의원은 당시 감사에 부당한 징계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소방조직이 동료들을 조사해 허위로 조사보고서를 써서 징계를 받게 했다”면서 공식적인 명예 회복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의 국정감사 서면질의에서도 다뤄졌다. 소병훈 의원은 “3년 전 76억원의 예산낭비 의혹 누명으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박두석 전 국장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의원면직으로 처리돼 복직이 안 되고 현재 혈관성치매 후유증을 앓고 있다”며 명회회복 방안을 강구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소방청은 이 지적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소송 박두석 전 국장의 명예회복과 행정 재정적 보상과 지원은 법원의 판결과 적정절차에 따라 소홀함이 없이 조치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서면답변을 국회에 공식 제출한 상태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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