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폭행으로 숨진 고 강연희 소방경 ‘위험직무순직’ 여부 관심

순직 인정해 놓고도 위험직무순직 처리는 아직… “당연히 인정돼야”

배석원 기자 | 입력 : 2018/11/06 [22:11]

 

[FPN 배석원 기자] = 지난 4월 취객을 상대로 구급활동을 벌이다 폭언과 폭행을 당한 뒤 목숨까지 잃은 고 강연희 소방경의 순직 처리 결과를 놓고 논란이 거세다. 일반 순직 처리를 인정해 놓고도 소방공무원의 현장 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순직했을 때 마땅히 주어져야 할 ‘위험직무순직’ 처리는 아직도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출동지령을 받고 현장에 나간 강연희 소방경은 주취자 윤모(47)씨로부터 입에 담을 수도 없는 폭언과 함께 머리를 수회 가격당했다. 이후 두통과 어지럼증, 딸꾹질 등의 고통을 호소하다 한 달 뒤 결국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고 강 소방경의 사망원인을 ‘뇌동맥류 파열 및 합병증(심장 등의 다장기부전)’이라는 내용으로 부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지난 8월 공무원연금공단으로부터는 순직으로 최종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아직도 위험순직으로는 최종 분류되지 못했다. 공무 또는 질병으로 사망한 공무원에게 인정되는 일반순직은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심의를 진행한다. 이 과정을 거쳐 강 소방경은 사고 이후 5개월 만에 일반순직으로 인정받은 상태다.

 

고 강연희 소방경의 유족은 일반순직 처리 이후 지난달 23일 소관부처인 인사혁신처에 위험직무순직을 신청했다. 위험직무순직은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재해를 입거나 그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돼 사망한 공무원에게 인정된다. 경찰과 군인, 소방공무원이 주 대상자다.

 

위험직무순직이 되면 보상금과 연금이 일반순직에 비해 높게 책정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방공무원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했다는 공적 차별성에서 큰 차이를 갖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유족은 물론 소방조직 안팎에서는 구급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결국 목숨까지 잃은 강 소방경에 대해 당연히 위험직무순직 결론을 내는 것이 타당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소방공무원은 “제복공무원의 헌신과 업무전념,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쓸 수 있는 자긍심의 원천은 순직 시 국가의 예우나 유족 보상에서 비롯되는 것”이라며 “구급대원은 성희롱과 성폭력, 폭언이나 폭행 등으로 인해 인권이 침해되고 상해나 그 이상까지도 갈 수 있는 위험한 현장 활동을 수행하고 있기에 당연히 위험직무순직으로 분류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여론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올라온 이 청원에는 ‘폭행과 폭언으로 인해 사망한 119구급대원의 위험직무순직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 아래 ‘폭언과 폭행을 같이 당했던 동료들은 그 아픔을 곁에서 같이 겪어 왔기에 현장에서 쓰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험직무 순직처리가 지연된다면 억울하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이 청원에는 2천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한 상태다.

 

강연희 소방경의 위험직무순직 여부는 빠르면 이달 중 결정될 전망이다. 인사혁신처 재해보상 담당자는 지난 5일 <FPN/소방방재신문>과의 통화에서 “고 강연희 소방경의 순직 심의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주 안에는 심의 일정이 나올 것 같다”며 “아마 심의는 서울에서 진행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고진영 전 소방발전협의회장은 “고 강연희 소방관이 폭언과 폭행이 난무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현장을 지킨 건 국가가 자신에게 부여한 임무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정작 그녀를 지켜줘야 할 국가가 그녀를 외면한다면 더욱 비참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4월 2일 고 강연희 소방경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던 주취자 윤모(47)씨에 대한 수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윤 씨는 다른 사건으로 군산교도소에 수감돼 있지만 강연희 소방경 사건에 대해서는 현재 대한의사협회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자문을 넣은 상태”라며 “그 결과는 최소 3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석원 기자 sw.note@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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