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기고]담뱃불! 때와 장소를 가지리 않습니다!

성동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장 허영준 | 입력 : 2018/11/08 [17:00]

▲성동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장 허영준

형형색색 단풍과 작별 인사할 시간도 없이 어느덧 추위가 찾아와 춥고 건조해진 날씨로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주된 발화요인은 작동기기(1만4천928건), 담뱃불(6천898건), 불꽃ㆍ불티(6천342건) 순으로 나타났다. 그 중 담뱃불로 인한 사망자가 57명, 부상자 358명이 발생했다.

 

소방서가 관할하는 성동구에서도 1월부터 10월까지 185건의 화재 중 29건, 약 16%의 적지 않은 비율로 담뱃불에 의한 화재가 발생했다.

 

실제로 지난 6월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A아파트 옥상정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지령을 받고 출동해보니 옥상정원 바닥에 설치된 목재데크 일부가 소실돼 있었다. 주변에는 모아놓은 담배꽁초 이외에 특별히 발화원이 될 만한 것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소방서 지휘팀과 성동경찰서 담당형사는 과연 담뱃불로 인해 목재데크에 불이 붙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고 재현실험을 진행했다.

 

화재 현장과 비슷한 조건(기온-31℃, 습도-63%, 풍향속-남서풍 2m/s)에서 목재데크에 담뱃불을 떨어뜨렸을 때 과연 불이 나는지 확인했던 실험이었다. 담뱃불을 떨어뜨리자 약 9분 만에 연기가 보이고 약 13분 후 불꽃이 보이며 불이나기 시작했다.

 

물론, 담배꽁초가 가연물과 접촉한다고 해서 무조건 불이 나는 것은 아니다. 불이 붙기 위해서는 산도농도(16% 이상), 바람(약 3m/s 이하), 최초착화물의 연소성(종이, 톱밥 등), 열이 축적될 수 있는 공간 등 불이 날 수 있는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위 사례도 옥상정원에 설치된 방부목이 약 10년 동안 관리되지 않아 완전 건조되고 잘게 부스러진 상태에서 골이 파여 있었다. 방부목 부스러기가 쌓인 골 사이에 담뱃불이 떨어져 발화된 것이다. 또 옥상정원이기 때문에 1.0m/s~ 2m/s 정도의 바람이 지속해서 불었다. 

 

이 화재 이외에도 거주자가 잠이 든 사이 집안 화장실 쓰레기 통에 버린 담배꽁초에 의해 불이 난 경우, 아파트 계단에서 재활용박스에 버린 담배꽁초에 의해 불인 난 경우, 노상에 세워진 트럭 적재공간에 버린 담배꽁초에 의해 불이 난 경우 등 담뱃불에 의한 화재는 노상, 주택, 차량, 업무시설, 건물 외벽 실외기, 공장 등 시기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흡연이 가능한 곳에서는 어디든 발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담뱃불로 56명이 사망한 영국 브래드포드 시티 구장 화재(1985년), 39명이 사망한 프랑스 몽블랑터널 화재(1999년) 등 많은 인명 피해를 낳기도 했다.

 

담뱃불 화재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는 이유는 흡연행위는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담배꽁초는 크기가 작고 흡연자가 던지거나 구석에 집어 넣는 등의 행위에 의해 이동된다.

 

담배꽁초를 버리는 즉시 화재가 발생하지 않고 가연물과 접촉해 훈소 후 불이 붙을 수 있는 일정 시간이 지나서 화재로 발생하기 때문에 화재를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담뱃불 화재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첫째, 흡연은 반드시 지정장소 또는 안전한 장소에서 해야 한다. 종이박스, 목재 분진 등 가연물이 적치돼 있는 곳에서의 흡연은 절대 삼가한다.

 

둘째, 담배꽁초를 재떨이나 휴지통에 버릴 때는 담배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셋째, 담뱃불을 끌때에는 던지거나, 터는  등의 행동으로 담뱃불똥이 주변으로 확산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한다.

 

겨울이 한껏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화마가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언제나 노리고 있다. 무심코 버린 담뱃불에 우리의 모든 것을 잃지 않도록 생활 속의 안전수칙을 반드시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동소방서 현장대응단 소방장 허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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