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건물 소방안전은 사용승인 전 확보돼야

안병윤 소방시설관리사협회 감사 | 입력 : 2019/04/10 [09:15]

▲ 안병윤 소방시설관리사협회 감사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는 얼마 전 언론 기고에서 공인 자격증을 두고 특정 직업인의 자격을 인증해주는 문서라고 정의했다.

 

면허증은 자격이 없는 사람이 특정 직종에 종사할 수 없게 하려는 문서이고 특정한 행위를 할 때마다 허가를 받던 인허증을 매번 받지 않아도 되도록 면허증이란 이름으로 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자격증은 주로 의료업 종사자, 항공기나 장비 조종사, 총을 다루는 수렵인 등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에 적용된다.


이 글은 소방에서 부여되는 소방시설관리사 제도는 어떤 의미를 갖고 준공 전 건물의 점검을 왜 못하게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남게 했다.


소방시설공사업법 시행규칙(별표4의2)에서는 소방기술인력의 자격 등급을 정하고 기술사, 관리사, 기사, 산업기사의 계열로 소방시설관리사를 묶어 두고 있다. 이 덕에 소방시설관리사는 소방기술사 아래의 자격으로 인식된다.


소방시설관리사는 사실 소방감리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구태여 왜 서열을 정해 등급에 대한 인식에 혼란을 주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소방시설관리사는 소방기술사의 하위 자격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직종으로 여러 자격자 중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만이 시험을 거쳐 자격을 갖는다. 매번 인허가를 받지 않고도 법에서 정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면허증이기도 하다.


이렇게 소방시설관리사의 성격을 확실히 밝히려는 것은 소방안전에 대한 설계와 정책의 저해요인을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앞서서다.


일각에선 소방시설공사업법의 나열대로 소방기술자를 급격으로 따져 기술사가 한 일을 수준이 한 단계 아래인 관리사가 점검하고 평가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런 논리는 매우 부적절한 패러다임이자 특권의식이다.


현실에선 우리나라의 건축물은 완공 전 사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 년 뒤 사후점검을 받다보니 보완사항을 처리하는 과정에선 늘 복잡한 일들이 벌어진다. 내부사정이 복잡한 시기에 분쟁 소지가 많은 사항까지 하자처리를 해야 하다 보니 오랜 시일은 물론 관계인들 역시 힘에 부치는 모습이 연출된다. 이는 소방정책의 신뢰와 의무를 방기하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사실 건물 사용승인 전 해소돼야 하는 문제지만 실제 개선의 여지는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사전점검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소방기술사들의 반발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공공의 질서유지와 복리증진을 강조하는 소방의 근본 목적에 반하는 잘못된 생각이다.


건물의 사용승인은 건물 안전성 등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장하는 행위다. 그런데도 건물의 안전성 문제를 사용승인 전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것을 사후 하자처리 과정에서 고치겠다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일까. 이것이 소방기술사의 자존심 때문이라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이런 구태연한 생각으로 특별피난계단의 제연설비 화재안전기준에서 정하는 T.A.B(시험 측정 및 조정)의 절차마저 확인할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린다면 소방기술자 스스로 죽은 법을 만드는 것과 같다.


공공의 이익은 개개인의 이익을 넘어 운영돼야 한다. 그래야만 공공의 질서가 지켜질 수 있고 복리증진도 가능하다. 특히나 소방안전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렇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안병윤 소방시설관리사협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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