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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소방용 배관과 닥트 보온재 법규 손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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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기사입력 2019/05/24 [10:45]

[전문가 기고] 소방용 배관과 닥트 보온재 법규 손질 필요하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입력 : 2019/05/24 [10:45]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017년 12월 21일)와 밀양 세종병원 화재(2018년 1월 26일) 등 대형화재로 발달한 요인을 분석해보면 자동소화설비가 존재하지 않는 반자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반자 내부에 존재하는 가연성 물질로 인해 급격하게 연소 확대가 이뤄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반자 내부에는 어떤 가연성 물질들이 존재하기에 화재가 발생하면 이토록 빠르게 연소 확대가 이뤄지고 초기 화재부터 유독성의 연소 가스를 포함한 연기가 다량 발생하는지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자 내부에 존재하는 가연성 물질의 종류는 대부분 유기질 배관 닥트 보온재를 들 수 있다.


‘화재안전기준’은 2013년 2월 소화배관의 동결방지조치 시 보온재를 사용할 경우 난연재료 성능 이상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개정한 바 있다.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24조 제①항과 제③항’에는 ‘실내에 접하는 마감 재료는 불연재료ㆍ준불연재료 또는 난연재료로 하여야 한다’, ‘내부마감 재료란 건축물 내부의 천장ㆍ반자ㆍ벽(경계벽 포함)ㆍ기둥 등에 부착되는 마감 재료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화재안전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난연재료 성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또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마감 재료와 내부마감 재료에 대한 건축용 단열재, 건축설비용 보온재로 구분하고 ‘배관 및 닥트의 보온재는 내부마감 재료에 포함되지 않는다’라는 해석상의 문제로 화재 안전상 사각지대가 존재하게 됐다.


이런 맹점을 이용해 배관 및 덕트의 보온재를 생산하는 업계에서는 굳이 ‘건축물 마감 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국토교통부 고시 제2018-771호)에서 정하고 있는 난연재료의 시험방법과 성능 기준에 적합한 난연성능을 갖는 유기질 보온재를 개발할 필요성이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화재안전기준’ 개정당시 ‘화재안전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난연성능을 갖는 유기질 보온재는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2013년 2월 ‘화재안전기준’이 개정되면서 배관 보온재의 난연성능이 논란의 축에 서게 됐고 2016년 7월 19일 연합뉴스에서는 배관보온재 ‘난연성능 기준’ 미비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게 됨에 따라 당시 국민안전처는 2016년 9월 2일 국토교통부 건축기계공사 표준시방서의 화재안전성능기준을 준용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 2016년 10월 17일에는 재료별 KS 시험방법에 의한 난연성능으로 ‘소방용 배관 보온재의 난연성능 적용변경 지침’을 하달하기에 이르렀다.


건축용 단열재는 내부마감 재료고 건축설비용 보온재는 내부마감 재료가 아니라는 국토교통부의 해석은 아이러니 그 자체다. 당연히 건축설비용 보온재도 건축물에 있어 내부마감 재료로 포함해야 하고 그 난연성능은 ‘건축물 마감 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을 따르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화재안전기준’ 상의 소화배관 보온재에 대한 난연성능도 ‘건축물 마감 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을 따르면 되는 일이다. 


만약 ‘화재안전기준’이나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데로 시공돼 있었다면 상기 두 건의 화재와 같은 대형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그 피해가 현저하게 줄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최소한 현재 유기질 배관 보온재의 난연성능이 ‘건축물 마감 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개발해 시판하는 업체가 5개 이상 존재하고 있는 시점에서 국토교통부는 건축설비용 보온재에 대해 건축물 내부마감 재료로 포함해 화재안전성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 소방청에서도 2016년 당시 하달한 지침을 폐기하고 소화배관에 사용하고 있는 유기질 보온재의 난연성능을 ‘건축물 마감 재료의 난연성능 및 화재 확산 방지구조 기준’에 맞춰 그 성능을 확보해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대부분 가연성 단열재를 배관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 NFPA에서는 덕트 및 배관의 단열재에 대해 난연 또는 불연재의 적용을 제시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건축법시행령에서 구획에 설치되는 배관에 사용하는 락울 충진밀도를 150㎏/㎥ 또는 동등 이상의 내열성을 갖는 재료로 보온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배관 보온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폴리에틸렌과 같은 유기질에 대한 난연성능 확보는 이미 20~30년 전에 이뤄진 기술로 보온재로 사용한다고 해서 어려운 기술은 아니다.


화재안전을 위해, 나아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기업은 제품의 화재안전성능 확보에 노력해야 하며 각 소관부처에서도 화재로 겪었던 뼈아픈 아픔을 다시금 겪지 않도록 법령과 규정을 재정비하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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