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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소위 심사 앞둔 소방시설법… 논란 조항 고쳐질까

논란 부르는 ‘소방안전관리자 대행 시 감독자 자격 획득 의무화’ 조항

최영 기자 | 입력 : 2019/11/25 [10:55]

▲ 제천ㆍ밀양 화재 후속 대책 법안(의안번호 13871) 중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  © 소방방재신문


[FPN 최영 기자] = 지난해 거센 논란을 일으켰던 국회 계류 법안이 빠르면 이달 중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소방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하는 관리업자 감독자에게 소방안전관리자의 자격 요건을 갖추도록 하는 골자가 논란의 중심이다.


지난해 5월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영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화재예방,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대형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제천ㆍ밀양 화재 이후 당시 국회 재난안전특별위원회와 정부가 함께 마련한 핵심 법안으로 여ㆍ야 국회의원 17명이 발의에 참여했다. 


화재안전영향평가제도 도입과 소방특별조사, 자동차 소화기 설치 규정 이관, 피난방화시설 확인제도와 유지관리, 부실 점검 방지를 위한 자체점검 제도 개선, 소방법 위반 처벌 강화 등 화재안전과 직결되는 개정 사항들이 대거 담겨 있다.


화재안전 정책 개선을 위해서는 국회 통과가 시급하지만 특정 조항이 논란이다. 건축물의 소방안전관리업무를 전문 업체에 대행을 맡길 경우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을 갖추도록 한 내용 때문이다.


현행 소방시설법에 따라 특정소방대상물 중 비교적 작은 규모(2급, 3급)에 해당하는 건물은 소방시설관리업자에게 소방안전관리업무 중 일부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업무 대행을 맡긴 건물의 소방안전관리자는 별도의 자격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는 이런 건물에서 소방안전관리 업무 대행을 맡기는 경우에도 소방안전관리업무 대행자를 감독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방안전관리업무 대행을 맡긴 건물의 감독자(건축물 관계인)는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을 획득해야 한다. 한국소방안전원에서 시행하는 시험 합격자 또는 국가기술자격증 소지자, 실무경력자, 소방공무원 경력자 등이 이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에 해당한다.


업무 대행을 맡기더라도 일정 자격 보유자를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토록 해 업무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조항은 한국소방안전원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법 조항이 바뀌면 자격 취득을 위한 강습교육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건축물 중 업무대행으로 관리되는 건물은 지난해 기준으로 8만9800여 곳이 넘는다. 이 대상물 관계인은 결국 안전원의 교육을 받아 자격을 갖춰야 한다. 일반인이 국가기술자격자를 채용하거나 취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업무 대행을 맡긴 건물은 규모에 따라 12만원에서 16만원까지 교육비가 필요하다. 전국 대상물을 모두 합치면 최소 100억원을 웃도는 교육비가 소요되는 셈이다.


지난해 <FPN/소방방재신문> 취재 결과 해당 규정을 개정할 시 이익을 취하게 되는 한국소방안전원이 소방청에 해당 조항의 개정을 건의했던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낳기도 했다. 당시 소방청과 소방안전원은 건의를 받은 적도 한 적도 없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그러나 본지 취재 과정에서 한국소방안전원이 소방청에 보고한 내부 문건이 확인되면서 두 기관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특히 소방안전관리 대행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건축물 관계인의 자격 문제가 아니라 대행 업무에 대한 법규 체계가 미비한 것에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많다. 소방안전관리 업무 대행을 허용하고 있으면서도 대행 시 점검 등을 수행해야 하는 시기나 인력, 거리 등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규정이 전무한 탓이다.(관련 기사 - 2018년 11월 23일 보도/[단독] 논란 속 소방시설법 개정안… “득 보는 소방안전원이 요구했다”)


한국소방안전원의 실습교육을 거쳐 획득하는 소방안전관리자 자격만으로는 업무대행의 부실 문제를 해소할 수는 없다는 게 분야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무 대행 감독자인 건축물 관계인에게 자격만 갖추도록 해서는 나아질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 업무 대행을 맡긴 건물의 실질적인 소방안전관리 능력을 높이려면 주기적으로 실시되는 실무교육 과정(2년마다 1 회)에서 대행 업무 감독 능력을 배양하고 화재안전 지식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방안전관리업무를 대행하는 업계의 반발도 크다. 개정 시 업무 대행 의뢰자체가 위축돼 소방시설관리업 운영에 어려움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전문성이 부재한 건물 관계인의 현실을 고려할 때 업무 대행의 감소는 오히려 소방안전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이 논란에 대해 소방청은 해당 조항에 대한 개정 추진의 불합리성을 인정하고 소방안전관리업무 대행의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 과정에서 실제 해당 조항이 개선될 지 여부다.

 

이와 관련해 소방청 관계자는 “법안소위 심사 시 소방청은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소방안전관리 업무 대행의 구체적인 기준을 정립할 수 있는 법률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FPN TV 이슈분석] 국회 행안위 법안 심사 앞둔 소방시설법 개정안, 문제는?

 

■ 논란 휩싸인 법안 조항과 구체적인 내용은?
■ 소방안전관리 대행 감독자(소방안전관리자) 자격 취득 의무화 논란 왜?
■ 소방관리업계 의견 1. “자격 획득 강제 시 대행 업무 위축ㆍ축소 우려”… 밥그릇 싸움?
■ 소방관리업계 의견 2. “강습 소방안전관리자 자격 자체가 부실, 법 바꿔도 실효성 의문”
■ 소방관리업계 의견 3. “전문 인력 투입되는 관리 대행으로 오히려 부실관리 막아”
■ 소방시설관리업계의 밥그릇 지키기인가?
■ 법안을 바라보는 의혹, 실제 미치는 영향 어떻길래…
■ 최소 12만원 교육비… 대상물 8만 6천여 곳, 최소 103억 넘어
■ 입법 과정에서 규제 비용 산출도 안 해
■ “돈 벌게 되는 한국소방안전원이 법 개정 로비” 의혹
■ 로비 의혹… 소방청 “요구나 건의 없어”, 안전원 “요청ㆍ건의 한적 없어”
■ “한국소방안전원 소방청에 법 개정 건의 있었다” 자료 단독 입수
■ 한국소방안전원 법 통과 시 103억… 교육비 이익 노렸나
■ 병폐 우려되는 소방안전관리 업무대행, 진짜 문제는?
■ “감독자 자격이 문제가 아니라 대행 법규 체계 없는 게 문제”
■ “소방안전원 103억 돈 벌이가 먼저 아냐… 근본 문제 개선해야”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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