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이건 칼럼] 다양성이 소방에 미치는 영향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6>

광고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기사입력 2021/02/03 [20:04]

[이건 칼럼] 다양성이 소방에 미치는 영향

소방관 보건안전과 복지가 미래다 <6>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 입력 : 2021/02/03 [20:04]

▲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1863년 1월 링컨 대통령은 미국 노예 해방 선언문을 발표한다. 그 이후 미국은 경제 대공황(1929-1940)과 수년 동안 지속된 가뭄 재앙 ‘더스트 볼(Dust Bowl, 1933-1940)’,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포함한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과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케네디와 존슨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고용부문에서의 인종차별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미국 사회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했다.


일례로 1950년대 소방대원들은 1920년에서 1930년대에 태어난 백인 남성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 초창기 뉴욕소방서는 아일랜드 혈통의 소방대원들이 많았고 펜실베이니아에는 독일 혈통의 소방대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1950년대 중반 인종차별 정책이 마무리되면서 소방대원의 구성 분포도가 바뀌게 된다. 그 영향으로 인해 지난 70년 동안 흑인 소방대원들(African-Americans)의 숫자가 급격히 증가하게 됐다.


한편 백인 남성 중심의 소방조직이 변화를 시작하면서 오랫동안 닫혔던 문은 여성들에게도 열리게 된다.


사실 여성 소방대원의 역사는 어림잡아 200년 전부터 시작된다. 미국 최초의 여성 소방대원으로 알려진 몰리 윌리엄스(Molly Williams)는 노예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1815년 뉴욕시의 소방대원이 됐지만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소방에 진입하게 된 건 1970년이나 돼서다.


2018년 ‘미국방화협회(NFPA)’ 통계자료에 따르면 여성 소방대원의 숫자는 총 9만3700여 명(정규직 1만5200명, 의용소방대원 7만8500명)으로 파악됐다.


소방이라는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여성 소방대원들의 역할은 상당하다. 그들을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으며 특히 조직의 안전문화에 대해서는 섬세한 시각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듯 획일적이었던 미국 소방의 인종과 성별 편향성이 해체되면서 조직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세대별 특성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이는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현장 활동이나 예방 활동 등 소방조직의 전반적인 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920년부터 1944년에 태어난 ‘전통주의자들(Traditionalists)’은 대체로 보수적이며 애국심과 충성심을 강조하고 교육에 큰 비중을 둔다.


1946년부터 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Baby Boomers)’ 세대는 다소 이상적이며 공권력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보다는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 제기를 통해 공평함을 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아울러 교육, 가족, 그리고 여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1961년부터 1980년대에 태어난 ‘엑스 세대(Gen Xers)’는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고 일과 삶의 밸런스를 따지는 특징이 있으며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 이혼율을 보인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소위 ‘닷컴 세대(Dot.coms)’는 미디어와 같은 시각적인 자극에 익숙하고 다양성에 대해서는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촌에서 발생하는 테러와 전쟁 소식에 빈번하게 노출된 세대이기도 하다.


이렇듯 소방조직에는 필연적으로 다양성이 존재한다. 함께 어울려 서로의 가치와 자부심, 그리고 일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며 생활한다. 이런 다양성을 기반으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통된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다양성의 지향점은 무질서나 의견 충돌이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포용, 그리고 열린 마음이 갖춰져 있을 때 비로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문화 가구는 35만3000여 가구로 가구원은 106만2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리나라 총인구의 2% 정도를 차지한다.


이제 우리 소방도 사회적 변화에 대한 포용성이 필요하다. 성소수자를 비롯해 더 많은 여성대원들의 진입이 예상되고 있으며 연령대에서도 더 많이 젊어질 것이다. 여기에 또 다른 모습의 한국인들, 예를 들면 미국계 한국인, 필리핀계 한국인, 러시아계 한국인 등이 우리와 다른 피부색과 문화를 가지고 함께 소방차를 타는 동료가 될 수도 있다.


결국 다양성이 지향하는 목표는 더 세심한 배려의 힘으로 귀결돼 궁극적으로는 국민이 만족할 만한 소방서비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2022년이 되면 대한민국은 7만 소방관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이런 다양성의 힘을 바탕으로 국가직 2년 차를 맞는 우리 소방이 지역사회에서 소외된 재난 사각지대는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우리 소방의 역할을 증가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건 주한 미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이건 칼럼 관련기사목록
[인터뷰]
[인터뷰] 옥동석 소방산업공제조합 이사장 “소방산업 대표 보증기관으로 위상 공고히 하겠다”
1/7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