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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시장 화재/집중취재③-단독] “과거 두 차례 화재 땐 달랐다”… 바뀐 건 ‘천장재’

2011년ㆍ2014년 수산물동서 유사 화재, 크게 안 번져
‘현대화사업’이 만들어 낸 ‘비극’ 증명하는 사고 사례
“필로티 건물, 시장 등 다중시설 SMC 적용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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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2/19 [23:47]

[서천시장 화재/집중취재③-단독] “과거 두 차례 화재 땐 달랐다”… 바뀐 건 ‘천장재’

2011년ㆍ2014년 수산물동서 유사 화재, 크게 안 번져
‘현대화사업’이 만들어 낸 ‘비극’ 증명하는 사고 사례
“필로티 건물, 시장 등 다중시설 SMC 적용 위험천만”

최영,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4/02/19 [23:47]

▲ 과거 서천특화시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의 모습이다. 2014년 일어난 화재(왼쪽)는 1시간 2분 동안 소방대원들이 진압활동에 나섰을 정도였다. 2011년 발생한 화재(오른쪽)는 천장과 벽면을 태우는 등 불이 확산됐지만 전소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조사서 발췌


[FPN 최영, 박준호 기자] = 서천특화시장(이하 서천시장)이 과거에도 두 차례의 화재를 겪었지만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3년, 10년 전 일어난 두 건의 화재 모두 가연성 천장재인 SMC가 없던 때로 밝혀지면서 서천군이 시행한 ‘현대화사업’이 화재 위험을 키웠다는 비판이 더 거세질 조짐이다.

 

<FPN/소방방재신문> 취재결과 이번 화재로 전소한 서천시장 수산물동은 지난 2011년, 2014년 두 번이나 화재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준공 이후 7년 차에 겪은 첫 화재는 2011년 9월 16일 오전 2시 41분께 수산물동 1층 내 한 점포에서 시작됐다. 분전반 부근에서 전기적요인(단락)으로 시작된 불은 고무 배관(냉각기 호스)을 타고 천장과 벽면의 샌드위치패널로 확산했다.

 

이 불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34분 만에 진화됐다. 벽면 10㎡가 소실됐고 천장 96㎡가 그을리는 정도의 피해만 입었다.

 

그로부터 3년 후 서천시장에는 또 한 번의 유사 화재가 발생했다. 2014년 10월 6일 오후 11시 13분께 1층 점포 벽 부근 분전반에서 시작된 불은 주변 가연물을 타고 확산했다. 소방대원들은 1시간 2분에 걸친 진압 활동 끝에 불을 끌 수 있었다. 분전반의 폭발과 함께 시작된 이 불 역시 건물 외벽과 점포의 벽체로 번졌지만 건물 전체로 확대되진 않았다.

 

▲ 과거 두 차례의 화재 사고 당시 소방이 작성한 서천특화시장의 화재현장조사서  © FPN


이 두 사고와 최근 화재는 수산물동에서 화재 취약 시간대에 일어났다는 점, 소방관들이 출동해서야 진압됐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크게 닮아있다. 

 

화재 원인도 유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발생한 두 화재의 원인은 전기적 요인으로 오래전 결론이 났다. 이번 화재의 원인이 아직 공식 발표된 건 아니지만 합동 감식 과정에서 단락흔이 발견되면서 전기적 요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건물에서, 비슷한 시각에, 유사 원인으로 불이 났지만 건물 전체가 전소한 이번 화재와 확실히 달랐다.

 

큰 피해 없이 진화됐던 과거 두 화재와 이번 사고의 차이는 바로 ‘SMC’의 유무였다. 

 

<FPN/소방방재신문>은 지난 13일 서천시장이 2015년 현대화사업을 진행하며 마감재가 없던 천장에 SMC를 부착했다는 기사(본지 2월 13일 보도 - 9년 전 서천특화시장 현대화사업이 되레 ‘火’ 키웠다)를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앞선 두 화재가 발생한 시기는 2011년과 2014년. 이 시점은 서천시장 현대화사업 시행 전으로 1층 천장에는 아예 마감재가 없었고 2층에는 불연재인 석고보드를 적용했던 때였다.

 

그런데 서천군은 2015년 현대화사업을 통해 서천시장 수산물동 1ㆍ2층에 무려 1만 6천 장에 달하는 SMC를 부착하며 건물 전체를 화약고로 만들었다. 자그마치 플라스틱 마감재의 무게가 18톤에 달하는 양이다.

 

2024년 1월 22일까지 약 9년 동안 다행히 불이 난 적은 없었다. 그러다 천장재 적용 후 처음 겪은 화재로 건물 전체가 전소되는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이는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설치한 천장재가 오히려 불을 키운 독이 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소방과 경찰 등 조사기관에 따르면 이번 화재의 경우 과거 벽면의 전기시설에서 발화한 것과 달리 불이 천장에서 시작됐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만약 천장재가 없었더라면 전기시설 자체가 노출돼 있었을 거고 화재 확산이 쉬운 연소물(SMC)도 없어 사고 피해 규모가 달라졌을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가연성 천장재라는 구조적 취약성이 화재 사고 시 피해를 키우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황인호 경기 용인소방서 화재조사관은 “천장재에 불이 닿으면 한두 개의 플라스틱이 탄화된 후 수평적으로 폭발과 함께 확산하게 된다”며 “이는 반자와 천장 사이에 생기는 공간에 가연성 가스가 차 화재 시 폭발적인 연소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플라스틱 천장 마감재를 쓰면 급격한 연소확대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면서 “필로티 구조나 시장처럼 사람이 많은 곳에 쓰면 안 되는 자재”라고 경고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과거 서천시장의 화재 사고 조사관도 화재 확산요인으로 지목된 천장재의 위험성을 심각한 문제로 봤다.

 

당시 화재조사를 수행한 소방공무원 A 씨는 “이번 화재확산에 SMC가 불쏘시개 역할을 한 건 명확해 보인다”면서 “2011년과 2014년 때처럼 수산물동에 SMC가 없었으면 불이 이렇게까지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 박준호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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