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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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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안전시민연합 사무총장 곽세근 | 기사입력 2014/04/30 [10:32]

[기고]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한국안전시민연합 사무총장 곽세근 | 입력 : 2014/04/30 [10:32]

4월, 그 잔인한 달. 시인만이 계절을 보고 느낀 것은 아닌듯하다.
빨리 온 계절은 꽃봉오리가 피기도 전에 떨어져 버렸다.

진도앞바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는 온 나라를 공황상태에 빠지는 슬픔과 분노에 떨게 하며, 참담한 심정을 느끼면서 이정도 밖에 안 되는 부끄러움에도 네 탓 내 탓 공방은 치열하다.

그러나 우선은 아직 사고수습이 끝나지 않았기에 선 수습 후 대책을 세워야 할 일이다. 이번 참사에서 확실하게 보았듯이 사고의 초기대응이 얼마나 중요한가는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으로, 최초의 5분이 가름하는 타이밍을 놓치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못 막고 키우기 때문이다.

현장을 보지 못한 티브이 앞의 시청자들도 더딘 사고수습에 분통터지기는 마찬가지다.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닌 일주일을 넘기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실종자 가족들을 생각하면, 누구도 현장을 도망친 선원들에게만 돌을 던질 수 없음은 우리 모두 방관자들이기 때문이다.
 
사고만 터졌다하면 연례행사처럼 대책을 수립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어쩜 그렇게 허술하고 하나같이 엉망인지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는 수치심에, 소 잃고도 외양간은 고처야 함에 근본대책 없이 본질은 제처 두고 땜 방식으로 손질하니 늘 사고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번참사도 원인과 결과는 분명하게 규명하고 시시비비는 가려지겠지만, 처벌과 책임도 확실하게 구분지어 명명백백하게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아무리 5분지나면 금세 잊어버린다는 국민성이라도 이번사고는 쉽게 잊을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 각성하고 메뉴엘 없이 진행된 사고를 교훈삼아 다시는 끔찍한 사고를 되풀이 말아야겠다.
우선 사고현장의 수습과정이다.

사고현장의 긴급구조 통제관은 육지에서는 소방서장이고, 바다에서는 해양경찰서장이다. 때문에 바다사고를 가장 잘 아는 현지 경찰서장이 중심되어 일사불란하게 좀 더 빠른 재난 구조 시스템으로 구조작업을 했어야했다.

다시 말해 현장에서의 사고처리는 관할 통제관이 현장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실질적인 결정권도 함께 부여해 구조, 복구, 지원이 일사분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이번사고도 그랬는지 아니면 직급이 높은 사람일수록 현장관리를 잘 할 수 있다고 보면 큰 오산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상급자들 할 일이 그리 많지 않으며 일손 부족하기는 현장요원들이다.

우리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 미국의 9,11테러 현장에서 관할 소방서장이 그 모든 사건을 지휘했음을 똑똑히 봤다.

그 통제관의 직속상관인 뉴욕시장도 사고현장에서는 지원자이고 보조자였을 뿐이었다. 현장책임자에게 책임과 권한을 주고 지원 나온 부대도, 자원봉사자도, 중앙관련 부처들, 도 모두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통제관이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상황의 흐름을 빨리 파악할 것이다.

사고현장에 있어본 사람은 안다.

통제관이 현장지휘는 뒷전이고 보고에 바빠서 쩔쩔 매다보면 사공 많은 배는 결국 산으로 올라가고 말 것이다.

오죽했으면 현장에는 구조대원 보다 지휘관이 더 많다고 했을까, 상관들은 현장에 가급적이면 안 나타나는 게 일의 능률을 올리는 것임을 명확히 알아야겠다. 물론 상급자가 되어 나 몰라라 할일은 아니다. 현장에서 궁금한 사항이나 필요한 상황은 다른 채널을 통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예고 없는 사고라 하여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서는 안 된다.

우리가 막대한 국방예산을 들여 군대를 두는 것은 침략을 예방하기 위함이고, 당장 전쟁 상황이 아니라고 군대를 줄일 수 없는 것과 같이 사고가 없다 해서 안전요원이 쉬는 것은 아니다.

하기는 통제관이라고 모두가 현장을 잘 아는 만능 슈퍼맨은 아닐 것이다. 사고현장에서 불 한번 안 꺼보고 피투성이환자 안아보지 않은 통제관이 있는지도 잘 살펴서 인재를 골라 써야 할 일이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국민의 급한 성질은 언론도 한몫했음을 뼈저리게 느껴야 할 사실이다. 다투는 취재경쟁은 오도된 정보의 식별보다도 수정만을 되풀이하는 실수를 반복하며 정부와 혼선 빚기만을 자초했다.

사고는 안타깝고 비통하지만 위기 상황일수록 대처는 이성적으로 해야겠다. 이번 참사는 우리사회 전반의 허술한 안전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산물이다.

개개인의 안전의식도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도 허둥대기는 마찬가지고, 반복되는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자면 사회적비용이 들더라도 안전의식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고, 안전의 생활화 추구를 위해 이제는 변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는 조금의 불편함도 인내하는 생활 자세를 가지고 안전관리규정까지 철폐대상은 절대 아니다, 안전교육과 반복훈련은 안전관리를 위해 과감히 투자를 늘리고 지속시킬 때만이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가까워질 것이다.

한국안전시민연합 사무총장 곽 세 근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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