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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화재는 방ㆍ내화가 막는다!

건축 화재안전성 문제 대두, 산ㆍ학ㆍ연 발 빠른 움직임
정부 화재안전 정책 강화에 발맞춰 협회 설립 선언
화재안전에 건축이 나설 때, 소방안전박람회서 ‘첫 선’

이재홍 기자 | 입력 : 2015/03/10 [11:41]
올해 초 발생한 의정부 화재로 정부가 관련 제도 강화 등을 위한 법령 개정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또 관련 산업계를 비롯한 학계와 연구기관 등 분야에서도 이에 대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간 크고 작은 화재사고 때마다 문제는 소방시설 측면으로 결부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의정부 화재는 건축물의 구조적 문제로 초점을 전환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건축물의 구조 등 총괄적인 업무를 도맡고 있는 국토교통부도 관련 정책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산업계 등 분야에서는 이 같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한창이다.

▲ 지난 1월 10일 발생한 의정부 아파트 화재 모습. 이 사고는 건축물 화재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 소방방재신문
의정부 화재로 불거진 건축물 화재 안전성

지난 1월 10일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고는 화재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건축물이 유사시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주차장을 경유하지 않고 출입조차 불가능한 기형적인 필로티 구조는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유일한 피난로를 막으면서 피해를 키웠다.

하나뿐인 피난로엔 화재확산을 방지하고 연기를 차단하기 위한 방화문도 없었고 2층부터 설치돼 있던 방화문 또한 건축법 규격에 미달하는 제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은 건물 입구로 번져 1층과 2층 사이 방화구획을 관통하는 통신피트를 타고 위쪽으로 확산됐다. 현행법상 어떤 설비가 건물 내 방화구획을 관통할 경우 내화충전구조로 틈새를 메워야 하지만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큰 문제 중 하나는 인화성 외벽 단열재였다. 현장에 시공된 단열재는 EPS로 화재 확산이 빠르고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화재에는 매우 취약하다. 단열효과와 시공성이 좋고 단가도 저렴하지만 화재 안전성을 고려했다면 적용되지 말았어야 하는 자재다.

사고 이후 복수의 전문가들은 “이제 건축이 직접 화재 안전을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또 “잘못된 건축이 낳은 태생적인 문제를 소방만으로 수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고장난 외양간을 고치기 전에 소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최초부터 튼튼하게 짓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한다.

▲ 지난해 9월 25일 열렸던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 공청회'     © 소방방재신문

정부, 건축 제도 강화 움직임 본격화
의정부 화재사고의 근원적 문제점이 건축물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도 이에 수긍한 듯 발 빠르게 관련 정책 개선사항을 내놓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건축물 안전강화 종합대책 공청회’을 여는 등 안전정책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의정부 화재가 이러한 정부 정책의 촉매제로 작용하면서 한층 빠른 제도개선이 추진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론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도 더욱 강한 건축물 화재안전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23일 도시형생활주택 안전대책을 제시했고 국토교통부도 지난달 16일 건축물 화재사고 방지대책을 담은 관련 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정책 강화 두고 산적한 문제… 분야서는 ‘걱정 태산’
정부의 관련 제도 개선 기류에 따라 관련 산업계에서는 ‘건축물 화재 안전성 확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대비하는 모습이다.

분야의 한 업계 관계자는 “건축물 화재안전정책은 지금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보지만 규정 신설이나 강화 외에도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업계는 정부의 개선 정책과 더불어 방ㆍ내화와 관련한 현실적인 문제점들을 가장 큰 걱정거리로 보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부분은 공정 정립의 문제다. 현재 건축 방ㆍ내화자재 관련 자재와 방화구획 등 공사 부문에서는 전문화된 관련 업종 체계가 부재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설계는 물론 시공 시에는 시공경험이 없는 비숙련자가 시공하는 경우도 있어 성능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현장 시공 과정에서도 소재의 적합성 판단 체계가 미흡하고 시공방법에 따른 확인 과정 없이 공사가 진행되다보니 하자 등 문제 발생 시 책임소재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제도 강화에 따라 향후에는 불시 공사 현장 검증을 통해 자재의 적정 여부를 확인하고 자재 제조사와 공급자에 대한 처벌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공사관계자의 처벌 수준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건축 방ㆍ내화 자재와 제품, 시공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없이 처벌만 강화될 경우 제도의 정착은 커녕 분쟁 소지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강화되는 정부의 화재안전 정책 기조에 발맞춰 한자리에 모인 방ㆍ내화 산업계와 관련 연구기관들. 이날 자리에서는 건축물 화재안전을 위한 산업계의 역할과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가 진행됐다.     © 소방방재신문

방ㆍ내화 업계 한자리 모여 대비책 강구
방화문과 방화구획, 방화도장 등 건축물 방ㆍ내화공법 관련 업체와 관련 연구기관들은 정책 변화에 대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구에 위치한 (유)에스와이 기술연구소에서 화재안전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에 발 맞춰 산업계 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업계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도 했다.

관련 업계 등은 정부 정책과 관련한 방ㆍ내화 산업의 발전 방안과 화재안전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선결돼야 할 현실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건축물의 화재안전기준이 강화되는 만큼 방ㆍ내화 관련 시장도 급속도로 확장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불량 자재로 인한 문제 발생 시 처벌대상이 제조업자와 유통업자까지 확대되고 공사현장 불시점검과 적발 시 퇴출 등 정부 방책에 따라 향후 현장에 납품되거나 시공된 불량 제품의 철거 및 재시공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부의 6층 이상 건물 외벽 불연자재 시공 의무화 방침으로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EPS 단열재가 불연, 준불연 단열재로 대체되면서 건축 방ㆍ내화관련 자재 시장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 내에서도 정부 정책에 따른 시장 확대 가능성에 비례해 관련 업계 스스로도 책임과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책’의 ‘정착’ 위한 협회 창립 필요성 대두
관련 업계는 시장 확대에 따른 질적 저하가 결국 건축물 화재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돌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강화된 건축물 안전정책이 현장에 적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혼란에 대비하고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향상, 교육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계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상호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화재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엄격한 법과 결과에 따른 책임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자재와 제품을 조합하고 기준에 맞는 시공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논지다.

이를 위해 관련 업계는 건축물 화재 안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전문 집단으로서 무거운 현실과 책임을 직시하고 향후 정부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혼란에 대비하기 위한 단체 설립을 추진키로 협의했다. 

또 정부의 건축물 화재안전 정책 강화에 따른 산업의 활성화와 방, 내화기술 관련 제품 및 서비스 품질 향상, 방ㆍ내화기술 분야 표준기술 이행 확산, 평생 교육을 통한 전문 인력 육성 등을 우선적 추진목표로 설정했다.

▲ 건축물에 설치되는 유리방화문의 한 시간 내화성능 시험 모습. 방ㆍ내화산업협회는 이 같은 건축물 화재안전 관련 기술들을 제12회 국제소방안전박람회서 선보일 예정이다.     © 소방방재신문

‘건축 화재안전 전문 집단’의 첫 걸음은 ‘국제소방안전박람회’
대한건축방내화산업협회(가칭) 설립에 뜻을 모은 이들은 그 첫 단계로 건축물 화재안전을 지키는 전문 집단으로서의 노하우와 기술력을 선보이기로 했다. 오는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대구 EXCO에서 진행되는 대한민국 국제소방안전박람회가 그 무대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대한민국 국제소방안전박람회는 지난 2월 국제전시협회(UFI) 인증을 획득하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소방전문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방ㆍ내화산업협회는 이번 박람회에서 소방 화재예방(방화문) 부문과 건축물 안전(건축물 방화, 보안시스템, 빌딩 종합관리시스템, 방화방염건축 기자재) 부문에 참여해 건축물 화재안전을 위한 방, 내화의 중요성을 홍보할 방침이다.

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관계자는 “협회의 설립은 건축 방ㆍ내화산업의 올바른 발전과 화재로 인한 인명, 재산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를 위해 회원사간 앞선 기술을 공유하고 서로의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전문 업종을 신설 적용해 전문가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정확한 자재와 공법 적용으로 시공에 임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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