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내지 못하는 상처 소방인의 치부인가?

최기환 발행인 | 입력 : 2006/09/22 [11:22]

▲소방방재신문사 최기환 발행인


최근 제연설비에 대한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면서 여기저기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잘못을 지적하면 소위 소방의 전문가라는 사람들부터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상처가 나서 곪으면 그 곪은 상처를 도려내서 치유를 해야 하는 것이 정답임에도 하나같이 자신의 치부를 감추려고만 하는 습성이 우리 소방계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굳이 예를 들자면 스스로 소방기술인이라고 말하는  a씨는 “우리 스스로가 치부를 드러낼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b씨도 ”시끄럽게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스스로 드러내어 피해를 볼 까닭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물론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또 그러한 일련의 일들이 생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보니 무엇보다 민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표면화된다고 해서 자신에게 돌아올 불이익을 우선 생각한다면 아예 불평불만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 9월1일 종로4가에서 불이 난 공사장은 19층 높이였다. 10층 이상이면 고가사다리차는 무용지물이 된다고 말한다.
이날 고가사다리차가 동원됐지만 19층 건물의 절반에도 닿지 않았다고 한다. 시커먼 연기의 기세에 눌려 그나마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고 소방관들도 물을 쏴보다가 이내 포기했다고 한다.

불은 2층에서 났지만 시커먼 연기는 순식간에 건물 전체를 집어 삼켰고 2층 이상에서 일하던 인부 40여 명은 유독가스를 피해 옥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이 화재는 주상복합 건물의 구조가 문제로 정리되었다고 한다.
아파트와는 달리 베란다 같은 대피공간이 없었기 때문이고 또 창문도 30도 이상 열리지 않는데다 고가사다리차를 동원해도 요구조자들이 빠져나올 통로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이번 화재에 출동한 고가사다리차의 닿는 높이는 34m로 고작 10층 높이였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고 있는 고가사다리차의 최대높이도 52m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아는 소방관들도 주상복합 건물의 경우 외부에서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결국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은 검증된 성능을 갖춘 제연설비를 갖추고 또 내부에는 불연재를 쓰고 스프링클러는 물론 방화 차단벽 설치 등 이중삼중의 화재예방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정답이다.

특히 우리는 “안전에 대한 투자는 커녕 시공비를 낮추기 위해 가급적 값싼 자재를 사용해야 살아남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라고 치부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치부를 스스로 드러내고 치유해 감으로서 우리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진정 국민의 안전을 생각하며 오늘을 살아가는 소방인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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