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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美화재조사 자격 최연소 그랜드슬램, 조영재 씨

7살부터 꿔온 ‘소방관’ 꿈 접고 화재 전문가 길 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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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15/11/10 [09:42]

[인터뷰] 美화재조사 자격 최연소 그랜드슬램, 조영재 씨

7살부터 꿔온 ‘소방관’ 꿈 접고 화재 전문가 길 밟아

최영 기자 | 입력 : 2015/11/10 [09:42]

 

[FPN 최영 기자] = 국내에서 최연소로 미국 화재조사협회가 부여하는 3종 자격을 획득한 인물이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방재과에서 일하고 있는 조영재(사진) 씨가 그 주인공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7살 철부지 시절부터 소방관이 되고 싶다며 한 길만을 달려온 그는 소방관밖에 모르는 별난 아이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꿈을 이루기 위해 대구보건대학 소방안전관리과에 입학했다. 2년간 소방을 배우면서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화재와 연관된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수록 전문가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5년 전 포스코 방재과에 입사했다. 기본적인 화재출동 업무를 몸에 익혔고 화재조사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은 미국의 화재조사 자격이었다. 자격 취득을 위해 한동대학교 영어학과에 편입한 그는 2013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공부에 매진했다.


그 결과 미국 화재조사협회에서 발행하는 화재폭발조사관과 화재조사 강사, 차량화재조사관 등 3종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국내에서는 최연소이자 두 번째 자격 소지자로 기록됐다.


조영재 씨는 현재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 안전방재부 방재과에서 대리로 일하고 있다. 안전과 관련한 연간 업무 계획을 수립하고 포항제철소의 화재나 폭발 등 사고 시 조사업무를 수행한다. 긴급 상황 시 현장에 출동하는 대응 업무도 그의 일 중 하나다.


최근에는 포항제철소의 재난관리를 위한 수치해석 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이 작업을 통해 내년에는 선제적 방재예방을 위한 모델링 평가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연소 자격 취득자라는 타이틀이 기분은 좋지만 부족한 실무 경험 탓에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 크다”고 말하는 그는 “빨리 많은 경험을 쌓아 분야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했다.


소방분야에 들어온 지 이제 5년 차 밖에 안됐지만, 그의 열의는 남달랐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어렸을 때부터 소방관을 꿈꾸며 한 길만을 바라보고 공부했던 어떻게 보면 참 단순한 사람이다. 대구보건대학 소방안전관리과에 입학해 소방을 배웠고 2010년 11월 포스코 방재과에 입사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구체적인 업무는 어떤 건가.
우선 포항 제철소에서 화재나 폭발이 발생하면 1순위 업무로 조사에 착수한다. 그 외 일상에서는 한 해 동안 포항제철소의 안전을 위한 일들을 구상하고 여러 선배분과 안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화재나 폭발을 줄이기 위한 일들이다.
화재 상황이 생기면 진압 업무를 하고 환자 발생 시에는 응급구조사로서 해야 할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3종의 미국 화재조사 자격을 획득했다. 이 자격은 어떤 건가.
미국화재조사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Fire Investigators, NAFI) 에서 발행하는 3가지 자격증은 화재폭발조사관(Certified Fire Explosion Investigator, CFEI), 화재조사 강사(Certified Fire Investigation Instructor, CFII), 차량화재조사관(Certified Vehicle Fire Investigator, CVFI)이다.


화재폭발조사관은 기본적인 화재에서 법적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자격이고 강사는 조사관을 양성하는 자질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차량화재조사관은 차량 화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자격이다.


▲최연소이자 국내에서 두 번째라고 들었다.
쑥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열심히 한 만큼 좋은 성과로 그동안 힘들었던 느낌은 모두 사라진 것 같다. 사실 이 자격들은 미국을 2번 이상 가야 취득할 수 있다. 그래서 경제적인 뒷받침도 굉장히 중요하다.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 된 것은 아니다. 인력 양성에 힘써주는 좋은 회사에 다녀서 달성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실무 경험이 많지 않다. 그만큼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자격증 취득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미국은 소방 선진국이다. 이러한 선진 소방을 공부하고 포항제철소에 접목시키려면 영어가 필수였다. 이 때문에 한동대학교 영어학과에 편입했고 2년간 지문을 읽고 해석하는 공부를 했다. 다행히 좋은 성과로 이어진 듯하다.
엉뚱한 발상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지금도 잠들기 전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머릿속으로 화재 조사를 한다. 그렇게 머릿속으로 그려놓은 화재 시나리오들이 실제 원인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화재나 폭발과 같은 우발적인 현상은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상상력 또한 중요한 것 같다.


▲화재안전 업무를 보고 있는데 아쉬운 점은 없나
대부분의 화재나 폭발 사고는 부주의가 개입된다고 본다. 실제로 데이터를 분석해 봐도 자연적인 현상이나 설비 이상과 같은 예상치 못한 원인이 아니라 직원들의 귀찮음 또는 "늘 했던 일인데 뭐"라는 의식에서 발생한다.


소방시설의 설계, 공사, 감리, 유지관리를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실제 직원들은 소방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떤 건물에 어떤 법을 적용해서 안전하게 완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거주자의 눈높이에 맞는 간단한 메뉴얼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훈련시켜 의식을 선진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복잡한 메뉴얼도 문제다. 실제 정부 소속 여러 기관의 소방안전 메뉴얼을 받아본 적이 있다. 분량도 많고 담당 직원들조차 보기 어려웠다. 눈여겨 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법을 강화하고 메뉴얼을 지속해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높이를 어디에 맞추느냐도 중요할 것 같다.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은 없나
어머님께서 늘 새벽에 출근하는 저를 배웅해주며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해라"라고 이야기하신다. 모든 일에 정성을 다하겠지만, 특히 안전을 위한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말 같다. 소방,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지만, 이 분야의 리더들은 더욱 냉철하고 양보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미가 없을지라도 안전과 관련된 곳에서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메뉴얼대로, 편의를 봐주는 것 없이 모든 일을 냉정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 한 사람, 한 가정을 지켜주며 희생해 주시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저 또한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아 타인의 안전을 위해 살아가고 싶다. 이번 인터뷰 내내 되새겼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더 노력할 수 있는 포스코의 자랑스러운 직원이 되겠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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