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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세월호 참사 그리고 2년, 우리는 얼마나 변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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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소방본부 구조팀장 오원신(Professional E | 기사입력 2016/04/15 [13:29]

[전문가 기고] 세월호 참사 그리고 2년, 우리는 얼마나 변화했나

인천소방본부 구조팀장 오원신(Professional E | 입력 : 2016/04/15 [13:29]
▲ 인천소방본부 구조팀장 오원신(Professional Engineer, OR, U.S)     © 소방방재신문

세월호 참사로 300여 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고 사회는 많은 실망 속에 끝없는 개선방향을 쏟아냈다. 그리고 이제 조용히 기억 속에서 지워가고 있다.

 

혹자는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단원고 학생들의 무지에서 비롯됐다 하고, 혹자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과 “빨리빨리” 문화가 낳은 병폐라고 말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과연 단원고 학생들의 무지가 문제인가.

 

최고의 지성을 겸비했다고 할 수 있는 교수들 중에도 세월호 참사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이 선장의 말을 듣고 그대로 기다린 학생들의 잘못이라고 이야기하는 분이 있다.

 

이와 같은 생각들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정부의 말을 들으면 손해를 보거나 급기야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빠든다. 마치 지하철이 선로에 멈췄을 때 승객들이 위험 방송을 무시하고 선로로 뛰어드는 아찔한 상황을 만드는 형국이다.

 

과연 “안전불감증”이 문제였을까.

 

과거 유행했던 프로그램 중 교통사고 취약 지역을 찾아다니며 정지선을 잘 지키는 시민을 찾아 냉장고를 선물하는 “이경규가 간다”라는 프로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차량 한 대가 정지선을 지키지 않아 냉장고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며, 우리나라 사람들의 안전 불감증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 몇몇 교차로에서는 정지선을 지키지 않으면 신호등이 보이지 않도록 신호등 체계를 바꿨더니 모든 차량이 정지선을 지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과연 안전불감증의 문제였는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다면 “빨리빨리” 문화가 낳은 병폐라 어쩔 수 없었던 일이었을까.

 

일제 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며 먹는 것, 입는 것이 부족하던 시절 느긋하면 낙오된다는 인식이 하나의 풍토로 남게 됐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 중 하나라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그러나 빨리한다는 것이 대충한다는 것의 동의어라면 모 기업이 정확성과 기술집약적 사업 중 하나인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재난을 바라보는 우리의 문제는 과거 재난을 통해 교훈을 얻어 무엇인가 바꾸려 하기 보다는 자리에 얽매여 진실에 눈을 감고 “누가 와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이것은 재앙이야”라고 말하는 것 또는 오늘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눈을 감는 일이다.

 

우리에게는 교차로 신호등을 바꾸는 자세가 필요하다. 화재 감지기의 잦은 오작동이 자주 발생해 경보를 무시하고 피난을 주저하는 국민의 ‘안전불감증’을 비난하기 이전에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신뢰성이 낮아도 가장 싼 화재감지기를 설치한 건축주의 선택에 대해 생각하고 오작동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비난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인천소방본부 구조팀장 오원신(Professional Engineer, OR, U.S)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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