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상 미분무소화설비 선두주자 탱크테크(주) 육상 나온다!

- 해상 15년 노하우, 육상 분야 진출에 집중키로
-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최초 FM인증 획득 예고
- 김영한 부사장 “집중 투자로 기술 안정화에 노력”

최영 기자 | 입력 : 2016/04/25 [15:31]

 

[FPN 최영 기자] = 미분무소화설비가 육상 소방 제도권에 안착된 지 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관련 기술은 제대로 정립되지 못하면서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해상 미분무소화설비 시장의 선두주자인 탱크테크(주)(대표 주광일)가 육상 진출을 본격 예고해 눈길을 끈다.


미분무소화설비는 화원 근처에 미세한 물을 분무하는 방식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친환경적인 소화설비다. 분무되는 물 액적이 화염과 온도에 따라 급격하게 증발 또는 팽창하면서 화재 열을 흡수하고 화원 주변을 냉각시켜 불을 효과적으로 진압한다.


지난 2010년 9월 국내 소방관련법상 정식 소방시설 중 하나로 도입된 미분무소화설비는 2011년 8월 화재안전기준의 제정과 함께 제도권에 안착됐다.


이러한 미분무소화설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특수시설은 물론 일반적인 시설물까지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을만큼 활용성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환경적인 문제와 인체 안전성의 문제로 사용이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가스계소화설비 대체 목적으로 기계실이나 도서관, 목재 건물, 박물관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조차 반도체 공장과 같은 특수 정밀시설에 적용될 만큼 그 사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미분무소화설비의 성능 검증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이 설비를 현장에 실제 적용하려면 각 시설물 특성을 고려한 성능 검증결과물을 도출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관련 법규에 따라 인정받은 설치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제도권에 진입한 이후 난항을 겪고 있는 국내의 육상 미분무소화설비 시장에 전문 기술력을 갖춘 탱크테크의 진출 소식은 분야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해상 미분무소화설비 ‘강자’ 탱크테크

 

▲ ▲ 탱크테크는 해상 선박에 미분무소화설비를 공급해온 전문기업으로 부산 공장에는 미분무소화설비 화재 실험을 위한 5,300㎥ 규모의 화재시험장을 자체 구축해 놓고 있다.    


지난 1991년 선박용 고속 배출 밸브 개발과 함께 ‘한국철력(주)’라는 사명으로 창업한 탱크테크는 비상 견인장치와 탱크 세척장치, 유수면 경계 측정장치 등 선박용 밸브와 시스템 등을 연이어 개발하면서 사업의 다각화를 꾀해 왔다.


특히 2003년 국내 최초로 선박에서 사용되는 미분무소화설비인 X-MIST 개발을 완료하면서 대한민국 유일의 선박용 미분무소화설비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최초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불을 끄기 위한 국부 소화설비 인증을 시작으로 1만㎥에 이르는 선박 기관실의 전역과 거주구, 발코니, 차량적재구역 등에 적용 가능한 소화시스템을 차례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선박 내 대부분의 구역을 저압 미분무소화설비로 진압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미분무소화설비는 일반적인 스프링클러설비나 가스계소화설비 등과 달리 화재가 우려되는 방호 대상물 마다 그 특성에 맞는 노즐과 압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대상물별 적용 시스템에 대한 검증이 완료돼야만 설치가 가능하고 우리나라 법규 역시 이러한 틀로 정착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미분무 소화설비를 적용하는데 많은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 탱크테크 미분무소화설비의 실제 화재 소화시험 모습으로 모든 화재 시나리오에 따라 실제 화재 형상을 구현한 시험이 이뤄진다.    


탱크테크에 따르면 자체 개발된 미분무 노즐은 분무 입자 크기가 약 200㎛ 정도로 최적화돼 소화효과가 탁월하다. 미분무소화설비는 분무 입자 크기가 너무 작으면 화원에 도달하기 전 기화가 이뤄지고 입자가 너무 클 경우에는 소화 성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입자 크기와 분무 속도를 반영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 탱크테크에서 생산되는 미분무소화설비 헤드의 모습    

탱크테크는 노즐 설계는 물론 각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소화설비의 설계부터 각 제품의 가공까지 논스톱 처리가 가능한 셈이다.


탱크테크는 이미 선박 미분무소화설비 시장에서 큰 두각을 보여 왔다. 탱크테크 관계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선박에 미분무소화설비를 공급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약 10곳 남짓. 이 중에서도 탱크테크는 기관실 전역소화설비로는 가장 큰 규모로 IMO(국제해사기구) 인증을 획득했다.

 

그 규모가 무려 10,600㎥로 독일 기업이 7,000㎥ 규모인 점을 고려할 때 약 1.5배나 큰 공간을 방호할 수 있는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수의 해외 공인 인증(DNV, ABS, LR 등)을 보유하는 등 관련 시장에서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세계적 기업 대부분이 30bar 이상의 고압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탱크테크는 7~11bar가량의 저압 노즐을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고압 시스템과 대비할 때 펌프 용량이 줄고 부수 시스템의 소형ㆍ경량화를 실현했다는 장점을 인정받았다.

 

▲ 탱크테크 부산 공장에 구축돼 있는 5,300㎥ 규모의 화재시험장    

탱크테크는 미분무소화설비의 성능검증 체계의 특성을 고려한 자체 화재시험장도 구축하고 있다. 집진설비와 폐수처리 장치가 구축된 부산 본사 내 5,300㎥ 규모 화재시험장에서는 지속적인 화재시험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군산공장 내 19,000㎥ 규모의 화재시험장을 신축 완료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지어진 이 화재시험장을 미분무소화설비 노즐과 여러 형태의 화재진압 장비 개발에 활용해 나간다는 게 탱크테크의 구상이다. 이를 통해 X-MIST의 대외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15년간 미분무소화설비의 기술개발에 매진해온 덕에 해양수산부로부터 녹색기술로 지정받았고 지식경제부로부터는 세계일류상품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기술을 성공적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2003년에는 300만불, 2006년에는 5백만불, 2009년에는 1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등 지속 성장하고 있다.

▲ 19,000㎥ 규모의 화재시험장이 들어선 탱크테크 군산 공장    


워터미스트 육상 진출 본격화 예고


탱크테크는 최근 자체 개발한 미분무소화설비의 FM(Factory Mutual)인증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달에는 FM에서 실시한 두 가지 유형의 소화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   탱크테크에서 생산되는 X-MIST의 로고

탱크테크의 FM인증 소식이 주목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미분무소화설비로 FM인증을 추진한 기업체가 없었을 뿐 아니라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 시스템들까지 차츰 대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FM인증은 미국 화재보험사인 FM글로벌이 운영하는 방화관련 테스트로 전 세계 보험회사로부터 화재 안전에 대한 품질 인정의 척도로 평가받는다. 미분무소화설비 역시 FM인증은 대표적인 시스템 품질 인증으로 인식되고 있다.


탱크테크는 이번 FM인증 과정에서 터빈룸과 기계실 등 두 가지 화재시험을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의 미분무소화설비 FM인증을 보유한 한국 토종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 연구개발은 지난 2014년 지정된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으로 추진됐다. ATC사업은 세계일류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우수 기술 잠재력을 보유한 기업부설연구소를 선정해 개발자금을 지원해주는 정부의 연구소 육성 정책이다.


탱크테크는 이번 인증을 시작으로 주거 공간이나 산업시설, 터널, 주차장, 터빈룸, 박물관 등 육상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인증을 지속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얼마 전에는 월드클래스 300 (World Class 300)에도 지원했다. 월드클래스 300은 핵심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 300개를 키우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프로젝트다. 


탱크테크는 이 같은 사업들을 통해 FM인증 등 국내는 물론 세계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향후 세계적 수준의 미분무소화설비 기술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 미분무소화설비 기술 발전에 앞장서겠다”
[인터뷰] 탱크테크 김영한 부사장


“지난 15년간 미분무소화설비 개발에 매진해 왔습니다. 선박을 시작으로 한 미분무소화설비가 우리나라 육상에서도 안정적으로 정착되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한 밑거름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 탱크테크의 김영한 부사장     © 최영 기자

지난 2000년 입사한 김영한 부사장은 탱크테크 미분무소화설비의 기술 성장 기반을 닦아 온 핵심 인물이다. 그의 입사 시점은 IMO에서 미분무소화설비를 선박 기관실에 처음 적용하기로 했던 때였다.


당시 IMO는 선박 기관실에 미분무소화설비를 적용하는 방향을 최종 결정했었다. 그러나 외국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미분무소화설비 시장에 국내 기업이 도전장을 내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탱크테크는 기술 투자를 아낄 수가 없었다. 연간 3천척씩 지어지던 선박 시장과 국내 조선 사업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안전을 위한 소화설비 기술만이 뒤처지는 것을 마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할 겨를도 없이 기술개발과 투자를 선택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사회에 기여하는 회사’를 줄 곧 경영철학으로 여겨왔기에 선박 안전을 보장하는 핵심 기술을 절대 포기할 수가 없었다.


결국 2002년 미분무소화설비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탱크테크는 자체 화재 시험장을 지어 최종 테스트를 완료했다. 해외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결정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김영한 부사장은 “당시 화재시험 동을 운영하며 테스트를 위해 소요된 연료 비용만 월 3천만원에 육박했다. 주변에서는 무모한 투자라고 염려하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연구개발을 멈출 수는 없었다. 연구개발만이 중소기업의 살길이라고 믿는 회사의 경영방침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탱크테크의 25년 역사 속에는 항상 기술개발이 있었다. 선박에서 사용되는 확산접합 열 교환기를 비롯해 비상예인장치, 고속 배출밸브 등 주력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투자가 이어져 왔다. 그 결과 타 업체들과 차별화된 성능을 확보한 다양한 제품을 보급할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향후 미분무소화설비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신축되는 건물의 약 50% 이상이 고정식 소화설비로 스프링클러 대신 미분무소화설비를 채택하고 있다”며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 시장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특히 육상 시장의 경우 해상 대비 3배 이상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탱크테크는 미분무소화설비의 FM인증을 획득하는 시점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국내 육상분야 진출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미성숙 단계에 있는 국내 육상 시장을 성숙시키기 위해 집중할 계획이다. 또 식용유 화재와 전기실 등에 적용 가능한 미분무소화설비 개발에도 투자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안정적인 미분무소화설비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쌓은 노하우와 기술을 공유하고 나눌 생각”이라며 “정부에서도 육상 미분무소화설비의 안정화를 위해 더욱 큰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나아가 향후에는 국제미분무협회(IWMA)와 같은 기구체가 국내에도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이어 “미분무소화설비는 성능 관점의 화재안전 설계에 해당되기 때문에 방호 대상물별로 이뤄지는 시험과 인증은 다른 시설보다 더욱 높은 신뢰성을 제공하고 나아가 국가 안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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