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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주방화재… 현실 못 쫓는 소방법과 산업
예방책 찾는 수요처들 늘지만 제품도, 법도 없어
 
최영 기자 기사입력  2016/04/25 [15:53]
▲ 지난달 20일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대형 음식점에서 주방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관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     © 송파소방서 제공

 

[FPN 최영 기자] = 한식이나 중식, 패스트푸드점 등 업종을 가리지 않는 주방 화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관련 법규와 기술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사용되는 전용 소화장치가 국내에 도입된지 2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세부 법규 미비와 인증 제품 부재 문제로 주방 화재 대책에 고심하는 시설 관계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20일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계절밥상’ 대형 음식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화재는 1층 주방 고기를 굽는 화덕에서 시작돼 덕트를 타고 확산되면서 저녁에 외식을 즐기던 130여 명의 손님과 종업원 30여 명이 긴급히 대피했다.


지난 9일에도 비슷한 유형의 화재가 발생했다. 경기도 일산시 장항동에 위치한 센트럴플라자 10층에서 난 이 불도 식당 주방에서 시작돼 덕트로 불꽃이 튀면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영업전 화재로 4명만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 옮겨졌다. 건물 내 있던 시민 4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려야만 했다.


이처럼 크고 작은 음식점 주방화재가 이어지면서 예방대책에 고심하는 시설물이 늘고 있다. 음식점 등 주방 화재 대책의 하나로 선진국에서 활용되는 전용 소화장치를 찾고 있는 것이다.

▲ 미국이나 유럽, 중국 등에서 상용화돼 적용되고 있는 상업용 주방자동소화장치의 모습(시카고 NFPA 전시회)     © 최영 기자


지난 2014년 8월 우리나라에도 이 전용 소화장치에 대한 국가 성능인증 기준(국민안전처 고시)이 마련됐고 2015년 1월에는 소방시설 중 하나로 정식 등재됐다.


그러나 세부 설치방법을 규정하는 국가 화재안전기준(국민안전처 고시)이 아직 마련되지 않고 공식 인증 제품도 없어 정작 전용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수요처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안전관리 담당자는 “얼마 전 서울 송파에 한 음식점에서 큰 화재가 난 것을 보고 주방 화재를 초기에 끌 수 있는 소방시설이 있다고 해서 설치하려고 하는데 명확한 법규도 없고 제품도 없어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가의 공식 인증을 받은 시스템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텐데 제품과 법규가 없어 적용을 보류해 놓았다”며 “시중에 인증이 없는 제품이 있긴 하지만 성능을 신뢰를 할 수 없고 향후 법규와도 맞지 않으면 문제의 소지도 있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실제 화재 피해를 겪거나 위험성을 우려하는 시설물에서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화장치 설치를 자발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제도와 기술이 현실을 못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방책을 찾는 움직임은 건물을 소유주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건물 내 입주한 음식점의 주방화재 발생을 우려해 세입 조건에 전용 소화장치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


소방 엔지니어링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물 내 음식점의 화재 발생을 우려해 음식점 주방에 설치되는 소화장치 설치를 요청받았지만 아직 인증받은 제품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며 ”요구가 완강해 우선적으로 인증은 없는 제품이지만 먼저 설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안전처(이하 안전처)는 지난해 11월 상업용 주방화재의 대책을 담은 화재안전기준(소화기구)을 행정예고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음식점 등 주방에 K급(식용유 화재) 화재용 소화기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하고 새롭게 도입된 상업용 자동소화장치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었다.


그러나 불을 끌 수 없는 기존 소화기구(자동확산소화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관련기사 - [긴급진단] 국민안전처 음식점 주방 화재 대책, 실효성 있나) 결국 기준 개정 자체가 유보됐다. 이후에도 안전처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개선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다.


새로 도입하려고 했던 K급 소화기의 가격이 기존 분말소화기 보다 5배가량 비싸 규제 성향이 강하고 전용 자동소화장치의 성능인증을 받은 업체도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다.


최근 안전처는 음식점별 식용유 사용량과 튀김기 등 조리기구 사용실태를 분석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사를 거쳐 식용유를 다량 취급하는 장소에 K급 소화기 비치 의무화 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기존에 행정예고됐던 화재안전기준 개정안에 대한 이견이 많았고 현재는 K급 소화기의 높은 가격 때문에 규제 성향이 크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며 “실태조사를 통해 타당성 실제 식용유 위험성이 큰 대상물을 분석해 관련 대책을 마련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음식점 화재가 연이어 발생되고 있지만 관련 제도를 마련하는 정책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정부의 관련 규정 정립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소방용품 제조업계의 능력 부재 문제도 크다. 소방용품 제조업계에서는 상업용 주방자동소화장치의 기술기준 도입 이후 1년이 넘도록 성능인증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증을 획득한 업체는 전무하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에 따르면 최근 상업용 자동소화장치 성능인증을 받고 있는 업체는 단 1곳. 이 외 약 4개사가 제품 개발 과정에서 기술원과의 상담을 진행 중이다. 때문에 정확한 인증 획득 시기는 가늠조차 힘든 상황이다.


장기간 성능인증을 추진해 온 업체 관계자는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이다보니 인증 시기가 장기화됐다”며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 성능인증을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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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25 [15:53]  최종편집: ⓒ 소방방재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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