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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시설 내진설계 시행에 끙끙 앓는 소방
민ㆍ관 안정화 노력에도… 혼란 장기화 불가피
국민안전처, 기술자 위한 특별교육과정 신설키로
 
최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10 [11:15]
▲ 지난달 28일 대구소방안전박람회 기간 중 열린 내진설계 관련 세미나에서 국민안전처 관계자가 제도 도입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해관계에 놓인 분야 관계자들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이 참석했다.     © 최영 기자

 

[FPN 최영 기자] = 지난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소방시설 내진설계를 두고 소방시설 설계와 시공, 감리 등 기술자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안전처(이하 안전처)와 소방기술자들은 혼선 방지를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소방시설 내진설계는 지난 2011년 8월 4일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2012년 2월 5일부터 법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세부 기준 부재로 시행 자체가 장기간 미뤄져 오다 지난해 11월 30일 안전처가 소방시설 내진설계의 적용범위와 설치에 대한 세부기준을 담은 관련 고시를 제정했다.


올해 1월 25일 본격 시행에 돌입한 내진설계 규정에 따라 앞으로 신축되는 특정 건축물 소방시설에는 반드시 내진설계를 반영해야 한다. 다만 내년 1월 24일까지(1년)는 소방관서의 건축허가 동의 시 내진설계기준에 맞춘 설계도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소방시설착공신고 때 내진설계 도면을 추가로 제출해야만 한다.


소방시설에 내진 성능을 확보해야 하는 대상 건축물은 ▲3층 이상, 높이 13m 이상, 처마높이 9m 이상, 기둥사이 거리 10m이상 건축물 ▲연면적 500㎡ 이상 건물(다만, 창고, 축사, 작물 재배사 등 제외) ▲국가적 문화유산 등이다. 이 중 옥내소화전과 스프링클러설비, 물분무등 소화설비가 들어가는 건축물에는 내진설계가 반영돼야 한다.


국민안전처가 최초 입법 당시 작성한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이러한 내진설계 대상 신축 건축물은 연간 8,400여 개소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소요되는 연간 비용은 약 240억원 정도다.


당시 안전처는 내진설계 시행 시 비용 증가요인으로 설계비(9%)와 노무비(6%), 재료비(3.1%) 기타 경비(6%) 등 전체 평균 4.7%의 소방시설 공사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소방시설 내진설계 시행은 소방예방 분야의 행정은 물론 기술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진설계를 반영하는 1차 임무가 소방 설계업에 생기게 됐고 이후 건축물 시공 과정에서는 내진설계 공법에 따라 공사와 감리가 이뤄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인 소방관서 입장 역시 그동안 전무했던 내진설계에 대한 관리ㆍ감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행정의 일관성 유지를 위한 기술 습득과 운영 방향 정립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미 내진설계 기준을 운용하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아직 내진제품에 대한 인증 등 체계가 구체화되지 않아 향후 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소방기술자는 “현재 소방시설 내진설계에 대해 그나마 안정화되고 있는 곳은 설계분야 정도지만 이조차 극소수 업체들이 끌고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시공 현장과 감리 과정에서 나타날 혼란은 가늠조차 힘들다”고 말했다.


내진설계를 건축물에 반영하더라도 향후 어떤 제품을 현장에 적용해야 하고 어떻게 검증할지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는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안전처는 우선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내진제품들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국내 비영리기관 등을 통해 인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안전처와 한국소방기술사회 등 민ㆍ관 차원에서는 내진설계 도입에 따른 혼란 최소화를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안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민안전처와 한국소방기술사회가 개최한 ‘소방시설 내진설계 기준 적용방안 세미나’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날 수많은 참석자들이 맨바닥에 둘러 앉아 세미나를 들어야만 하는 진풍경을 빚었다.


이에 따라 안전처는 이달부터 내진설계에 대한 특별교육과정을 개설하기로 했다. 소방시설 설계와 시공, 감리자 등 소방기술자의 이해 도모를 위한 전문 교육과정 운영으로 혼선 최소화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특별교육과정은 소방기술자 교육 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소방안전협회와 함께 전국 6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내진설계라는 부분이 처음 시행되다 보니 아직 혼란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진 대비에 대한 세계 추세를 고려할 때 국내 수준을 높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교육 등 기술 안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소방 기술자들도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기술사회에 이어 한국소방기술인협회도 오는 26일 내진설계 세미나를 계획한 상태며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소방시설 내진설계에 관한 교육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소방시설 내진설계에 대한 기술 등이 미비한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내진설계를 둘러싼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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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5/10 [11:15]  최종편집: ⓒ 소방방재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