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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체험관 정립 위한 정책연구 했다더니... “현황조차 엉터리”
연구용역 결과물 공개한 공청회서 참석자들 지적 쏟아져
표준 기준 설정 근거도 없고 현황 파악도 제대로 안 돼
진짜 체험관은 빼 먹고… 직업체험공간은 시설로 집계
체험관만 세우면 뭐하나, 운영 주체 고민은 연구에 빠져
 
유은영, 최영 기자 기사입력  2016/07/15 [16:09]


[FPN 유은영, 최영 기자] = 국민안전처가 전국적으로 산재한 안전체험관의 표준 모델과 확충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진행한 연구용역 결과물이 논란에 휩싸였다. 타당성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안전처(장관 박인용)는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3층 국제회의장에서 ‘안전체험관 건립 표준모델 개발 연구’ 결과에 대한 공청회를 가졌다.


이 연구는 올해 1월부터 지난 5월 31일까지 진행된 국민안전처 정책연구용역으로 늘어나는 안전체험관의 분류 방식과 표준화 모델을 개발하고 지역별 안배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기 위해 진행됐다.


총 9,700여만원이 투입된 이 연구는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박형주)이 경쟁입찰을 거쳐 수행해 왔다. 이날 공청회는 이 연구 결과물의 타당성 등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각 지자체 관계자와 학계 등 전문가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연구는 각 지역 안전체험관 건립에 따른 국고 지원 방향을 결정짓게 되는 중요한 연구다. 하지만 연구 결과물이 공개되자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결과물에 대한 지적을 쏟아냈다.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 이윤호 사무처장은 “연구결과에는 인구 대비 체험시설 안배를 90만 명당 1개소로 잡았는데 80만 명당 1곳인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의 안전사고 발생률이 2~4배가량 높은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일본에 비해 높아야 하지 않나”며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도 “제주는 관광도시인데 단순히 상주인구만 가지고 기준을 책정했다는 게 의문”이라며 지역 특색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용역 결과에는 안전체험관의 구축 기준을 인구 90만 명당 1개소로 제시돼 있다. 그러나 일률적인 수치로만 기준을 설정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들이다.


연구 결과로 제시한 체험교육 대상자와 교육주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연구 결과에는 유아~초등학교 2학년까지는 1년에 1회, 초등학교 3~6학년까지는 2년에 1회, 중ㆍ고등학생은 3년에 1회, 성인은 10년에 1회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안양대학교 하동연 교수는 “연령대별로 체험교육의 횟수를 설정하고 있는데 그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꼬집었다. 경기도 관계자 역시 “안전체험의 연령대별 횟수를 어떤 근거로 설정했는지 모르겠다”며 “현상 파악이 부족한 연구결과”라고 비판했다.


체험관의 표준 모델을 개발하면서도 건립 이후 시설을 운영하는 주체에 대해서는 연구조차 없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연구 결과 보고서 어디에도 운영 주체 선정이나 관리방안에 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좌장을 맡은 명지대학교 임승빈 교수는 “건립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건립 이후가 훨씬 중요하다. 운영 방안에 대한 구체성이 떨어지지 않았나”라며 문제점을 잡아냈다.


숭실대학교 정종수 교수는 “프로그램 운영 인력의 자격 기준과 운영 매뉴얼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체험관의 규모 구분도 문제가 됐다. 연구결과에는 체험실 면적 기준에 따라 안전체험관을 대형과 중형, 소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대형은 1,500㎡ 이상, 중형은 900~1,500㎡, 소형은 900㎡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안실련 이윤호 사무처장은 “체험의 쾌적성을 감안한다면 연간 수용 능력에 따라 대ㆍ중ㆍ소 규모의 정의가 달라질 수 있음을 고민해야 한다”며 문제를 거론했다.


연구 결과물에 수록된 안전체험관의 현황도 잘못됐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제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체험관이라는 것이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직접 체험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인데 보고서에 나와 있는 제주어린이교통공원은 단순히 저학년이 체험할 수 있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설을 충족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전국 체험관의 운영 현황을 파악한 연구 자료에는 연구에서 제시하는 체험실 면적이 아니라 건물 전체의 바닥 면적으로 대, 중, 소를 구분하는 등 기본 현황 자료조차 앞뒤가 맞지 않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상주에 우리나라 최대의 교통체험관이 있지만 이는 운송사업자를 위한 체험시설이지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라며 “이런 것도 체험관의 개수로 넣은 것은 숫자에 너무 연연해서 분배한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연구용역 보고서에는 현재 충북소방본부에서 실제 운영 중인 충북도민안전체험관이 빠져 있거나 어린이들의 직업체험공간인 ‘키자니아’ 같은 놀이시설까지 안전체험관으로 잘못 집계됐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연구용역 결과가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각 지자체 관계자들의 불만도 쏟아졌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이면이 바다고 원자력 발전소가 있기 때문에 특수 재난에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2015년 10년 계획을 세워 20억 원을 투입해 8개의 체험관을 만들려고 했다”며 “용역보고서를 보면 이러한 사실은 전혀 반영이 안 됐고 이미 2, 3개의 체험관이 있으니 지을 필요가 없다는 보고서가 공개되면 행정을 어떻게 할 수 있겠냐”라는 불만을 표출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안전체험관을 짓기 위한 행정적 절차도 마무리됐고 부지도 이미 마련돼 있는데 이런 사실은 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전 119안전체험관장은 “대전이 152만 명이 살고 있는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세종시와 묶여 있다”며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체험관은 세종시에 짓는 것인데 대전의 학생들이 이동하는 데는 무리가 있고 현재 체험시설은 용적률에 걸리기 때문에 증축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이옥철 교수는 “이번 연구를 그냥 마무리하지 말고 교육부나 지자체에서 마련하고 있는 체험관들과 연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결과를 보면서 과연 연령대별 눈높이에 맞는 시설들인지가 가장 의심스러웠다. 요즘 말로 가성비라고 하는데 예산 대비 얼마나 성능이 좋은가, 잘 사용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연구결과가 현실성이 부족하고 미비한 것이 사실인데 형식적인 공청회를 거쳐 유야무야 넘어가려고 하는 것 아니냐”며 “막대한 예산이 연계되는 만큼 연구결과를 재검토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유은영, 최영 기자 fineyoo@fpn119.co.kr,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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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7/15 [16:09]  최종편집: ⓒ 소방방재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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