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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우리 소방관들은 축복받은 영웅입니다”

경기 남양주 소방서 김영희 소방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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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16/10/10 [10:55]

[Hot!119] “우리 소방관들은 축복받은 영웅입니다”

경기 남양주 소방서 김영희 소방위 인터뷰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6/10/10 [10:55]
▲ 경기남양주소방서 김영희 소방위     © 남양주소방서 제공


[FPN 유은영 기자] = 지난 9월 9일. 김영희 소방위는 8월 16일부터 4주간 중앙소방학교에서 구조대장 양성과정 교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아내가 며칠 전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터라 마음이 조급했다.


송파 IC를 지나던 때 사고 차량이 눈에 띄었다. 마음은 이미 아내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가 있었지만 문득 교육 마지막 날 중앙소방학교 박성철 강사의 ‘생명을 지키는 교통안전 교육’이라는 강의가 떠올랐다. 다급한 마음에 급히 차선을 바꿔 운전자에게 다가갔다.


김 소방위는 겁에 질린 운전자를 보고 얼른 본인의 차에 태워 갓길로 이동한 후 갓길 옆 화단으로 대피시켰다. 우선 운전자를 안심시킨 후 고장차량 정리를 위해 112에 신고하고 보험회사 접수를 도왔다.


잠시 후 보험회사에서 보내 준 견인차량이 도착해 상황이 정리되고 나니 사고차량 운전자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 소방위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운전자를 다독이고 귀가를 도왔다. 바로 그는 아내 생각에 서둘러 병원으로 차를 몰았다.


김영희 소방위는 “병원에 도착해 아내에게 사고 얘기를 하니 ‘정말 잘했다’고 오랜만에 칭찬을 해줬다”며 웃어 보였다.


이 사건은 지난달 26일 경기도재난안전본부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코너에 당시 김 소방위의 도움을 받은 운전자가 글을 게재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운전자 장모 씨는 “운전도 미숙하고 고속도로에서 당한 일이라 당황하고 놀랐는데 침착하고 안전하게 일을 처리해 주셔서 새삼 우리나라 소방관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늘 안전에 유의하면서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칭찬의 주인공인 김영희 소방위는 지난 1997년 임용돼 현재 남양주소방서에서 119구조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구리소방서와 하남소방서, 가평소방서,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 등에서 주로 현장근무를 도맡아 온 20년 차 소방관이다.


“1994년 10월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으로 밀어 넣었던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이듬해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헌신적으로 인명구조 활동을 펼친 119구조대원의 활약상을 보고 깊은 감동을 했습니다”


“정말 가슴 아픈 사고였지만 주황색 제복을 입고 열정적으로 현장에서 활동하는 구조대원의 모습에서 우리나라의 진정한 수호천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삼풍백화점 사고 당시 친한 친구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 친구의 생존이 당시 일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김 소방위에게 ‘소방관’이라는 꿈을 심어준 결정적 계기가 된다.


꿈을 이룬 김영희 소방위는 소방관이 되고 나서 위험한 상황에 노출돼 불안에 떨고 있는 요구조자를 안전하게 구조했을 때 ‘소방관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또 그들에게 ‘감사하다’는 고마움의 표현들을 듣게 되면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의 행복감도 느낀다.

 

▲ 진접 지하철 폭발현장에서 구조한 환자를 이송하고 있는 김영희 소방위     © 남양주소방서 제공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을 때도 구조했을 때와 마찬가지의 기쁨과 보람을 느낍니다. 대형화재 진화로 밤을 새우고 나면 인간으로서는 가슴이 아프지만 소방관으로서는 알 수 없는 성취감으로 가슴이 뿌듯해지곤 합니다”


화재 진압 후 먹는 컵라면, 생수 한잔과 시커멓게 그을린 동료의 얼굴이 시민들의 고마움 표현만큼이나 소방관임을 자랑스럽게 해주는 것들이라는 김 소방위.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칭송받는 정치인이나 위인들이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일선에서 발로 뛰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 동료, 소방공무원들을 가장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꺼져가는 생명의 불씨를 다시 피우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기꺼이 무릅쓰는 그들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칭송받아 마땅한 영웅들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가끔은 촌각을 다투는 긴급한 사건이나 많은 시선이 집중되는 사고를 접하다 보면 오해를 살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진심이 쉽게 왜곡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진심과 활동들이 더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으로 전해질 것이라 믿습니다”


동료애가 남다른 그가 소방관으로서 가장 괴로워지는 시기는 다름 아닌 동료가 현장에서 다치거나 순직했을 때다.


“이런 순간이 찾아오면 마음이 너무 아프고 견디기 어려울만큼 큰 고통에 빠집니다. 매번 순직 사고 때마다 자식과 남편의 죽음 앞에서 오열하는 가족들을 볼 때면 내 일인 것 마냥 괴로워지고 가끔은 그 순직 사고 대상자가 제가 되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사람이 가장 사람다워지는 순간은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때’라는 글귀를 늘 마음속에 품고 일한다는 김영희 소방위.


“기꺼이 자신의 삶을 나눠 누군가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인지 모르겠습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오늘도 발로 뛰는 ‘축복받은 영웅’인 소방관들이 사람 사는 세상의 증거이자 보루라는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면 세상이 더 안전해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라 믿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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