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탄할 사건들이 있었다. 대구에서는 장중첩 소아가 병원을 전전하다가 사망했고, 서울의 응급실에서 메르스가 퍼져나갔다. 가장 큰 병원들이었다. 이번에는 전주의 2세 소아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골반골절로 출혈이 심각했고 다리 수술도 필요했다.
처음 이송된 대학병원에는 진행 중인 응급수술 2개가 있었다. 6개 권역 외상센터를 포함한 13개 대학병원이 수용을 거부했다. 서울의 전원 조정센터에 의뢰한 3시간 후에야, 경기도의 병원을 찾을 수 있었다. 헬기출동이 지연됐다. 뒤늦은 대처의 결과는 참혹했다.
24시간 체계하에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하려면 최소 300~400명이 필요하다. 외래, 암수술과 입원환자를 포기하라는 말이다. 다수의 수술실을 비워두고, 대기인력의 임금을 줄 수도 없다. 그런데, 다음에는 다른 병원의 다른 진료과 환자에서 사고가 터질 것이다. 특정병원의 자원증가는 재발 방지에 역부족이다.
정부는 정신 자세가 문제라고 한다. 정형외과가 아닌, 외상외과 의사가 환자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권역 응급의료센터와 권역 외상센터를 취소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 병원들의 자원이 더 많다. 경험 있는 의사들이 떠날 것이다. 다른 병원의 자원은 더 적을 것이다. 더 열심히 수용한다는 보장이 없다. 피해는 환자와 지역민이 입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1339 응급의료정보센터가 존재했었다.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최초였다는 점이다. 발전 도중에 폐지돼 버렸다. 전원 조정센터는 퇴화된 형태의 1339다. 전문 조직의 필요성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전북은 업무 대상이 아니었다. 관할구역이 더 넓었다면, 보다 빨리 찾아 줬을 것이다. 전문 조직은 성실한 의사와 병원에 환자를 집중시킬 수 있다. 그 병원의 자원이 저절로 많아질 것이다. 다른 병원들도 따라갈 것이다.
2008년 일본 도쿄의 개인 산부인과에서 산모가 의식을 잃었다. 도쿄 대학을 비롯한 8개 대학병원이 전원을 거절했고 시립병원에서 사망했다. 뇌출혈이었다. 그런데 처벌받은 병원이 없었다. 여러 조직의 백서가 인터넷에 공개됐다. 병원 간 전원조직의 신설과 협조체계 구축이 그들의 대책이었다. 자원확대는 그다음이었다.
조석주 부산대 응급의학과 교수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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