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135명씩… 초고층건축물 피난 솔루션 ‘Escape Rescue’Yoni Shimshoni ERS 대표 “누구에게나 제약 없는 피난 솔루션이 모토”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제주 드림타워(시행사 뤼디그룹, 롯데관광개발)는 지상 38층의 준초고층건축물이다. 중국 최대의 국영종합건설사인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가 시공을 맡았다.
완공되면 제주도 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될 제주 드림타워에는 한 가지 특별한 설비가 추가될 예정이다. 화재나 비상상황 발생 시 안전한 대피를 위한 ‘Escape Rescue’가 바로 그것이다. CSCEC는 법정 의무 시설이 아닌 ‘Escape Rescue’를 자진설비로 설치할 계획이다.
‘Escape Rescue’는 건축물 외부에 장착돼 승하강하는 다수인피난구조장비다. 27명이 탑승할 수 있는 캐빈 5개로 구성돼 한 번에 135명의 탑승할 수 있으며 분당 70~80m의 속도로 이동해 초고층건축물에서도 단시간 내 많은 인원의 피난이 가능하다.
지난달 4일 ‘Escape Rescue’ 개발사인 ERS의 Yoni Shimshoni 대표가 방한했다. 그에게서 ‘Escape Rescue’에 대한 설명과 함께 피난 솔루션 개발자로서 철학을 들어봤다.
[인터뷰] Yoni Shimshoni ERS 대표
지난 2002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된 ERS는 고층건축물 내의 모든 작업자와 거주자, 방문자의 안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목표 아래 경력 있는 사업가와 엔지니어들이 모여 탄생한 것이 ‘Escape Rescue’다.
Yoni Shimshoni 대표는 ‘Escape Rescue’를 개발하게 된 계기에 대해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벌어진 9.11 테러가 동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물은 점점 구조적으로 안전하게 지어지는데 이 사고를 통해 유사시 그런 건축물로부터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며 “이제는 건축물이 고층화되는 속도만큼이나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가도 중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그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고 했다. 그 중 첫 번째는 단순히 위에서 아래로의 피난에 그치지 않고 탈출을 도울 수 있는 누군가(구조대)의 접근까지 용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Yoni Shimshoni 대표는 “아무리 좋은 설비가 있어도 당장 재난이 닥친다면 냉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우왕좌왕하는 사람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선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현장으로 빨리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원칙은 어디까지나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는 것이다. 평소에 훈련이 되지 않으면 어려운 방식이 아니라 별다른 연습이나 방법의 습득 과정이 없어도 자연스러운 행동의 연장에서 활용 가능토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가 밝힌 마지막 원칙은 민주적인 솔루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Yoni Shimshoni 대표는 이에 대해 “이 장치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유용한 장치가 되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제약이 따르는 그런 장치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반적인 건물에서도 나이가 많거나 혹은 어리거나, 아니면 장애가 있다던가 하는 이유 등으로 최소 10~15%의 사람들은 유사시 계단을 통해 대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만약 그곳이 병원이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고작 2층에서도 내려올 수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Yoni Shimshoni 대표는 “안전을 위한 피난 솔루션에 신체적인 이유로 인한 제약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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