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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화재조사 업무요? 원인 분석만이 전부는 아니죠”
[인터뷰]서울 서대문소방서 재난조사관 김정현 소방위
 
유은영 기자 기사입력  2016/10/25 [11:09]
▲ 서울서대문소방서 재난조사관 김정현 소방위     © 유은영 기자


[FPN 유은영 기자] = “화재 피해 주민이 본인의 돈으로 피해 복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의 역할중 하나는 화재 원인을 밝혀 피해자 분들께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좌절해 있을 마음을 다독여 주는 것도 저희 몫이겠죠”


20년차 소방관인 김정현 소방위. 그는 서울 서대문소방서 현장대응단 지휘팀에서 재난조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지금까지 종로소방서에서 용수와 예방업무를 한 것을 제외하면 무려 12년 동안 화재조사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4월에는 북아현동 재개발지역 공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피해자 주택이 연소됐다. 김정현 소방위는 이 피해자에게 화재손해보험과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연계된 화재피해 위기가정 피해복구(130만원)를 지원하고 자치구와 연계해 임대주택에 입주토록 도움을 줬다.


6월 경에는 북가좌동 다세대주택 주방에서 화재가 발생해 주방 싱크대 수납장과 후드가 연소됐다. 이 가정은 한 부모 세대로 어머니가 구두공장에 다니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고 주택은 본인 소유였지만 대출이 있었다.


김정현 소방위는 현장 조사를 마친 후 자치구에 저소득 한 부모 세대로 신청토록 도움을 줬다. 잔존물 제거와 주방공사 등 S-OIL과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가 연계한 저소득 가정 화재피해복구를 추진했다.


저소득 세대 신청과 현장 실사, 심의회, 피해복구 시행 등을 위해서만 3개월이 걸렸다. 이는 화재조사관이 사회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해 피해자를 구제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화재 피해자의 복구지원을 위해선 정확한 원인 규명과 과학적 감식이 필요하다. 조사자들이  화재 피해자가 저소득층이 아니라고 판단해 버리면 보상이 힘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방위는 올해 액자형 에어컨과 김치냉장고 화재 등 PL법과 관련한 피해를 2건이나 구제했다. 최근 6년 간 PL법에 대한 피해를 구제해 준 것도 15건에 이른다.


PL법(제조물 책임법)은 어떤 제품의 안전성이 미흡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제조 기업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한 법률이다. 일반 시민의 경우 이 PL법은 물론 제조물 화재 시 대처방법, 보상 등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화재조사관의 적극적인 업무처리가 매우 중요하고 조사 업무 자체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특히 지속적인 자기개발과 화재조사관의 업무처리 자세에 따라 정확한 발화원인 판정이 가능하고 피해자 구제 여부까지 결정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임무 수행자세가 필수다.


화재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행 인사관리규정의 전문 직위 지정을 통해 직무수행 요건을 갖춘 외부 사람을 전문관으로 선발해 임용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 소방위는 이 부분에 대한 제언을 하기도 했다.


“현재 소방위 이하로 한정돼 수행하는 화재조사관의 보직관리도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화재조사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반드시 후배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장 활동을 하다보면 현장에서 바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한 건의 사건을 갖고 몇 달 동안 원인 분석을 해야 할 때도 있다.


“화재 현장에서 발굴, 복원 등의 감식과 감정을 통해 발화원인이 밝혀지는 경우 말로 표현하지 못할 쾌감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오랜 시간 화재조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화재조사를 진행하다보면 이렇듯 기쁘고 보람된 순간도 있지만 분명 지치고 좌절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는 김 소방위.


“가장 힘든 순간은 아무래도 화재 현장에서 사상자를 직접 봤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사망자에 대한 사망 확인을 위해 조사할 경우 굉장한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그는 “처음 현장에서 사망자를 마주했을 때는 밥도 못 먹을 정도로 힘들었고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오랜 시간 그런 일들과 맞닥뜨리다 보니 어느덧 무뎌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씁슬해 했다.


이어 “화재진압과 잔불정리 시에는 물론이고 발굴, 복원 등 감식 시 포름알데히드, 황화수소, 이산화질소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있다”며 “전면형 방독면 등 보호장비를 반드시 착용한 후 현장활동을 하고 감전 등 안전사고에도 유의했으면 한다”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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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25 [11:09]  최종편집: ⓒ 소방방재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