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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미친 소방행정을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나?

열심히 일한 자 범죄자 만드는 감리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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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용주 소방기술사 | 기사입력 2008/06/09 [14:42]

[기고]미친 소방행정을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나?

열심히 일한 자 범죄자 만드는 감리현장에서

여용주 소방기술사 | 입력 : 2008/06/09 [14:42]
▶ 여용주 소방기술사     © ◀

요즘 미친 소, 미친 교육 등 ‘미친’ 이라는 단어가 유행이라 미친 소방행정이라고 제목을 붙여 보았다.

소방인들끼리 모이면 우스갯 소리지만 언제 범죄자 되어 잡혀갈지 몰라 발뻗고 잠을 잘 수가 없다는 농담들을 하곤 한다. 내가 알기로는 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고의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 바닥에서는 재수없으면 범죄가 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준공이 끝난 oo현장에 서울소방재난본부 감사가 있었고 옥상제연 팬의 흡입구와 타설비 배출구간의 이격거리가 기준에 미달이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이로 인해 감리자는 역시나 죄인(형사고발예정)취급을 당하고 회사는 수주에 막대한 불이익을 당할 상황에 처해 있다.

수 없이 많은 규정 중 미처 검토하지 못한 단 몇 개 때문에... 또는 지키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규정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무능력자로 낙인찍히고 거기다가 형사고발까지 당한다면 이는 행정지도의 차원을 넘어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거기다 회사는 회사대로 수주가 어려워져 전체 직원들까지 함께 피해를 보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고….
 
정말 그럴 정도로 우리 기술자들이 죽을죄를 지은 것인가? 열심히 일한 결과의 댓가가 범법자인가?

자격이 있는 자가 설계 한 것을 관할서에서 검토하여 허가동의를 해준다. 허가동의란 적법하게 설계하였으니 시공하여도 좋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승인이다.
 
그렇게 적법하게 승인된 설계도서에 하자가 있다면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감리업무에 규정된 도서검토 의무 때문에 감리가 여러 사람이 다치는 것을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모든 책임을 감리가 떠안고 장렬히 전사한다? 이러한 낭만을 원하는가?

법에 명시한 규정을 떠나서 감리업무는 설계도서의 내용이 현장에 하자 없이 좋은 품질로 시공될 수 있도록 확인 및 검사하는 업무가 주된 업무이다.
 
만일 감리자에게 설계도서검토를 의무화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소방관서에서 가지고 있는 허가동의 권한을 감리자에게 이양시키고 감리기간은 건축허가시점부터 동시에 시작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설계도서검토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문제점들이 시공 중에 수정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실은 어떤가? 능력도 되지 않은 자가 허가동의를 남발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은 고스란히 민간에게 책임지게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는 권한을 휘두르는 자가 따로 있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가 따로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물론 일부 담당자는 능력이 출중하고 존경스러운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일부라는 것이 문제다.

공권력은 함부로 휘두르라고 국민이 쥐어준 것이 아니다. 더구나 아무나 휘두르게 함부로 주어서는 안 된다.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의 구태에 빠져있는 자, 잘못된 국가관이나 가치관을 소신으로 가지고 있는 자, 상황에 대한 인식 없이 앵무새같이 규정이나 문구만 따지는 자, 자신이 행하는 일이 법의 취지를 벗어나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모르는 자, 자신의 능력보다 과분한 자리에 있는 자 등….
 
최소한 이러한 부류의 사람들은 공권력을 함부로 휘두를 수 있는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신뢰도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면 어떠한 정책도 집행되기 어렵다. 그러한 정권은 오래갈 수 없다.
 
소방당국은 어떤가? 소방당국을 신뢰한다는 민간소방인을 만난 적이 없다. 소방청으로 독립할 때도, 금번 정부 부처 개편 때에도, 소방당국을 위해 함께 힘을 보태고자 하는 민간소방인을 만난 적이 없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과 민간인은 늘 우매한 지도의 대상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주어진 알량한 공권력을 마치 대단한 권력으로 착각하고 있는 이가 조직의 중요한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한 조직은 발전도 없거니와 치열한 글로벌시대에 국가 경쟁력까지 갉아먹는다. 그 몇 사람 때문에 조직전체가 싸잡아 비난을 당한다.

최근의 소방분야는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시장의 규모도 커지고 새로운 학문으로서 자리 잡고 있으며 공학적으로도 상당부분 발전과 성과를 이루고 있다.
 
현재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신기술과 기존에 도외시 되었던 소방분야가 새롭게 인식되면서 타 분야에서 먼저 선점하기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실제로 많은 부분들이 이미 타 분야로 부터 잠식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규모가 작고 전문인력이 모자라며 예산도 부족한 현재의 소방청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힘이 많이 부족하다.
 
이렇듯 중대한 시점에 민간과 힘을 합쳐도 해쳐나가기 어려운 즈음에 한쪽에서는 말도 안 되는 엉터리 행정집행으로 사기를 떨어뜨리고 그것도 모자라 선량한 기술자를 범죄자로 내몰고 있는 소방당국이 참으로 한심스럽다.
 
민간으로부터 신뢰받는 소방당국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저 밥에 재만 뿌리지 않아도 고맙겠다.

참고로 지적사항인 옥상 팬 이격거리 기준미달에 대한 내용은 착공초기에 담당 상주감리가 검토하여 담당관할서 담당자에게 협의 요청하였던 사항이었고 이후 옥상의 구조상 불가피하여 팬룸을 설치하여 최대한 문제가 없도록 조치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죄인 취급을 당한 사례이다.
 
여용주 소방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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