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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소방에도 방화나 실화범에 대한 수사권이 필요하다”
[인터뷰] 천안동남소방서 배상현 소방장
 
유은영 기자 기사입력  2016/11/25 [10:36]
▲ 천안동남소방서 배상현 소방장 


[FPN 유은영 기자] = 2013년 7월 A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정황과 증거를 종합해본 결과 방화로 결론 났다. 경찰의 수사결과 A 식당의 업주가 누나, 노모와 모의해 보험금을 타내고자 벌인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2012년 겨울 우연한 전기화재로 약간의 보험금을 탄 전력이 있었다. 장사는 잘 안 되고 부친마저 돌아가시자 자신의 식당에 불을 지르기 전 혼선을 주기 위해 주변 다른 식당 2곳을 먼저 전소시켰던 것이다.


“업주가 방화범으로 지목돼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무척 격분해 있었는데 그 기간에 함께 방화를 모의했던 누나와 노모가 유서를 남긴 채 동반 자살을 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한 방화범을 보고 있자니 여러 감정이 교차해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천안동남소방서에서 화재조사관으로 근무 중인 배상현 소방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이 일을 꼽았다.


“이 화재는 정황과 증거물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방화사건으로 결론 내렸지만 범인을 찾아내기에는 수사권이라는 법적 권한이 없기에 화재조사의 한계와 아쉬움을 느낀 사건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소방의 화재조사업무는 행정조사로 수사권이 없습니다. 향후 소방에서 방화나 실화범에 대한 수사권을 확보해 원인조사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는 “방화의 경우 현장으로 즉각 출동할 수 있는 기동성과 전문지식을 갖춘 화재조사관이 화재현장을 처음부터 수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우 소방본부나 소방서에 화재수사팀이 운영되고 화재조사와 수사가 동시에 이뤄진다. 이 때문에 화재 원인조사의 주된 책임과 권한 또한 소방에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에도 기본법으로 경찰과 소방의 업무 범위를 정확히 규정하고 있다.


2005년 천안소방서로 발령받아 화재진압팀과 구급팀으로 근무하던 배상현 소방장은 2011년 중앙소방학교 화재조사관 양성과정을 이수하고 ‘화재조사관’ 자격시험에 합격해 그 해부터 화재조사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화재조사관으로 근무하게 된 2011년부터 도내ㆍ전국 화재조사 연구과제 발표대회 등 굵직한 대회에서 꾸준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도내 화재조사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3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가 소방관이 되기로 마음먹게 된 데는 다름 아닌 교장 선생님으로 교직 생활을 마치신 아버님의 영향이 컸다.


“늘 아버님의 사려 깊은 언행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저도 미래의 제 아이에게 자긍심을 줄 수 있는 직업이 없을까를 고심하다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의 바람대로 현재 초등학교 3학년인 딸과 1학년인 아들은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우리 아빠 소방관이다!”라며 자랑스러운 듯 얘기하고 굳이 인터넷에서 ‘배상현’이라는 이름 석 자를 검색해 보여주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버지이기 때문인지 특히 어린아이가 사망한 사고를 볼 때면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 지곤 한다는 배 소방장.


2011년 작은 구멍가게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신 화상을 입은 채 구조된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가 화상 치료를 받다 한 달 만에 사망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구조 당시 마주했던 부모의 얼굴이 떠올라 너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당시 아이가 엄마와 떨어져 있지 않았다면, 신고가 조금 빨리 들어왔다면, 더 빨리 출동하고 더 빨리 구조했더라면 하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배상현 소방장은 지난 8월 저소득층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홀로 사는 60대 여성에게 화재피해주민 주거복구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추천했다. 그는 이 일을 포함, 올해만 2건의 지원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했다.


“이후 그분들께서 직접 전화를 주셔서 수차례 고맙다고 말씀하실 때마다 작게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제 마음도 기쁩니다. 마음 같아선 넉넉하게 지원해드리고 싶지만 할당된 금액이 많지 않아 여러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려면 그 금액이 적어 늘 안타깝습니다”


현재 화재조사와 PL법(제조물책임법)은 불가분의 관계로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이 2007년 헌법불합치로 결정되면서 화재 원인을 둘러싸고 제조회사와 사용자, 실화자, 주변 피해자 등 여러 법률 주체 간의 법정 공방이 더욱 치열해졌다.


또 화재조사 자격제도의 경우 기존 중앙소방학교 화재조사관 양성과정 교육을 이수한 자만이 화재조사관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지만 2013년부터 화재감식평가기사가 생기며 일정 응시자격에 해당하면 누구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배 소방장은 “소방이 독보적인 화재조사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높이려면 끊임없이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전문화에 노력해야 한다”며 “복잡 다양해지는 사회만큼 화재 발생 원인도 날로 복잡해지므로 과학적이고 정확한 화재조사ㆍ감식으로 신뢰성을 높여야 국민으로부터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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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1/25 [10:36]  최종편집: ⓒ 소방방재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