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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이 하루 300세대? 못 믿을 아파트 소방시설점검

과도한 일일 점검 한도 수… 부실점검ㆍ거짓 보고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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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 기자 | 기사입력 2017/04/10 [09:30]

3명이 하루 300세대? 못 믿을 아파트 소방시설점검

과도한 일일 점검 한도 수… 부실점검ㆍ거짓 보고 초래

이재홍 기자 | 입력 : 2017/04/10 [09:30]

[FPN 이재홍 기자] = 아파트에 규정된 일일 소방시설 점검 한도 수가 지나치게 많아 부실점검과 거짓 보고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점검업계 관계자들은 현실적인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소방시설점검의 인력 배치기준과 일일 점검 한도 세대 수(아파트의 경우)는 ‘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ㆍ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 규정하고 있다.

 

점검인력은 소방시설관리사 1명을 주인력으로, 소방설비기사 또는 소방설비산업기사, 소방공무원으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 소방 관련 학과 학사학위자, 총리령으로 정하는 소방기술과 관련된 자격ㆍ경력ㆍ학력이 있는 사람에 해당하는 2명을 보조인력으로 1단위가 구성된다.

 

이때 점검인력 1단위는 종합정밀점검의 경우 하루 300세대, 작동기능점검은 350세대까지 점검할 수 있다. 보조인력이 1명씩 추가(2명 이내, 같은 건물일 경우 4명)될 때마다 종합정밀점검 70세대, 작동기능점검 90세대씩 점검 한도가 늘어난다.

 

소방시설 점검용역 발주처에서는 이 같은 기준으로 예산을 산정한다. 600세대 아파트라면 1단위 점검인력을 2일간 계약하는 방식이다. 370세대라면 1단위 점검인력에 보조인력 1명을 추가해 하루로 계산한다.

 

소방시설 점검업계에서는 이런 일일 점검 한도 수가 비현실적이라고 토로한다. 하루 8시간 근무 기준에서 종합정밀점검 대상 300세대를 점검하려면 시간당 37.5세대, 한 세대당 1분 36초 만에 점검을 끝내야 하는 셈이다.

 

한 점검업체 관계자는 “벨을 누르고 소방시설을 점검하러 나왔다고 알린 뒤 입주자가 문을 열어주는 데까지도 1분은 걸릴 것”이라면서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수치”라며 고개를 저었다.

 

단순히 세대 수만으로 아파트의 점검 한도를 규정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하주차장과 계단 등 개별 세대 외, 공용부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들은 지하로 더 넓고 깊게 주차장이 들어서는 추세”라며 “공용부에 대한 점검 비중이 40%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대 내 점검만 한다고 해도 어려운데 주차장 등 공용부까지 감안하면 하루 300세대는 불가능하다”면서 “입주민이 문을 안 열어줘서 뿐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불가능한 기준 때문에 세대 내 점검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복수의 점검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의 실질적인 세대 내 점검률이 50%를 넘기기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소방관서에 제출하는 점검결과 보고서에는 점검하지 못한 세대를 따로 표기하지 않아 사실상 사각지대로 남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야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점검한 아파트에서 불이라도 나면 혹시 점검하지 못한 세대의 시설에서 문제가 있었더라도 고스란히 책임을 져야 하는 실정”이라며 “비현실적인 일일 점검 한도 세대 수를 개선하고 점검을 받지 않은 데 따른 피해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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