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안전조직은 비효율적, 혼란만 가중”

‘복지사회 구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 토론회서 전문가들 지적 잇따라

신희섭 기자 | 입력 : 2017/04/10 [09:36]


[FPN 신희섭 기자] = “국민안전처는 오히려 재난대응체계의 비효율성만 야기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사고 이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다”, “국민안전처는 존재감 없고 무능력한 조직이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복지사회 구현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토론회’에서 이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주관하고 국회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연구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재난현장을 담당하는 소방, 해경 조직과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일반 국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소병훈 의원은 “국민 안전에 대한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은 지난 몇 년간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AI, 구제역 파동 등을 겪으며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헌법적 가치는 복지사회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권 보호가 국가의 기본적인 책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안전지표는 충격적일 만큼 타 복지국가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술한 안전망이 시대적 비극을 낳고 있고 국민 안전과 생명 보호를 위한 제도적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한 깊은 고민과 끈질긴 논의가 필요한 시기”라며 이번 토론회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토론회에서는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대한민국 안전 및 치안 관련 차기 정부조직의 개편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안전처는 해체돼야 한다"며 "안전자치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경찰청과 소방청을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창원 교수는 정부조직 과정의 헌법적 가치 구현을 강조하며 현행 정부 안전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가 수립된 이후 지금까지 총 62회에 걸쳐 정부조직을 개편했다”며 “역대 정권별로 조직 개편을 통해 지향하는 목표가 있었지만 실제로 개편을 통해 정권이 추구했던 목표가 달성됐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 정부를 빗대며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안전 제고를 표방하며 출범했지만 오히려 재난대응체계의 비효율성만 야기시키고 있다”며 “안전 분야의 정부 조직을 개편하는 목적은 헌법적 가치 구현에 있지만 명시적인 목표 의식이나 합리성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이전 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새 정부의 정당성 확보에만 급급해 왔기 때문에 매번 헌법적 가치의 고려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다”며 “차기 정부의 조직개편은 기본적으로 헌법의 목표와 가치 구현이 최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원 교수는 차기 정부의 조직 개편 원칙에 입각한 안전 관련 부서의 개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 행정자치부의 자치 기능과 국민안전처의 안전 기능을 통합해 안전자치부를 신설하고 국민안전처 소속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를 각각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으로 재편하는 방안이다.


이 교수는 “외국의 경우를 살펴봐도 소방과 재난 안전 부문은 특수성이 감안돼 독립 기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안전자치부 내에 지방업무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경찰과 소방 조직을 청 단위로 배치하면 중앙과 지방 사이의 효과적인 연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조성완 우송대 겸임교수(전 소방방재청 차장)와 윤혁수 부경대 초빙교수(전 해양경찰청 차장), 정철수 배재대 초빙교수(전 제주지방경찰청장), 정홍상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류희인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책임교수가 지정토론자로 나서 현 정부의 재난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송대 조성완 교수는 국민안전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세월호 사고 이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한풀이 차원에서 깊은 고민 없이 정부가 탄생시킨 조직”이라고도 말했다.


각 부처에서 담당하던 안전기능을 통제와 지휘의 개념으로 접근했지만 전문성 부족은 물론 부처를 장악하는 수단도 갖추지 못했고 오히려 지휘명령의 체계만 복잡하게 만들어 비판적 여론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창원 교수가 제안한 안전자치부 신설 방안에 대해서는 조성완 교수도 찬성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 교수는 “국민안전처의 안전기능과 행정자치부의 자치기능이 통합되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방청과 해양경찰청으로 재편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을 되돌리는 수순으로 이해되고 대응기관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내ㆍ외부적인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해양경찰과 소방에 대응전담기관으로서 고도의 독립성과 전권을 부여하는 법적 규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 정홍상 교수도 “소방은 현장대응 전문 조직으로 지휘체계의 일원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확립을 위해 국민안전처 내 중앙소방본부를 소방청으로 독립시키고 현장 지휘관 역시 국가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립대 류희인 교수도 “국민안전처는 존재감이 없고 무능력한 조직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류 교수는 “국민안전처는 국가 전반의 종합적인 위기관리체계 정비의 관점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응 차원에 급조한 조직병합의 산물”이라며 “국민안전을 중요 의제화하고 이를 국정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서는 처가 아닌 부 단위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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