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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제연설비 성능시험 신설 규정 놓고 ‘난리법석’
“인증번호 기재해라” 해프닝 부른 제연 성능시험표
“제연설비 기술 확립 위해선 규정 정비해야” 지적도
 
최영 기자 기사입력  2017/06/23 [10:34]
▲ 화재안전기준 규정에 따라 제연설비의 성능 확인을 위해 방연풍속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이다.     © 최영 기자

최근 개정된 소방 제연설비 성능시험 조사표의 ‘시험실시자 기재란’을 놓고 기술단체의 해석이 엇갈리는 황당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급기야 국민안전처가 고시 개정 내용의 잘못된 해석으로 논란을 부른 소방기술사회를 제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민안전처는 지난 8일 소방시설 자체점검사항 등에 관한 고시 개정을 통해 제연설비 성능시험 조사표의 양식을 일부 변경했다. 이 양식에선 제연설비 성능시험 실시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기재토록 했다. 업체명과 인증번호, 책임기술자 등을 기록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제연설비 성능시험은 설계도서를 검토하고 건축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풍량과 풍속, 차압 등을 측정 또는 조정해 제연설비가 적합한 성능을 확보하는 기술 업무다. 이러한 시험절차를 분야에선 TAB(Testing, Adjusting and Balancing)라고 부른다.


관련법에 따라 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실과 부속실의 제연설비는 국가 고시인 화재안전기준에 따라 이 같은 성능시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성능시험 실시자에 대한 규정이 부재한 실정이어서 제연설비 성능시험을 위한 절차를 명확히 정립해야 한다는 분야 내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성능시험 조사표에 시험실시자에 대한 항목이 이달 초 추가된 것이다.


변경 규정과 관련해 소방 기술사를 대표하는 한국소방기술사회가 관련 규정을 해석하는 내용의 공지를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3일 기술사회 홈페이지 공지에 TAB 전문업체 인증을 받은 곳만 성능시험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소방기술사회는 이 공지에서 “성능시험 실시자에 대한 사항으로 업체명, 인증번호, 책임기술자 등을 쓰도록 해 소방기술사회의 TAB전문업체 인증을 공식화 했다”며 “감리결과보고서의 성능조사표 작성이 한국소방기술사회 인증을 받은 전문업체의 책무임을 시공업체와 발주처에 잘 설명해 완공검사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공지가 뿌려지자 소방 기술 분야가 발칵 뒤집혔다. 현재 제연설비 TAB는 일반 소방 전문업체 뿐 아니라 공조설비 분야 또는 소방감리를 맡은 기술자가 직접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일개 고시 서식 개정 하나만으로 특정집단의 인증업체만 가능하다는 식으로 해석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


논란이 확산되자 국민안전처는 TAB를 수행한 업체 등의 정보를 기재토록 한 것이 소방기술사회의 TAB인증 업체만으로 제한한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결국 소방기술사회를 제재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안전처 관계자는 “성능시험조사표에 실시자에 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한 것은 명확한 기록을 남겨 제연설비 성능시험자에 대한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증을 받은 업체는 번호를 남기고 없으면 남기지 않으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처의 제재조치를 받은 한국소방기술사회는 19일 논란이 된 공지를 내리고 “성능시험이 감리자의 주 업무에 해당되나 업무과다로 인한 업체 선정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 업체의 신뢰성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그에 따른 보완조치로 서명 날인을 추가한 것으로 그 취지를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재공지를 띄웠다. 관련 고시 개정에 따른 기술단체의 해석 하나가 웃지못할 해프닝을 만든 셈이다.


현장의 한 소방기술자는 “제연설비의 올바른 설계와 성능구현 등 실질적인 설비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TAB가 확대 도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령 등을 공개적인 논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소방 제연설비 성능시험의 자격 기준을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방시설 중 하나로 분류되는 제연설비는 준공 전까지 소방시설 공사 과정에 해당되지만 소방시설업 면허조차 없는 업체 등이 무분별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장의 한 소방기술자는 “제연설비의 성능시험을 실시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지만 시험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사실 없는 거나 다름없다”며 “논란의 재생산을 방지하고 소방 제연설비 기술의 올바른 확립과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규정 정비를 통해 분명한 영역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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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6/23 [10:34]  최종편집: ⓒ 소방방재신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