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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꺾인 수리온… 소방헬기 꿈도 접나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비행 안전성 확보 안 돼
개발ㆍ납품과정 의혹투성이… 방산비리 혐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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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홍 기자 | 기사입력 2017/07/25 [12:47]

날개 꺾인 수리온… 소방헬기 꿈도 접나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비행 안전성 확보 안 돼
개발ㆍ납품과정 의혹투성이… 방산비리 혐의도

이재홍 기자 | 입력 : 2017/07/25 [12:47]
▲ 군에 납품되고 있는 수리온. 기동헬기로 개발된 수리온은 국토부의 특별감항을 받아 제주소방과 산림청에 납품을 앞두고 있었다.     © 소방방재신문 자료 사진


[FPN 이재홍 기자] = 명품헬기를 표방했던 국산헬기 ‘수리온’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6년간 무려 1조2,950억원의 혈세가 투입ㆍ개발됐지만 곳곳에서 석연찮은 비리 의혹은 물론 헬기로서의 비행 안전성조차 담보하기 어렵다는 정황이 감사원 감사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6일 한국형 기동헬기(수리온)의 비행 안전성 등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3월~5월 실시된 ‘군수장비 획득 및 운용 관련 비리 기동점검’과 같은 해 10월~12월 실시된 ‘군용기 인증 및 무기체계 획득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가 담겼다.

 

감사원은 개요를 통해 “지난 2012년 12월 수리온이 최초 배치된 이후 엔진 등의 각종 기체결함이 이어지고 추락사고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그간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 등이 실시해 온 조치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한편 비행 안전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함”이라고 감사 배경을 설명했다.

 

감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윈드실드(앞 유리)가 파손되는가 하면 갑작스레 엔진이 과속현상을 일으키거나 이륙 중 회전하던 프로펠러가 기체에 설치된 전선절단기에 부딪히기도 했다. 2015년에는 방빙장치 결함으로 2대가 비상착륙하고 1대는 추락해 대파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중앙동체 프레임 균열과 기체 내부 빗물 유입 등의 사례도 있었다.

 

감사원은 이러한 결함들이 발견됐음에도 제대로 시정하지 않은 채 수리온의 양산과 전력화 재개를 결정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장명진 방위사업청장과 이상명 한국형헬기사업단장 등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 같은 감사결과에 헬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소방 조직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AI는 지난 2013년 충남소방본부를 시작으로 강원과 서울, 부산, 제주 등의 헬기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으며 이중 제주소방본부와는 구매 계약을 체결, 올해 납품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로 제주소방의 헬기 도입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소방은 17일 “감사결과를 면밀히 검토ㆍ분석해 소방헬기로서 비행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한 KAI의 정식 답변과 대책에 대한 보고회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헬기 입찰 과정에서 KAI와 격하게 대립했던 서울과 강원소방은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양새다. 이들 본부는 각각 헬기 입찰에서 KAI의 수리온과 경쟁 관계인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랜드사의 AW-139(강원)와 AW-189(서울)를 선택하면서 국산헬기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당시 강원소방의 관계자는 국산헬기 배제 논란에 대해 “소방에서 필요한, 또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요건들을 규정했고 수리온이 이를 충족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소방 관계자 역시 “어떤 헬기가 가장 안전하고 좋은 성능을 가졌느냐가 중요하지, 국산이냐 외산이냐의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소방에서 헬기를 조종하는 한 관계자는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수리온에 대한 불안요소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다”며 “KAI는 방위사업청의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지만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군에서 요구했던 기준도 충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민수용으로 분류되는 소방헬기는 군 헬기 운용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군용헬기의 작전시간은 길어봐야 두 시간이지만 세월호 사고 같은 경우를 보면 해상에서 몇 시간을 비행해야 할지도 모르는 게 소방헬기”라며 “나는 수리온 아니라 어떤 다른 헬기라도 국민을 위해서라면 탈 수 있지만 이건 국민도 타는 거고 국민의 안전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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