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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훌륭한 소방관과 직장인 소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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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서정대학 응급구조학과 조교수 | 기사입력 2017/09/25 [11:32]

[독자기고] 훌륭한 소방관과 직장인 소방관

한정규 서정대학 응급구조학과 조교수 | 입력 : 2017/09/25 [11:32]
▲ 한정규 서정대학 응급구조학과 조교수

늦은 주말 오후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지속적인 공부와 학위 획득을 통해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다는 한 학생의 전화였다. 자격증도 많이 취득해 훌륭한 소방공무원이 되고 싶다던 그는 어떤 자격증 따고 어떤 학교에 진학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 소년의 질문은 간단했다. 그러나 답을 내려주기는 쉽지 않았다. 본인 역시 훌륭한 소방공무원이 아니었다는 자책감이 답변을 망설였던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소방관은 본인의 명예와 만족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소방관보다는 동료와 함께 땀 흘리고 힘든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하길 갈망한다. 그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소방관을 동료로 원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입장에선 또 다른 소방관을 원한다.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목숨을 구해주고 각종 위험 속에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그런 소방공무원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이 ‘소방관’의 길이 무엇보다 힘든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 길의 보람 역시 잘 알고 있다. 소방관이 묵묵히 제 갈 길을 뛰어갈 수 있는 이유다.


오늘도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을 위해 달리고 있다. 구급차에서 CPR을 하고 더러운 맨홀 속을 로프 줄 하나에 목숨을 기대 요구조자에게 손길을 내민다. 때로는 뜨거운 화마를 느끼며 화재 진압 활동을 하는 소방관의 앞날은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다.


과연 훌륭한 소방관은 어떤 것일까. 아마도 국민의 생명을 위해 아무리 험한 환경에서도 먼저 뛰어들고 구석구석 인명 검색 활동을 하는 힘든 길을 걷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비록 그것이 힘든 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곳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이 바로 훌륭한 소방공무원일 것이다.


소방관이라는 제복을 입었지만 힘든 길은 기피하고 본인의 명예와 자기애에 취한 이익만을 좇는다면 그건 소방관이 아니다. 그냥 소방서라는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일 뿐이다.


물론 훌륭한 소방관이 되기 위해서는 학력과 자격증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학위와 자격의 숫자만으로는 훌륭한 소방관이라고 칭할 수는 없다. 그런 정량적인 평가방법은 구시대적 평가에 불과하다. 그것으로 소방관을 평가할 수도 없고 자신이 만족해서도 안 된다. 적어도 그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일선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존경하는 직업 1위는 단연 소방관이다. 이런 소방관이 되겠다는 많은 사람은 오늘도 훌륭한 소방관이 되는 길을 고민한다.


그들이 소방관이 되기에 앞서 본인 스스로 ‘내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서로를 믿을 수 있는 동료애가 있는 지’를 먼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소방관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사람들이다. 주가 그래프를 보며 주식 주가의 전망을 예측하는 사람처럼 연구만 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소방공무원은 ‘researcher’가 아니라 ‘technician’이라는 사실이다.


소방관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소방관, 훌륭한 소방관은 아무나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소방관의 꿈을 꾸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한정규 서정대학 응급구조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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