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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중증외상 체계에 대한 모 광역 지자체 소방의 몰이해
 
조석주 부산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7/11/10 [09:51]

아래는 모 광역지자체 소방이 상부기관의 프로젝트에 응모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의 일부다. 해당 소방은 이 사안을 매스컴에 대대적으로 홍보한 바 있다.

 


병원전 심정지와 뇌혈관 질환에 대해서도 언급할 내용이 있으나, 접어 두고 중중 외상 부분의 문제점을 두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 조석주 부산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첫째, 중증외상의 골든타임 기준을 신고접수에서 병원 도착까지로 하고 두 시간을 설정하고 있다. 두 시간 설정 자체가 엉터리다. 골든타임의 개념은 자연과학이다. 중증외상에서의 골든타임은 대량출혈 환자가 다친 뒤 수술실에 들어가기까지를 한 시간으로 설정한 데서 비롯된다. 한 시간이 넘어가면 불가역적 쇼크의 발생으로 수술을 하더라도 사망하다는 개념에 기인한다.


즉, 자연과학이며 인간이 바꿀 수 없다. 그런데 이를 ‘멋대로’ 두 시간으로 설정했다. 사고에서 신고, 그리고 병원 응급실에서의 지연은 계산에 없다. 물론 사고 발생에서 신고까지의 시간 산출이 어려울 수 있고, 병원 응급실에서의 지연도 데이터 취득이 어려운 사정은 있을 수 있겠다. 어쨌든 응급실 등의 병원단계가 매우 이상적이라고 할 때, 접수에서 병원 도착은 30분 내지 40분 정도가 적절할 것이다.


둘째, 도착한 병원에서 최종치료, 다시 말해 수술이 가능했는지 여부가 포함되지 않았다. 구급대의 인계 이후 해당 병원에서 수술이 시행됐는지, 혹은 수술이 불가능해 다른 병원으로 전원됐는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여기에는 사정이 있다고 들었다. 병원 자료의 취득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중앙응급의료센터에 ‘NEDIS’ 자료를 요청했으나 기관 간의 급이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는 것이다. 자료제공 거부는 문제가 있지만 짐작 가는 이유가 있다. 전국 소방과 병원의 데이터가 소방청과 중앙응급의료센터로 각각 모이고 다시 합쳐지고 있다. 그런데, 소방청은 모든 연구자에 데이터 제공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낸 용역과 관련되지 않으면 제공하지 않는다. 이런 감정의 골이 자료 제공 거부의 원인이 됐다고 보인다.


이번 사안에서, 병원의 ‘NEDIS’ 자료는 해당 지역 응급의료지원센터에서 제공해 줬다. 그런데, 또 한 번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양 기관의 자료를 합치는 경우에는 원래 양측 자료의 개인 식별자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합쳐야 병원 전과 병원 단계의 자료가 일치하게 된다. 자료가 합쳐진 후에 개인 식별자를 제거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료를 제공받은 측에서 식별자 제거에 의해 개인정보 누출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어야 제대로 된 자료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응급의료지원센터가 개인 식별자를 제거한 상태로 자료를 제공해 양측의 데이터가 제대로 합쳐지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상기의 자료는 중증외상 환자에서 소방은 99% 이상 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개선할 필요가 없다. 즉, 우리는 병원까지 잘 이송했으며 모든 책임은 병원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 모든 선진국에서 수술 가능한 병원까지의 이송에 대한 최종책임은 구급대에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전주의 2세 소아 외상환자 사건이다. 구급대는 특정 사건의 환자 세 명을 평소 과밀하기로 유명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한꺼번에 이송했다. 여러 다른 요인들도 사건의 원인이긴 하지만, 구급대의 책임 또한 없다고 볼 수 없다. 물론 모든 책임은 병원들에게 돌아왔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사항이 있다, 상기 프로젝트에 모 응급의학 교수가 관여돼 있다는 풍문이 들린다. 이름만 걸어두고 신경은 쓰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무지로 인한 현상인지는 모르겠다.


이런 자료가 만들어지는 이유는 사회 전체의 무지 때문이다. 그 무지는 엉터리 정책을 만들어낼 것이다. 응급의료체계 관련 개념과 자료를 사회 전체로 확산시켜야 하는 이유다.

 

조석주 부산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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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10 [09:51]  최종편집: ⓒ 소방방재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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