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화성능 보장 없는 자동폐쇄장치… 소방 따로, 건축 따로

내화성능은 국토부, 성능인증은 소방청 “동일 제품 맞나?”

이재홍 기자 | 입력 : 2017/11/24 [11:56]
▲ 방화문의 성능시험 중 도어클로저에서 화염이 발생한 모습     © 소방방재신문


[FPN 이재홍 기자] = “자동으로 방화문을 닫아주는 역할은 같다. 하지만 건축법에 따라 내화성능을 받은 자동폐쇄장치가 소방법에 따라 성능인증 받은 제품과 동일한 제품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소방법에 따라 설치되는 자동폐쇄장치의 내화성능 시험이 소방 관련 성능인증 과정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언뜻 봐도 이해하기 힘든 이 상황은 현행 소방법과 건축법에서 각각 규정하고 있는 자동폐쇄장치와 도어클로저, 도어릴리즈의 성능 기준에서 출발한다.


모든 건축물의 계단실이나 방화구획 개구부에는 방화문이 설치된다. 이 방화문은 평상시 거주자의 출입문으로 활용되지만 화재가 발생했을 땐 화염과 열기, 연기의 확산을 막아주는 용도로 쓰인다. 화재 확산을 막으면서 거주자 대피를 돕기 위한 필수 시설이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방화문에는 유사시 안전 확보를 위한 규정이 마련돼 있다. 훼손하거나 문 앞에 물건을 적치해서는 안 되며 대피가 용이하도록 대피 방향으로 열려야 한다.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대피공간에 설치되는 방화문에는 30분 이상 차열성능도 반드시 갖춰야만 한다.


특히 화재 시 가장 많은 인명 피해를 불러오는 연기의 확산 방지를 위해 방화문은 항상 닫힌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 때문에 문을 열었을 때 폐쇄력에 의해 자동으로 닫히도록 하는 도어클로저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재 안전과 생활 편의, 두 가지 목적을 충족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어릴리즈가 설치되기도 한다. 도어릴리즈는 평소엔 방화문을 열어둔 채로 고정해놓다가 화재 시 자동으로 잠금 상태를 풀어주면서 닫힐 수 있도록 한 장치다.


도어클로저와 도어릴리즈, 방화문에 설치되는 이 두 가지 장치는 국토교통부 고시(자동방화셔터 및 방화문의 기준)에 따라 검증을 받아야만 한다. 이 시험에서는 방화문을 작동하는 힘은 물론, 불길과 연기에 견딜 수 있는 내화성능까지 검증한다.


문제는 건물 내 제연구역 방화문에 설치되는 자동폐쇄장치다. 이 자동폐쇄장치는 소방청 고시(자동폐쇄장치의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기준)에 따라 성능인증을 받은 제품만 유통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내화성능 기준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고 있다.


문을 닫아주는 도어클로저 기능과 역할이 같지만 주무 부처 소관 법령에 따라 각각의 성능을 따로 검증 받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내화성능 검증이 없는 자동폐쇄장치의 경우 화재 상황에서 방화문의 성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방화문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내화시험을 거쳐서 방화문에 부착되는 도어클로저에서도 발화가 일어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내화시험을 거치지 않은 자동폐쇄장치라면 그 안전성은 더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해권 소방기술사(㈜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이사)는 “현재 시중에 보급되는 자동폐쇄장치 중에는 내화시험 성적서를 보유한 제품들도 있지만 시험기관이 다르다 보니 엔지니어 입장에서 시료의 동일성을 판가름하긴 힘들다”며 “이는 소방 관련 규정과 건축 관련 규정이 각기 운영되면서 나타나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자동폐쇄장치의 성능인증 과정에서도 도어클로저처럼 내화성능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 보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기술사는 또 “소방법 기준에서는 자동폐쇄장치를 10초 이내에 문이 완전히 닫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규격의 모든 방화문에 적용할 수 없다”며 “크기가 큰 방화문의 경우 제연설비 동작 시에도 정상적으로 폐쇄되지 않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홍 기자 ho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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