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119]“소방현장 속 분쟁 현장민원전담팀에 맡겨 주세요”

[인터뷰]서울소방재난본부 현장민원전담팀 정재홍 소방경

유은영 기자 | 입력 : 2018/01/25 [10:12]

▲ 서울소방재난본부 현장민원전담팀 정재홍 소방경    


[FPN 유은영 기자] =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공무원이 각종 민원 분쟁에 휘말렸을 때 법률 지식으로 도와린다는 사실만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2016년 10명의 변호사 출신 소방공무원이 특별 채용됐다. 이들은 전국 각 시도 소방본부에서 재난현장과 소송에 따른 법적 분쟁에 대응한다. 서울소방재난본부 소속 정재홍 소방경은 이 10명 중 1명이다.


“법무법인 기업법무팀에서 일하던 중 특채 소식을 접했죠. 억울하게 피소당한 소방공무원에게 도움 될 수 있는 직무라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법무 특채로 임용된 학교 선배의 추천도 있었고요”


올해 초 서울소방재난본부는 현장민원전담팀을 꾸렸다. 진압과 구조, 구급활동 중 벌어지는 보상이나 손해배상, 보험처리, 교통사고 형사 절차지원, 법률자문 문제 등 모든 민원 분쟁 사항에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장 업무 외에도 행정이나 예방 분야 등에서 상당히 많은 법률적 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때 제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주 업무가 법률자문만이 아니기 때문에 일일이 도움을 드리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서울에선 작년 초까지 소방공무원이 시민의 재산에 물적 피해를 일으켰을 경우 직무집행의 정당함과 상관없이 사비로 변상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손실 보상에 관해서는 기존에도 소방관계법령에 규정돼 있었지만 세부 시행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었던 탓이다.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 신청토록 하는 등 법적 절차의 번거로움도 실질적 시행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던 중 지난해 3월 23일 ‘서울특별시 재난현장 물적 손실 보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청구 절차와 사실조사, 심의위원회에 관한 사항, 보상금 지급에 관한 사항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재 서울에선 이 조례를 근거로 보상이 이뤄진다.


“현장에서 정당한 직무 집행 중 물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 현장민원전담팀에 연락을 하면 즉시 출동해 사실조사부터 법률 판단과 보상금 지급까지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때 소방공무원 개인에게는 어떤 불이익은 물론 관련 사건에 대한 보안이 철저히 이뤄지죠. 이 때문에 소방공무원 개인이 사비로 변상하는 사례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재홍 소방경의 법률 자문은 벌써 60건을 넘어섰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은 건축 공사장 관계인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치 명령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검토서와 소방공무원 진압 활동을 막은 경비업체에 소방활동방해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검토서는 그중에서도 큰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 정재홍 소방경이 일선 소방서 직원들에게 현장민원전담팀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소방차량의 출동을 방해하는 불법 주ㆍ정차 문제가 화두다. 소방청은 소방기본법 개정과 함께 오는 6월 27일부터 소방 출동 방해 차량은 훼손 우려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기존에도 관련법에선 소방 출동 방해 차량에 대해 강제 처분이 가능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법 주차 여부에 따라 손실 보상이 결정되는 구조였다.


“강제처분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화재현장에서 펌프차 등 불법 주차 차량을 밀고 나가거나 유리창을 파괴해 이동 조치하는 것이 과연 현실성이 있고 실익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좁은 골목에서 주차된 차량을 밀고 빠져나가는데 장시간이 소요되거나 주차 잠금장치를 풀기 어려워 강제처분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서울시는 이 문제와 관련한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민간 견인차량을 동원해 소방 출동로를 확보하는 게 수관연장이나 강제처분을 하는 것보다 나은지가 주 초점이다.


“특히 강제처분 권한의 구체적인 범위도 확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차량 훼손 우려와 상관없이 밀고 나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적법과 과실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법률 분쟁의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충북소방본부에서는 구급대원 폭행 사고가 또 발생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환자의 보호자가 환자 상처 부위를 지혈하고 있는 구급대원을 무작위로 폭행하고 폭언을 쏟아낸다. 폭행을 당당하면서도 환자 출혈 부위를 끝까지 지혈하는 구급대원의 모습은 안쓰러움을 더한다.


“출동한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처벌, 선처, 합의를 병행했다면 앞으로는 소방특별사법 경찰관이 공무집행방해죄보다 형량이 높은 소방활동 방해죄를 적용해 강력히 처벌토록 할 방침입니다”


법조계에 있다 소방에 입문한 지 3년 차가 된 정재홍 소방경. 그는 “소방관계법령에 관한 지식과 소방조직에 대한 경험이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관련 법령 지식을 쌓아 소방조직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그의 의지는 강경하다.


지난해 그는 미국 화재ㆍ폭발 조사관, 위험물 산업기사 등 자격증 5개를 취득했다. 그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올해도 소방 관련 자격증을 추가 취득해 소방법규와 시설, 화재조사 등에 관한 배경 지식을 쌓겠다는 계획이다.


“현장민원전담팀은 현장 활동 중 분쟁 상황 발생 시 전화 한 통이면 즉시 출동합니다. 정당한 재난현장 활동 중 물적 피해가 발생했거나 민간 자원을 통해 인적ㆍ물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 교통사고나 소방활동 방해사건 발생 시 즉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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