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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후 집에서 숨진 소방관 남편, 순직처리 불투명” 국민 청원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 청원 글 게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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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18/06/08 [20:07]

“훈련 후 집에서 숨진 소방관 남편, 순직처리 불투명” 국민 청원

청와대 국민소통 광장 청원 글 게시

김혜경 기자 | 입력 : 2018/06/08 [20:07]


[FPN 김혜경 기자] = 종합전술훈련 후 집에서 갑자기 사망한 40대 소방관의 순직처리가 불투명하자 유가족이 호소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에는 ‘강도 높은 훈련 후 바로 사망한 소방관이 순직처리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에는 현재(6월 8일 오후 1시 기준) 3만4100명 정도가 참여한 상태다.

 

자신을 사망한 소방관의 아내라고 밝힌 이모(39)씨는 이 청원 글에 “14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던 남편이 며칠간의 고된 훈련을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사망했다”며 “집에 가서 씻어야겠다던 남편의 마지막 말과 그 모습이 마지막이 될 거라는 것을 그땐 정말 몰랐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무리한 훈련을 받고 희생양이 된 듯 갑자기 사망한 것도 억울한데 집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위험순직처리도 불투명하다니 지금까지 목숨 바쳐 소방관의 임무를 다하면서 일한 우리 남편이 너무나도 불쌍하고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 씨는 “적어도 아이들에게 아빠는 자랑스러운 소방관이었으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했던 소방관이었다는 것을 영원히 잊지 않게 해주고 싶다”며 “목숨을 내놓고 충성을 다했던 남편의 공로가 헛되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사망한 소방관은 지난 5월 10일 부산소방본부가 실시한 서 단위 종합전술훈련을 받고 귀가한 뒤 갑자기 숨졌다. 검안의는 사인을 급성 심장사로 추정했다.

 

이달 26일까지 진행되는 이 청원은 게시 기간 내 20만 명 이상 국민이 추천할 경우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가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아래는 게시된 청원 글의 전문이다.

 


<청원 개요 전문>

얼마 전 신문과 TV에서 소방훈련 후 사망하였으나 순직처리가 불투명한 14년차 베테랑 소방관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베테랑소방관의 아내입니다.

여러분! 저의 억울한 사연을 끝까지 한번만 읽어주세요

남편이 사망한 날은 며칠간의 고된 훈련을 마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그날 훈련을 마치고 집에 가서 씻어야겠다던 남편의 마지막말과 그 모습이 마지막이 될 거라는 것은 그땐 정말 몰랐습니다.

남편은 소방훈련을 받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사망하였습니다. 사망원인은 급성심정지로 추정..

남편을 사망에 이르게 한 훈련이 그냥 훈련이 아니라는 말에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번 훈련의 문제점이 엄청나게 제기되었습니다.

베테랑 소방관들조차 실전과 맞지 않는 엄청나게 무리한 고강도 훈련이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너무나도 강압적인 분위기에 언어폭력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불만이 폭주하자 그 뒤에는 시정이 되었지만 이런 얘기를 듣고 훈련을 임하는 대원들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가지고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화재진압복과 장비를 착용하면 30키로가 넘는데 그러한 무게를 이끌고 1층부터 9층까지 오르내려야 하고 체력, 경력, 나이, 개인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등 허점이 많은 훈련이었다고 합니다.

남편은 한 달 전부터 이 훈련에 대한 엄청난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업무를 하면서 팔의 인대를 다쳐서 무거운 것을 들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빠지면 나머지 팀원들이 더 과중하게 감당을 해야 하고 못하는 팀은 재훈련이 들어가기 때문에 더더욱 훈련에서 빠지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소방관들은 평소에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항상 언제 출동할지 모를 긴장감과 스트레스로 과중한 업무 속에 노출되어 있는데 이런 보여주기식 전시성 훈련을 제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남편이 사망하고 난 뒤 훈련자체가 잠정중단이 되었고 훈련관계자들은 일반적인 훈련에 불과하고 신체에 무리가 가는 정도가 아닌 훈련이라고 하였습니다.

훈련관계자들은 훈련에 들어가기 전 그렇게 대대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해 고강도 전술훈련을 한다고 기자들에게 보도 자료까지 뿌려가면서 홍보해놓고 (밑에 자료 첨부) 남편 사망 후 일반적인 훈련이었다고 하고 자택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순직처리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저희 가족들에게 훈련과 관련을 지으면 순직처리가 오히려 안된다고 하면서 관련성을 짓지 않으려 했고 훈련에 대해 얘기도 꺼내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부하직원들에게 순직여부는 유가족들이 생각할 부분이다. 너희들은 자료만 준비해주면 된다는 얘기도 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사망한 당일 직원들에게 훈련에 대해 유가족에게 말하지 말라는 입단속 정황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훈련과 관련성을 짓지 않으려 했을까요? 문제점이 많은 훈련에 대한 문책이나 책임이 두려웠을까요?

앞뒤 맞지 않는 관계자들의 태도에 가족들과 동료 소방관들은 분노했고 훈련과 사망의 연관성을 짓지 않으려하고 그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태도에 모두들 분개했습니다. 그러한 중 참다못한 지인들이 언론에 제보하여 언론3사를 비롯하여 대부분 언론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도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법률적인 부분입니다. 법률상 위험순직처리가 되려면 훈련 중이나 업무 중 사망했을 경우를 인정합니다. 남편은 훈련을 받고 오자마자 자택에서 바로 사망하였는데 남편의 사망과 훈련이 충분한 인과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타 사정은 고려되지 않고 사망한 장소에 따라 결정이 되는 불합리한 법의 한계 때문에 위험순직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무리한 훈련을 받고 희생양이 된 듯 갑자기 사망한 것도 억울한데 집에서 사망했기 때문에 위험순직처리도 불투명하다니 이때까지 목숨바쳐 소방관의 임무를 다하면서 일한 우리 남편이 너무나도 불쌍하고 억울합니다.

순직처리의 최종 결정은 현재 소방본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인사혁신처에서 관장합니다.

유족이나 관계자들이 노력해도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위험순직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6살아들은 아직도 아빠를 잃은 슬픔이 무엇인지 아빠가 하늘나라로 갔는지도 모르고 아빠를 찾습니다. 아직 아빠가 아파서 병원에 있는 줄 압니다. 너무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픕니다.
12살 딸아이는 엄마가 힘들어서 어떻게 될까봐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적어도 아이들에게 아빠가 자랑스러운 소방관이었으며 14년 동안 실제로 화재현장을 다니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일했었고 이 일에 항상 자부심과 책임감이 투철했던 소방관이었다는것을 영원히 잊지 않게 해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목숨을 내놓고 충성을 다했던 남편의 공로가 헛되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번 일이 선례가 되어 반드시 다른 소방관들도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이런 법의 불합리한 부분으로 인해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각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방관들의 처우개선의 한 일환으로 위험순직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것이 평소에 나라를 위해 헌신해온 소방관들의 예우에 맞고 관행에서 벗어난 진정한 소방관 처우개선이 아니겠습니까.

이 글을 잠깐이라도 읽어주시고 관심가져 주신다면 나라를 위해 일하시는 모든 소방공무원 뿐만아니라 다른 분들도 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김혜경 기자 hye726@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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