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국회 재난특위, 정부에 ‘화재방호ㆍ대응 역량 강화 방안’ 제안 ①

소방정책 항목별 정비 개선 과제 등 발전방향 제시
소방시설 제도 개선책ㆍ소방조직 역량 강화 방안 담겨

최영 기자 | 입력 : 2018/06/11 [13:35]

 

[FPN 최영, 최누리 기자] = 국회 재난안전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변재일, 이하 재난특위)가 7개월간의 활동을 마치고 최종 활동보고서를 채택했다. 재난특위가 채택한 보고서는 화재방호ㆍ화재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가와 함께 수립한 정책적 개선 방안과 제도 정비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재난특위는 이 보고서를 관계부처 등에 전달해 재난안전정책에 반영되도록 대책을 촉구하기로 했다.


시립대학교 재난과학과 윤명오 교수가 제출한 ‘화재방호ㆍ화재대응 역량’ 이 보고서에는 ‘확산방지’에 치중한 방호정책을 개선하고 규제만능주의와 징벌주의 등 조직역량의 ‘후진적 요소’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각 개선점을 도출한 윤명오 교수는 “개선이 필요한 사안을 도출함에 있어 당해 사안의 정책적 명분이나 위상보다는 그 정책실패에 미치는 영향을 채택기준으로 삼았다”며 “현 시점에서 문제점은 식별되나 당장의 세부적인 대안 수립이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개선방향과 지향점을 명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FPN/소방방재신문>은 재난특위의 활동 종료와 함께 정부에 요구된 소방 관련 개선방안의 주요 내용을 ▲정책별 정비개선 및 발전방향 ▲화재방호 메커니즘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으로 나눠 두 번의 기획기사를 통해 집중 조명한다. 그 첫 번째 내용으로는 정책항목별 정비개선 과제와 발전방향 분류돼 정부에 요구된 내용을 다룬다.

 

점검제도 정상화 위해선 공영제 도입해야 = 윤명오 교수는 우선적으로 소방시설 자체점검 제도의 문제점으로 발주자(관계인) 계약관계에 의한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을’의 지위에서 점검을 시행하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소방시설관리사가 발주자 협력에 따라 점검적발 사항의 일부만을 소방서에 보고하는 경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발주자가 주관하는 치열한 저가경쟁을 통해 수주할 수밖에 없어 적정수준의 점검역량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교수는 공영제 개념을 도입해 원천적으로 점검자의 지위를 보장토록 하고 공영제를 강제가 아닌 선택형으로 하되, 미참여 점검에 대해서는 신뢰성을 지속해서 감시할 수 있는 별도의 관리 제도를 병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소방점검 시 소방 역할 재정립 시급 = 윤 교수는 지난 2012년 ‘소방검사제도’가 민간에 위임된 상태지만 여전히 소방관서가 관리감독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짚었다.


소방관서의 특별조사 과정에서 ‘서류검토 업무’와 ‘모든 항목의 소방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확인업무’를 지속하고 있어 현장에서의 직무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고 소모적인 업무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 해소를 위해 소방관서가 주 피난로와 진입로, 출동 진입에 필요한 시설 등 현장 확인 대상 범주를 최소 범위로 규정하고 해당 대상에는 직무 성과의 획일성을 갖춰야 한다고 윤 교수는 제언했다. 또 출입ㆍ진압 여건조사와 예방조사를 인계ㆍ시행하는 경방 조사를 실시해 직무부담과 민원인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시설 설계, 별도 감리제도 마련돼야 = 소방시설의 설계와 감리제도에 대한 개선방안도 제시됐다. 설계 결과물에 대해 설계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시공감독 기술자가 검토하고 법적 책임을 지는 현재의 프로세스는 기술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특히 설계와 감리를 동일한 업체가 수행하는 경우 부실한 설계 사례가 제대로 시정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동일 업무 수행 시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기술적 측면의 효율성이 담보되는 측면도 있다는 게 윤 교수의 분석이다.


이에 윤 교수는 설계 결과물에 대한 검증 단계를 ‘설계감리 제도’로 별도 확립하되, 설계와 감리의 동일업체 시행에 대해서는 별도 규제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소방청 조직 최소 2배 이상 늘려야  = 소방청 조직의 구조적 문제도 제기됐다. 윤명오 교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소방청 내 국가 소방직 중 대형재난 출동인력과 상황관리 인력을 제외하면 정책부서 인원은 180여 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인원으로 예방업무와 직결되는 국가 화재안전기준 등 법규 관리와 소방력 운영의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란 실질적으로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외의 경우 국가 화재안전기준과 같은 화재안전 전문 코드는 전문기관에서 수백 명의 인원으로 개발ㆍ관리하고 있는 것과 다르게 우리나라의 인력은 턱 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특히 실제 화재예방을 담당하는 소방청 내 ‘화재예방과’나 ‘소방산업과’의 부서 인원은 민원 상담이나 유권해석 등의 일상 업무량 과다로 인해 일선 소방관서의 민원상담창구 기능에 지나지 않다는 게 윤 교수 지적이다. 또 주 업무인 화재예방 정책이나 산업 관련 정책을 개발하거나 집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도 강조했다.


예산이나 교육훈련, 인사제도 지방소방공무원의 복지 등 광범위한 업무를 전담하는 정책부서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내비쳤다.


윤 교수에 따르면 현재 정책부서의 경우도 시급한 현안 중심 업무를 해결하기 급급한 상황으로 소방청 부족인력을 시ㆍ도소방의 희망자 차출방식으로 활용하고 있고 정책 생산 능력이나 분야 전문성이 미흡한 인력이 근무하면서 그 효과와 효율성도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정책개발 능력이 취약해 시도 소방본부에서 개발하거나 적용한 정책사례를 검증이나 효과 평가 등 특별한 분석 과정 없이 전국으로 확대 보급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처리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윤 교수는 소방청 고유의 역할과 정책개발과 집행, 그리고 실효성을 갖춘 모니터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 인원의 최소 2배 이상 조직과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무수행 능력 검증 후 소방청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사검증 시스템 마련과 정책개발 기능, 업무능력, 절차 등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사제도 고치고, 현장 지휘역량 강화해야 = 소방조직 자체의 인사제도와 현장지휘역량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현장직의 경우 업무량이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 평가하기 곤란하고 상대적으로 사무직의 근무성적을 평가하기 용이해 평정자인 소방서장의 직근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행정사무직이 근무평정에 유리한 입장에 놓인다. 이로 인해 승진을 위해서는 현장업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방서장의 현장지휘 경험 또한 극히 제한적이고 소방서장이 지휘하는 재난의 대응규모는 대응1단계이지만 이 같은 단계가 발령되는 재난은 소방서를 기준으로 연간 한 번 정도 발생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근무지에 따라 소방서장을 하더라도 단 한 번의 현장 지휘를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윤 교수 분석이다.


또 긴급구조통제단의 체계는 지휘관급에 대한 참모와 지휘 역할이 혼재돼 있고 평상시 소방서장 업무수행은 참모 역할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지적도 내놓았다.


윤 교수는 비간부 출신의 승진 형평성 문제도 거론했다. 소방간부후보생으로 입직한 경우 대부분 지휘관급(소방서장)까지는 승진하고 있다. 이는 임용 당시 연령을 고려할 때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비간부 출신의 간부급 구성원은 승진 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조직 내 갈등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임용직후 119안전센터 6개월의 의무복무를 제외하고선 현장업무 보다는 행정사무 중심의 보직을 받는 간부후보생에 대해 현장경험 부족에 따른 무능을 지적하는 비간부 출신 인사들과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고 윤 교수는 지적했다.


이에 간부 진입 폭 확대와 기회의 형평성 보장을 위해 비간부 출신의 간부급 진출 경로를 마련해 운영하고 현장경험과 행정사무능력을 겸비한 내부경력특채 형식의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또 간부급 승진시 현장경력을 세분화해 평정할 수 있도록 승진평정제도를 개선하고 간부후보생 출신자의 지휘실무경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급별 최소 현장경력 제도를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휘관급의 현장경험을 균등화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교육훈련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소방조직 교육ㆍ훈련, 국가가 맡아야 = 보고서에는 소방조직 내에서 이뤄지는 교육훈련의 문제점도 담겼다. 윤 교수에 따르면 근속승진 기준으로 소방사로 입직해 소방위에 도달할 때까지는 총 15.5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법정 의무교육은 소방시보 시절 소방신임사 교육인 6개월이 전부여서 교육훈련을 통한 인적자원 계발 기능이 부실한 상황이다.


특히 전국적으로 부족한 교육훈련시설도 문제로 거론됐다. 현재 소방공무원 교육훈련시설은 18개 소방본부 중 서울과 부산, 인천, 광주, 경기, 강원, 충남, 경북 등 8개 본부만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신규임용자에 대한 교육훈련을 제 때 제공하지 못하거나 3교대 근무제 전환으로 신규채용이 증가한 2012년 이후부터는 교육과정을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 운영하는 곳도 있다.


중앙소방학교의 경우 소방사 신입 교육과정을 운영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소방공무원 시험 합격 후 임용 대기가 장기화나 임용 후 교육훈련 기관의 여건 확보 시 교육이 이뤄지는 등 문제도 발생되고 있다. 심지어 소방학교 미보유 시ㆍ도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못돼 시ㆍ도간 불평등이 발생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중앙소방학교의 신임소방사 교육과정은 무상이지만 타 시ㆍ도에서 운영할 경우 교육비를 납부하기 때문이다.


윤명오 교수는 타 시ㆍ도 교육 과정에서 나타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근무지의 위험특성을 반영한 실무중심 교육훈련이 불가능하게 되면서 직무교육훈련이 아닌 초급교육훈련 수준으로만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소방공무원 교육훈련기관에서 이뤄지는 모든 교육훈련 과정은 이수형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실제 능력을 가늠할 수 없고 계급별, 직무별 교육훈련 과정 설계 또한 전무해 인적자원관리와 개발기능이 부실하다고 윤 교수는 분석했다.


이에 계급별, 직무별 소방인적자원의 역량관리 체계를 마련하고 소방공무원 교육훈련기관을 국가 관리체제로 전환해 교육훈련의 기회와 환경적인 형평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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