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정책연구 논문을 발표하는 ‘제31회 119 소방정책 컨퍼런스’에서 계양소방서가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윤인수 서장과 문주용 소방경, 김현수 소방위, 김수정 소방장으로 구성된 계양소방서팀은 ‘응급환자의 효율적인 인계인수를 위한 의사소통도구(MIST) 도입방안’을 발표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주제를 처음 생각해 낸 사람은 바로 김현수 소방위다. 그는 소방 임용 전 공군 간호장교로 복무하며 2015년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서아프리카로 파견됐다. 그곳에서 김 소방위는 이탈리아와 영국 등 다른 나라 의료진의 철저한 인계인수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전역 후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의료통역 담당으로 자원봉사도 했다. 봉사활동을 하며 우리나라 의료 인계인수가 외국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환자를 이송한 119구급대원이 의료진에게 환자 상태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컨퍼런스 주제는 김 소방위의 경험, 즉 119구급대원과 의료진 간 인계인수 미비로 환자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이후 인천소방 소속 구급대원 530명을 대상으로 ‘의료진 인계 관련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구급대원 절반 이상이 ‘의료진과 구두인계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어려운 의학용어와 어떤 내용을 우선으로 인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답도 많았다.
계양소방서는 구급대원 개인역량에 따라 인계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효과적인 이송환자 인계를 위한 의사소통도구를 개발하기로 했다. 간호학ㆍ응급구조학ㆍ응급의학 교수에게 내용타당도와 안면타당도를 검증받았다. 응급실 의료진에게는 의견 수렴을 받아 소방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의사소통도구(MIST)인 인계지를 만들었다.
인계지는 크게 내과ㆍ외상환자로 나눠 환자의 주된 호소 부분과 확인된 질병, 징후ㆍ증상, 응급처치 상태 등으로 구성됐다.
윤인수 서장은 “구급대원이 MIST 인계지를 활용해 의료진에게 인계인수함으로써 진단 오류를 예방하고 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양소방서는 MIST를 직접 활용한 구급대원 45명과 응급실 의료진 48명에게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자기효능감과 인계대화수행의 평균점수가 증가했고 응급실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만족도도 15% 높아졌다. 응급실 의료진 또한 환자 정보 만족도와 신뢰도가 MIST 이전보다 각각 39.4, 24.4% 증가했다고 답했다.
윤인수 서장은 “설문조사 결과 MIST 인계인수 방식이 구급대원과 의료진 간 신뢰도 향상에 이바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계양소방서뿐 아니라 인천소방의 모든 구급대원이 인계지를 작성하도록 해 국민의 안전 증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