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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화재비상탈출 생명줄 완강기! 얼마나 알고 있나요?

노철재 서울시민안전파수꾼 시민전문강사 | 기사입력 2021/02/02 [16:12]

[기고] 화재비상탈출 생명줄 완강기! 얼마나 알고 있나요?

노철재 서울시민안전파수꾼 시민전문강사 | 입력 : 2021/02/02 [16:12]

▲ 노철재 서울시민안전파수꾼 시민전문강사

지난 2018년 11월 9일 오전 5시께 서울시 종로구 관수동의 한 고시원 건물 3층에서 전기난로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건물엔 완강기 2대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용한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다.


2015년 1월 10일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 1층 주차장에서 사륜 오토바이 배선 합선으로 불이 났다. 이 불로 5명이 숨지고 12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완강기로 탈출한 시민이 한 명뿐이었단 사실은 소방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다.


소방대상물에 설치하는 피난기구인 완강기는 소방청 고시에 의해 2005년 3월 10일부터 호텔과 병원, 공동주택 등 소방대상물 3층부터 10층에, 노래연습장과 고시원 등 영업장 위치가 4층 이하인 다중이용업소 2층부터 4층에 설치해야 한다.

 

휴양콘도미니엄을 제외한 모든 숙박시설 3층 이상에는 의무적으로 객실마다 간이완강기를 구비해야 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완강기 설치 비율은 2013년 기준 80.1%에 달한다.


완강기는 화재 발생 시 계단이나 복도 등 통로를 이용해 재실자가 외부로 나갈 수 없을 때 지상으로 탈출할 수 있는 최후의 피난기구다. 연속적으로 교대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일반 완강기와 연속해서 사용할 수 없는 간이완강기로 구분한다.


완강기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행정안전부에서 2019년 4월 보급한 ‘화재위기탈출! 9단계 완강기 사용법’ 매뉴얼엔 ①완강기 함 안(내부)의 구성품(속도조절기, 후크, 가슴벨트, 로프 릴)을 먼저 확인합니다. ②완강기 함 안(내부)에서 속도조절기와 벨트를 꺼냅니다. ③지지대 고리에 속도조절기의 후크를 걸고 나사를 조여 빠지지 않도록 합니다. ④지지대 고리가 창밖으로 위치하도록 창 바깥쪽으로 밉니다. ⑤줄이 감겨있는 릴을 창밖으로 던집니다. ⑥가슴벨트를 가슴높이까지 겁니다. 이때 팔을 들지 말고 겨드랑이 밑으로 꼭 맞도록 끼웁니다. ⑦가슴벨트가 빠지지 않도록 자신의 가슴둘레만큼 충분히 조입니다. ⑧다리부터 창밖으로 내밀어 바깥으로 나갑니다(※ 체중이 실려도 속도 조절이 돼 추락하지 않습니다). ⑨처음 건물에서 떨어질 때는 손을 아래로 내리고 하강을 시작하고 이후 벽면에 손을 지지하면서 안전하게 내려갑니다. 등의 순으로 이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 완강기는 도르래(pulley) 원리로 사용자 몸무게에 의해 지상으로 내려오게 하는 피난기구다. 사용자의 몸무게(25kg 이상)에 의해 강하속도는 16cm/s 이상 150cm/s 미만으로 평균 120cm/s이며 사용자가 임의로 하강속도를 조절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간이완강기는 벽에 설치된 앵커(anchor), 즉 고리에 후크를 걸고 속도조절기가 아닌 로프의 끝을 연결한다. 가슴벨트를 착용하고 착지점을 확인한 후 로프가 감겨있는 릴을 창밖으로 던진 뒤 내려오면 된다.


완강기를 급하게 서둘러 사용하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한 번에 두 사람이 하강을 하거나 가슴벨트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내려오는 도중 벨트에서 몸이 빠지는 등 치명적인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완강기의 안전성을 살펴보면 유럽의 경우 낙하방지용 개인보호장비 표준규격(BS EN 341:1993)으로 완강기 성능검증 시 최대하중을 1500N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은 1200N 이상의 하중시험을 거친 완강기를 보급해 왔다. 우리나라는 최대하중을 1천N(100㎏) 이상으로 규정해 오던 중 2011년 12월 완강기를 사용하다 두 명이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2012년 11월 1일부터 최대하중을 1500N(150㎏) 이상으로 강화했다.


완강기의 올바른 설치기준은 ①완강기가 설치되어야 할 위치는 가급적 출입문과 멀리 떨어져 고립되기 쉬운 곳 또는 피난하기 쉬운 곳에 각 층마다 설치하되 공동주택은 3층~10층까지 각 층마다, 숙박시설은 각 실마다 완강기 또는 간이완강기 2개 이상을 설치 ②완강기를 이용해 탈출할 창문은 가로 50cm, 세로 100cm 이상이어야 하며, 높이는 120cm 이하 ③완전하게 개방되지 않거나 밀폐된 창문의 경우는 비상탈출용 망치 비치 ④연속된 층에 완강기를 설치 시엔 지그재그로 설치하여 탈출 시 겹치지 않도록 해야 함 ⑤외벽에 장애물이 있으면 피하여 설치 ⑥완강기의 팔이 창문 밖으로 나가게끔 설치 ⑦완강기 위치를 표지판으로 표시해야 한다 등이다.


필자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분석한 결과 화재 발생 시 완강기 사용법을 몰라 고층 건물에서 그대로 뛰어내리거나 완강기를 잘못 사용하다 떨어져 사망하거나 다친 사례가 최소 4건 이상 발생했다.


평소 우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피난기구에 관심을 갖고 기구별 특성과 사용법 등을 알아둔다면 비상 상황에서 나 자신은 물론 소중한 이웃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완강기 사용법은 완강기 함 내면 또는 외면에 부착돼 있다. 기구를 이용한 실제교육은 소방 관련기관, 안전페스티벌 행사장 등에서 진행한다.


그러나 일반 국민이 완강기 교육을 받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또 학생(유ㆍ초ㆍ중ㆍ고)에게 교육부의 ‘학생안전교육 표준안’을 기준으로 화재대피요령(소화기 사용 등) 등 재난안전교육을 하고 있지만 표준안에 완강기 교육내용은 수록되지 않았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소방청의 국민재난안전포털 ‘화재 국민행동요령 매뉴얼’에 완강기 사용법을 추가토록 하고 교육부엔 ‘학생안전교육 표준안’에 완강기 관련 교육내용이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소방청은 매뉴얼에 완강기 사용법을 추가했고 교육부도 표준안에 완강기 관련 교육내용을 포함했다.


필자는 2016년부터 재난안전교육 시 완강기 지지대와 함을 갖고 다니면서 학습자가 직접 시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교육법은 시민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어 주변 강사에게도 강권하고 있다.


추후 소방서의 안전교육은 물론 시민안전파수꾼의 안전교육 패러다임도 실질적인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의 실습ㆍ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2015년 1월부터 간이완강기는 숙박시설 3층 이상에 객실당 2개 이상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규정이 강화됐다. 그러나 간이완강기는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1회용이다. 따라서 숙박시설에 두 명 이상이 묵었을 땐 가위바위보(?)로 탈출할 사람을 정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기존 숙박시설엔 예외 규정을 두고 있어 유사 사고 발생 우려가 상시 존재한다. 따라서 관계부서에선 간이완강기의 기능상 문제점과 숨겨진 제도적 미비점 등을 면밀히 검토해 단 한 명의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중엔 꾸준한 연구와 기술개발로 15층 이하까지 설치할 수 있는 완강기가 형식 승인을 받고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11층~15층 이하의 소방대상물에도 완강기를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안전은 지식이 아니라 생활이며 습관이다. 유치원을 비롯해 학교와 산업 현장, 더 나아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이 진행된다면 우리 사회의 전반의 안전의식 향상은 물론 피해를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거라고 확신한다.

 

노철재 서울시민안전파수꾼 시민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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