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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건축허가동의 절차 없앤다니… 건축허가 절차 간소화 논란

건축허가 간소화 명분으로 건축물 화재안전성 해치려는 ‘국토부’
전국 소방관서 “국민안전 해치고 소방 착공 늦춰 피해 커질 것”

최영 기자 | 기사입력 2021/03/25 [10:27]

소방 건축허가동의 절차 없앤다니… 건축허가 절차 간소화 논란

건축허가 간소화 명분으로 건축물 화재안전성 해치려는 ‘국토부’
전국 소방관서 “국민안전 해치고 소방 착공 늦춰 피해 커질 것”

최영 기자 | 입력 : 2021/03/25 [10:27]


[FPN 최영 기자] = 국토교통부가 건축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명분으로 소방의 건축허가 동의 절차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다. 규제 완화라는 핑계로 건축물의 화재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장관 변창흠, 이하 국토부)는 올해 초 건축허가를 할 때 구조나 설비 등의 관련 설계도서를 착공신고 시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건축법령(법률, 시행령, 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현행법상 건축허가 과정에선 건축계획서와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구조도, 구조계산서, 실내마감도, 소방설비도 등의 검토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러나 국토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에 따르면 건축허가단계에서는 건축계획서와 배치도,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등만을 검토하고 소방관련법에 따른 소방설비 등에 대한 검토는 착공단계에서 진행하게 된다. 허가단계에서 대부분의 도서를 제출하는 현행 건축허가 절차가 초기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가 내세운 명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법령 개정 방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건축허가동의 과정에서 소방활동과 소방시설의 중요사항을 모두 검토하는데 이 절차를 없애는 건 결국 국민 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국 시ㆍ도 소방관서는 물론 소방분야 전문가들도 하나같이 국토부의 법령 개정안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건 화재안전성의 저해 문제다. 건물배치도 등이 확정된 뒤 착공이 이뤄지는 단계에서는 원활한 소방차량 진입 여건의 검토가 어렵고 소방자동차 전용구역 설치도 감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국토부의 법령 개정안처럼 소방설계도면을 착공신고 시 제출하면 건축도면에 따른 소방설비 등의 검토가 충분하지 못해 안전이 확보될 수 없고 소방설비 설계에 따른 건축사항 변경 시 허가변경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 소방본부는 “착공신고 단계에서 소방도면이 제출되면 충분한 도면검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착공이 늦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건축물 설계구조 확정 이후 소방도면이 뒤늦게 제출되면 차후 필요한 건축면적 확보도 곤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소방본부들도 법령 개정 방향을 문제 삼고 있다. B 소방본부는 “건축계획설계 이전에 사전검토를 받아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며 “착공단계에서 관련 소방서류를 받으면 뒤늦게 건축설계 변경이 이뤄져 오히려 설계의 이중부담을 초래하고 결국 법 개정 목적인 비용부담 절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방시설 등의 적절한 검토조차 불가능해져 관련 행정에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C 소방본부는 “현행법상 소방의 착공신고 처리기간은 단 2일인데 이 기간 내 처리 불가 사항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며 “설계도서 보완이 필요한 경우 공사 착공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와 민원이 더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D 소방본부는 “건축물 설계구조가 확정된 후 소방도면이 제출되면 차후 소방시설에 필요한 건축면적(펌프실, 면적확보, 소방배관에 필요한 샤프트 공간 등) 확보가 곤란하고 설계구조 변경 등으로 착공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적정 공사비의 산정조차 어렵다는 시각까지 나온다. E 소방본부는 “건축허가 동의 시 소방시설 설치 계획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게 되면 소방시설 공사비 산정이 어려워 관할 소방서와의 협의 과정에서 추가 소방시설이 들어가거나 변경될 경우 실제 공사비가 예측한 것과 달리 초과될 수 있다”며 “이는 민원인에게 경제적, 시간적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방 관련 전문가들도 우려가 크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개정안대로라면 공사가 최초 허가를 받은 이후 공사가 시작될 때 확인하겠다는 건데 피난이나 연소확대에 관한 안전성은 건축 구조물과 관련이 깊다”며 “착공신고 시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더라도 오류나 성능을 개선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연 무엇을 위한 간소화인지 의문이 드는 국토부의 계획은 개선이 아닌 안전을 퇴보시키는 것”이라며 “허가 단계에서 확인되지 못한 위험성이 결국 큰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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