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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대형화재 막은 첨단기술들… “큰 역할”

청주동부소방서가 개발한 ‘불끄는 앱’ 화재 대응력 ↑
신고보다 4분 빨랐던 첨단 화재감지기술이 출동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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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1/04/26 [12:42]

전통시장 대형화재 막은 첨단기술들… “큰 역할”

청주동부소방서가 개발한 ‘불끄는 앱’ 화재 대응력 ↑
신고보다 4분 빨랐던 첨단 화재감지기술이 출동 도와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1/04/26 [12:42]

▲ (왼쪽부터) 소방관들이 ‘불 끄는 앱’을 통해 소방차 진입로 등을 확인하는 모습, 육거리종합시장에 설치된 화재감지기가 불을 감지한 뒤 관련 사실을 관계인 등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낸 모습.

 

[FPN 최누리 기자] = 소방에 4차산업 기술이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전통시장에 설치된 화재감지시스템이 소방 출동을 돕고 소방은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활용해 신속히 화재를 진압한 사례가 나왔다. 기술과 예방, 대비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대형 피해로 이어질 뻔한 전통시장 화재 사고를 모면했다.

 

지난 14일 오전 3시 2분께 청주 육거리종합시장 내 한 점포에서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이후 청주동부소방서(서장 김상현)에 출동 사이렌이 울려 퍼졌고 소방관들은 곧바로 소방차에 올라탄 뒤 현장으로 향했다.

 

소방차에 올라탄 대원들은 자체 개발한 ‘불 끄는 앱’인 화재 진압 대응 정보시스템을 켰다. 이 앱으로 화재 발생 위치를 확인하고 소방차 진입로와 건물 정보 등을 파악했다. 출동 과정에서 불길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구역 세 곳에 소방력을 분산 배치하는 등 사전 진압 작전도 세웠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은 계획대로 화재에 맞섰다. 소방서는 오전 3시 20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50명과 장비 25대를 동원해 불길을 잡았다. 

 

출동 중 미리 소화전의 위치를 파악해 둔 소방서는 물을 원활히 공급받으며 진압 작전에 속도를 냈다. 불이 주변 상가로 퍼지지 않도록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화재는 1시간 20분 만인 오전 4시 24분께 완전히 꺼졌다. 점포 세 곳과 아케이드 등 일부분만 불에 탔다. 소방서 추산 4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전국 5대 재래시장으로 손꼽히는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은 9만5천㎡ 규모로 점포 794곳이 밀집해 있다. 전통시장 특성상 진입로가 좁고 점포가 붙어있어 자칫 대형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소방서는 지난 2월 ‘화재 진압 대응 정보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빠른 대응이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이런 시스템을 만든 건 소방서가 처음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으로 현장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소방차 진입로를 빨리 파악할 수 있었다”며 “앱을 활용한 덕분에 효율적인 진압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 앱은 점포의 이름과 주소, 건물구조, 업종별 위험요인, 주변 소화전ㆍ아케이드 개방 조작 스위치 위치, 소방차 진입로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육거리종합시장 280동 점포 794곳을 13개 구역으로 나눠 구역별 소방차 진입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5t 이하 소형 펌프차가 진입 가능한 도로는 붉은색, 5t 이상 중형 펌프차의 경우 파란색으로 표시해 신속한 출동을 돕는다. 아케이드를 수동 개방할 때 진입이 가능한 건물과 방법 등도 담겨 있다. 

 

소방서는 오창산업단지 등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김상현 서장은 “이번 사례는 신속히 재난 정보를 공유하고 효율적으로 화재에 대응한 결과”라며 “육거리종합시장 화재를 심층 분석해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청주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소방관들이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성안로 육거리종합시장에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청주동부소방서 제공

 

이날 소방의 신속한 화재 대응 뒤에는 초기 화재 사실을 빠르게 알려준 첨단 화재감지시스템의 역할도 있었다. 점포에 설치된 화재감지시스템은 주변을 지나던 행인보다 4분 먼저 불을 감지하고 충북소방본부 119상황실에 그 사실을 통보했다. 청주시가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해 설치한 화재감지시스템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신속한 화재감지로 피해를 줄인 건 이번만이 아니다. 청주시에 따르면 2019년 7월 15일 육거리종합시장의 한 점포에서 연기가 솟구첬다. 점포 주인이 조리를 위해 가스레인지를 켜놓고 퇴근했다가 연기를 감지한 화재감지시스템이 충북소방 119상황실에 이 사실을 알렸다. 덕분에 소방관이 빠르게 출동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2018년 7월에도 주인이 퇴근한 점포의 선풍기 과열로 발생된 화재를 화재감지시스템이 포착해 사고를 예방했다.  

 

앞서 청주시는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전통시장 화재알림시설 설치사업’에 선정되면서 육거리종합시장 점포에 화재감지시스템을 설치했다. 현재 모든 점포에 이 시스템이 설치된 상태다.

 

육거리종합시장에 적용된 ‘스마트 화재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기업인 (주)로제타텍(대표 조영진)에 따르면 이 시스템에는 산업용 사물인터넷(IIoT) 기술이 반영됐다. 간편한 설치는 물론 5초 이상 지속하는 열ㆍ연기ㆍ불꽃ㆍ이산화탄소 등을 감지한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이 시스템은 화재 상황을 음성이나 문자로 건물 관계인에게 알려 신속한 대피와 대응을 돕는다. 현장 상황ㆍ위치와 건물구조 등 정보를 119상황실 또는 관할 소방서에 전달해 주는 기능도 있다. 

 

특히 ISM(Industrial Scientific and Medical)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화재감지기 연결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 로제타텍에 따르면 화재 수신기 1대당 무선 중계기 24개, 중계기 1대당 감지기 40개까지 연결해 화재감지기를 최대 960대까지 물릴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을 활용해 원격 시스템을 가상으로 시험하는 등 비화재보 점검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최대 10년까지 사용할 수 있고 교체가 간편해 유지보수가 편리하다. 

 

업체 관계자는 “2017년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에 스마트 화재 모니터링 시스템이 설치된 이후 불이 세 번 발생했지만 모두 조기에 진화됐다”며 “이는 첨단 화재감지시스템의 설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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