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쿠팡 물류센터, 19시간째 ‘활활’… 소방관 1명 실종대응 2단계 발령한 소방, 인력 416명ㆍ장비 139대 현장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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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N 신희섭, 최누리, 박준호 기자] = 경기도 이천의 한 물류창고에서 큰불이 나 19시간이 지난 현재(18일 오전 1시)까지도 불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명 수색에 나선 소방관 1명이 건물 내부에 고립됐지만 건물 붕괴 우려로 구조작업마저 더뎌지고 있다.
17일 오전 5시 36분께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의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연기를 발견한 근무자가 119에 신고했고 7분 만에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그런데 연기는 점차 거세졌고 소방은 오전 5시 56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지하 2층에서 화점을 발견한 소방은 초기 진화에 성공했다고 판단한 뒤 대응 1단계를 해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번진 불로 인해 오후 12시 5분 대응 1단계를, 10분 뒤인 12시 15분에는 대응 2단계를 다시 발령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 내부 인명 수색에 나섰던 소방관 5명 중 1명이 미처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4명은 탈출에 성공했지만 1명은 연기흡입과 탈진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급하게 이송됐다.
인근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쿠팡 덕평물류센터 직원 248명은 자력으로 대피했다.
소방은 이날 소방 인력 416명과 장비 139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하지만 쿠팡 덕평물류센터의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박수종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물류센터는 진ㆍ출입 도로가 한 방향으로 나 있어 다수의 소방차 접근이 힘든 구조”라며 “건물 내부에 있는 수많은 가연성 제품까지 불쏘시개 역할을 해 화세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불이 시작된 지 13시간 후인 오후 6시 30분부터는 불길이 건물 전체를 뒤덮었다. 붕괴 우려마저 나오면서 고립된 소방관 구조 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박 과장은 “9시 현재 건물 붕괴가 우려돼 소방관 수색을 중지한 상태”라며 “내일 아침 날이 밝으면 건물 안전진단 후 수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브리핑장에선 스프링클러가 화재 초기부터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선착대가 도착했을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긴 했다”면서도 “수신기 오작동으로 인해 작동을 지연시켰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현재 광역수사대가 수사 중”이라며 “수신기 기록저장장치를 확인하면 되는 문제로 나중에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방은 지하 2층 창고 물품 진열대 선반 상부 전기배선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쿠팡 덕평물류센터는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2만7178.58㎡ 규모로 지난 2016년 2월 1일 사용 승인받은 건물이다.
신희섭, 최누리, 박준호 기자 ssebi79@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