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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고 노명래 소방교 영결식 눈물 속 거행

고 노명래 소방교, 화재 현장서 인명 수색 위해 투입됐다 순직
울산광역시장(裝) 엄수… 고인에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 추서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1/07/02 [22:44]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고 노명래 소방교 영결식 눈물 속 거행

고 노명래 소방교, 화재 현장서 인명 수색 위해 투입됐다 순직
울산광역시장(裝) 엄수… 고인에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 추서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1/07/02 [22:44]

▲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葬)으로 고 노명래 소방교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 울산소방본부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선배로서, 동료로서 함께하지 못해, 너를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화재 현장에서 불길을 뚫고 인명 수색을 위해 투입됐다 순직한 고 노명래 울산 중부소방서 소방교의 영결식이 2일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울산광역시장(葬)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과 송철호 울산시장을 비롯해 최병일 소방청 차장, 오영환ㆍ이채익ㆍ이상헌ㆍ박성민 국회의원, 동료 소방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고 노명래 소방교의 운구 차량이 그가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중부소방서를 거쳐 오전 9시께 햇빛광장으로 들어서자 동료 소방관들은 도열해 맞았다. 

 

영결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와 1계급 특진, 옥조근정훈장 추서,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헌화ㆍ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장례위원장인 송철호 시장은 1계급 특진을, 최병일 차장은 훈장을 추서했다. 이후 최병일 차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조전을 대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조전을 통해 “소방의 미래를 짊어질 유능한 소방관을 잃었다”며 “마지막 출동에서도 화마에 용감히 맞서 자신의 임무를 다한 고인을 대한민국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고 애도를 표했다. 

 

송철호 시장은 영결사를 통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그는 “구조대상자가 있다는 시민의 말 한마디에 위험을 무릅쓰고 현장에 뛰어든 당신. 녹아버린 당신의 헬멧, 다 타버린 공기호흡기, 뜨거운 열기를 못 견디고 탄화된 방화복을 봤다”고 말했다.

  

또 “생명을 생명으로 구해야 하는 소방의 길, 화마와 어둠 속을 향한 사명의 발걸음, 그 길을 숙명으로 여기고 위험 속에서도 임무를 다했던 고인은 영원한 소방관”이라며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그 뜻과 정신을 영원히 기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다짐했다.

 

▲ 울산시청 햇빛광장에서 엄수된 고 노명래 소방교의 영결식에서 동료 소방관들이 헌화하고 있다.   © 소방청 제공

 

이어 노 소방교의 특전사 동기이자 같은 소방서 구조대 선배인 김태민 소방사가 동료 소방관을 대표해 조사를 낭독했다.

 

김 소방사는 “네가 이렇게 빨리 떠날 줄 알았다면 너의 얼굴을 더 많이 봐둘걸, 손을 한 번 더 꼭 잡아 볼 걸 그랬구나”며 메이는 목을 가다듬고 조사를 읽어나갔다.

 

그는 “현장에 출동했던 네가 심각한 화상을 입고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애태우면서도 꼭 살아 돌아오리라 기대를 놓지 않았는데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오고 말았구나. 선배로서 동료로서 함께하지 못해, 너를 지켜주지 못해 너무나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애타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이렌을 울리며 너는 언제나 달려갔었지”라면서 “우리는 이제 너를 영원한 울산소방인으로 가슴에 고이 담아두려 한다. 하늘의 빛이 돼 너의 부모님과 가족, 우리를 끝까지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흐느꼈다.

 

이어진 헌화와 분향에서 유족들은 눈물을 터뜨리며 영정 사진 앞에서 오열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영정 속 아들 얼굴을 보며 “아들아. 내 아들아”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운구 차량이 햇빛광장을 빠져나가자 동료 소방관들은 거수경례로 노 소방교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고 노명래 소방교는 지난달 29일 오전 5시 5분께 울산 중구 성남동 3층짜리 상가 건물 화재 현장에서 인명구조를 위해 투입됐다. 당시 “불이 난 3층 미용실에서 가끔 직원들이 숙식한다“는 말에 동료 소방관들과 함께 건물로 진입했다. 그러나 인명 수색 중 갑자기 불길이 거세졌고 내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5명의 소방관들은 창문을 깨고 안전 매트가 설치된 밖으로 몸을 던져 탈출했다. 

 

하지만 거센 불길 속에서 화상 등을 피할 순 없었다. 다른 소방관들은 비교적 부상 정도가 가벼웠으나 노 소방교는 심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이튿날 오전 4시 31분께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해 1월 구조특채로 소방에 입문한 노 소방교는 중부소방서 구조대에서 근무한 지 1년 6개월 된 새내기 소방관이었다. 코로나19 탓에 올해 2월 혼인신고를 마치고 오는 10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던 터라 안타까움을 더했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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