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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중동굴 구조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기사입력 2021/07/20 [09:40]

우리나라 수중동굴 구조

서울 중부소방서 한정민 | 입력 : 2021/07/20 [09:40]

2018년 6월 23일 태국 치앙라이주 한 축구 클럽에 소속된 유소년 선수 열두 명과 코치 한 명이 훈련을 마치고 ‘탐 루엉’ 동굴에서 관광하다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갑자기 내린 비가 동굴 내부로 쏟아지면서 높아진 수위 때문에 탈출하지 못했다. 17일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구조대상자는 모두 안전하게 구조됐지만 안타깝게도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잠수사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 [그림 1] 출처 태국 방콕포스트 홈페이지(www.bangkokpost.com)


국내의 관광지로 잘 알려진 동굴들은 관광객이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안전시설이 설치돼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관리소 직원이 배치돼 관광객들을 통제하기 때문에 특별한 위험요소는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 이러한 고립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관광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곳에 있다. 국내 동굴 대부분은 지방 문화재 이상으로 지정돼 있다. 만일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고 들어가면 법적 조치를 받는다. 그러나 사고라는 건 늘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 또한 관심 밖에 둬선 안 된다.

 

수중구조 중 최고 난이도, ‘수중동굴 구조’

▲ [그림 2] 화산 동굴인 제주 용천동굴 탐사


강원도와 충청북도에는 석회동굴들이 있다. 제주도에는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화산동굴과 바다의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침식동굴이 다수 분포돼 있다. 필자는 국내 수중동굴 탐사팀과 함께 삼척에 위치한 환선굴과 대금굴, 정선의 용소동굴, 그리고 제주도 용천동굴 등을 경험했다. 

 

국내에는 아직도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수많은 동굴이 분포돼 있을 거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사고라는 건 미리 알리고 일어나는 게 아니다. 따라서 확률은 낮지만 그래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순 없다. 수중동굴 사고가 발생하면 내수면을 관할하는 우리 소방 책임하에 구조 활동을 해야 한다. 과연 우린 준비돼 있을까?

 

태국 동굴 사고의 영향으로 2018년 강원소방본부에서는 수중동굴 구조 특별교육 과정을 개설했다. 비록 한 번으로 끝났지만 여전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육상동굴 구조교육은 그 이후 매년 진행되지만 수중동굴 구조과정은 그 이후 어느 곳에서도 시행되지 않았다.

 

수중동굴 구조를 위해서는 먼저 스쿠버 다이빙을 익혀야 한다. 그 이후 수중동굴 과정 교육을 득해야 한다. 또 수많은 수중동굴 다이빙 경험을 쌓고 거기에 구조기술을 접목해야 한다. 더불어 강인한 체력과 팀워크, 담력까지 필요하다. 수중 기술에 체력과 담력까지,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우리나라 동굴 대부분이 험한 산 중턱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관광지로 개발된 곳은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산 중턱까지 사람의 힘으로 모든 구조장비를 운반해야 한다. 이게 일차적으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실제로 강원도 구조대원들과 삼척에 위치한 환선동굴에서 훈련할 당시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 수많은 장비 운반이 문제였다.

 

▲ [그림 3] 모노레일로 장비를 운반하는 강원소방본부 직원들

 

동굴 입구까지는 모노레일에 장비를 실어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었지만 입구부터 수중구간이 시작되는 곳까진 모든 장비를 일일이 업고, 메고, 들고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엄청난 체력 부담이 있었다. 이런 문제로 수중동굴 사고가 발생한다면 첫 번째로 염두에 둬야 할 게 바로 다수의 인력 동원이다.

 

특히 수중 구조작업을 실제로 해야 하는 인원들은 장비 운반에서 제외해야 한다. 구조작업에 100% 집중하기 위해 체력을 아껴주는 의미기도 하다. 그만큼 수중동굴 구조는 수중구조 중에서도 최고의 난이도라 할 수 있다.

 

수중동굴 구조 장비를 알아보자

▲ [그림 4] 환선동굴 수중구간으로의 장비 운반


그렇다면 장비는 어떤 걸 사용하는 게 좋을까? 수중동굴은 깊이가 얼마인지 길이가 얼마나 길지 처음부터 알 수 없다. 그래서 가스 소모량을 생각해 더블탱크와 여유분의 탱크도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동굴 여건상 더블탱크를 운반하는 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굉장히 힘들다. 산 중턱까지 옮겨야 하고 다시 수중동굴 구간까지 운반하려면 좁은 통로를 지나야 해서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므로 필자는 사이드 마운트 부력조절기를 이용한 다이빙을 추천하고 싶다. 그러면 탱크를 하나씩 운반할 수 있어 운반 과정이 조금이나마 수월해진다.

 

장비 운반이 끝나면 장비를 착용하고 구조대상자가 있는 지점까지 가서 구조대상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구조작전을 실행해야 한다.

 

만약 국내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면 태국의 경우와 비슷한 구조작전이 필요할 거다.

 

국내 수중동굴은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이 석회동굴이다. 또 수중구간과 육상구간이 교대로 이어지는 형태여서 태국의 동굴과 환경이 비슷하다. 그래서 구조대상자를 구조하고 안전지대로 나오기까지는 수중 들것이 꼭 필요하다.

 

수중 들것에 대해선 <119플러스> 매거진 2021년 4월호에 설명한 ‘소방 수중구조 훈련 방법의 개선’을 참고하기 바란다.

 

태국에서는 [그림 5]와 유사한 Sked 들것을 이용했다. Sked 들것은 육상구간에서 끌고 다니기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태국에서도 Sked 들것을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 [그림 5] Sked 다목적 들것

 

티타늄이나 알루미늄으로 된 수중ㆍ수상용 들것보다 바닥이 지면과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재질로 된 들것을 사용하는 게 더 낫다고 본다. 다만 수중으로 들어갈 때 부력은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4월호에서 설명한 수중 들것과 태국에서 활용한 들것을 혼합해 사용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구조대상자의 저체온증 방지다. 보통 육상동굴의 온도는 그 나라의 연평균 기온과 사계절 내내 거의 같다. 국내 동굴의 육상구간이 약 12~15℃가 되면 수온은 5~8℃ 정도로 아주 차가운 물이 된다.

 

따라서 구조대상자들의 체온을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구조대상자들에게 드라이슈트를 착용시켜야 하며 만약 그게 여의치가 않다면 웻슈트와 함께 전용 열조끼를 착용시켜 구조대상자의 저체온증을 예방해야 한다.

 

소방이 고민해야 할 부분

동굴 사고에 대한 구조는 내수면을 담당하는 소방에서 해야 한다. 그에 따라 지휘 또한 관할 소방서가 맡아야 한다.

 

구조대원들의 원활한 구조 활동을 위해 지휘관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수중동굴 구조에 대한 경험이나 자료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를 섭외하고 의견을 취합해 구조작전을 계획하고 지휘하는 게 좋다.

 

국내ㆍ외 의료진이나 동굴탐사 전문가, 로프 구조 전문가, 수중동굴 다이빙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거다. 아마도 국내에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긴급통제단이 가동될 거다. 그래야 인력이나 장비, 기타 물자를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수중동굴 구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이슈된 적이 없었다. 소방에서도 관심 밖인 게 현실이다. 하지만 언제 태국과 같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소방청과 각 시ㆍ도 소방본부에서는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고 구조대원들은 동굴다이빙 교육과 동굴구조 훈련을 정기적으로 했으면 하는 게 필자의 바람이다.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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