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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어떤 보직에서도 제 몫 해내는 소방관이 되고 싶어요”

전국에서 8번째 여성 인명구조사 된 ‘문슬기’ 대구서부소방서 소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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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1/10/20 [10:00]

[Hot!119] “어떤 보직에서도 제 몫 해내는 소방관이 되고 싶어요”

전국에서 8번째 여성 인명구조사 된 ‘문슬기’ 대구서부소방서 소방사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1/10/20 [10:00]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훈련하고 노력해야겠죠.

어떠한 보직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소방관이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재난 현장에서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누구나 119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소방관으로서 이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화재진압이나 구조, 구급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잘하는 소방관이 되고자 인명구조사 자격을 취득하게 됐습니다” 

 

지난 2019년 대구 소방공무원 공채로 입직한 문슬기 소방사는 현재 대구서부소방서 현장대응단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올해 7월 전국에서 단 8명뿐인 ‘여성 인명구조사’가 됐다.

 

인명구조사는 급박한 신체적 위험 상황이나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안전한 장소로 구출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난도가 워낙 높고 한 과목이라도 평가 기준에 미달하면 떨어지기 때문에 합격률은 40%정도다. 

 

“선배들로부터 인명구조사 시험이 굉장히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 앞섰지만 시험에 붙든 떨어지든 준비 과정만으로도 구조 스킬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도전했습니다”

 

 

처음부터 문 소방사가 소방관을 꿈꿨던 건 아니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설계회사에 취직해 1년 반 정도 근무했다. 막연히 동경했던 사회생활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그저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과 피로감이 쌓였다.

 

“대학 때부터 사귀던 남자친구가 소방관이에요. 무기력하게 회사를 다니는 제 모습에 비해 남자친구는 늘 자부심이 가득했어요. 본인 직업을 진심으로 자랑스러워했죠. 나도 내 직업에 애착을 갖고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싶단 생각이 들어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난 후 소방공무원 시험에 사활을 걸었다. 소방관 선배이기도 한 남자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 결과 시험을 준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당당히 합격했다.

 

 

“첫 보직이 화재진압대원이었어요. 체육학과 출신에 평소 취미로 수영을 해서 체력 하나는 자신 있었기 때문에 많은 현장에 출동하면서 큰 보람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러던 중 저를 눈여겨보시던 선배 한 분이 인명구조사를 준비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하셨죠”

 

이를 계기로 지난해 인명구조사에 도전했지만 그는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기초 수영능력과 로프 등반ㆍ하강, 수상ㆍ수중 인명구조 등 총 12개 실기 과목 중 단 한 과목이라도 과락하면 통과할 수 없는데 수상 구조 과목에서 실력 발휘를 못 했다. 그러나 멈추지 않고 퇴근 후나 근무 중 틈날 때마다 소방서와 근처 수영장을 오가며 시험 연습에 매진했다. 

 

 

“수상 구조는 1분 10초 안에 25m를 헤엄친 후 25㎏의 마네킹을 다시 출발지점으로 끌고 와야 합니다. 물 속이라 마네킹이 생각보다 무겁더라고요. 기술뿐 아니라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근력운동과 함께 증량하기도 했어요. 연습만이 살길이라 생각하며 매일같이 동네 다이빙풀장을 찾았습니다”

 

그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하길 3개월. 대구소방 최초로 인명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여성 소방관이 됐다.

 

“인명구조사 시험장에 200명 정도가 왔는데 여자 응시자는 저 한 명이었어요. 동료 소방관분들이 신기하게 쳐다보셨죠. 혼자였는데도 떨리긴커녕 꼭 합격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습니다. 아마도 간절함 때문인지 초인적인 힘이 발휘돼 시험에 합격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문 소방사의 취미이자 특기는 자기 계발이다. 그는 생활스포츠지도사(빙상ㆍ보디빌딩)와 컴퓨터활용능력, 전산응용기계제도기능사 등 10개가 넘는 자격증을 갖고 있다. 인명구조사에 앞서 지난 5월엔 화재대응능력 2급 자격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문 소방사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응급구조사 자격을 준비하고 있다. 화재와 구조에 이어 구급까지 소방의 주 업무를 대표하는 자격을 인정받는 ‘멀티플레이어 소방관’을 꿈꾸고 있다.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자격증에 합격하고 싶어요. 물론 자격증만 있다고 잘하는 건 아닐 겁니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훈련하고 노력해야겠죠. 어떠한 보직에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소방관이 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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