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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아는 만큼 보이듯 급류 현장도 마찬가집니다”

방경호 서울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 소방위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1/11/19 [11:00]

[Hot!119] “아는 만큼 보이듯 급류 현장도 마찬가집니다”

방경호 서울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 소방위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1/11/19 [11:00]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안전하게 복귀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해로 2회째 급류구조원 자격을 운영하고 있어요. 급류를 이해한다면 구조 현장에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는 수난사고로 목숨을 잃는 동료 대원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방경호 서울소방재난본부 119특수구조단 소방위는 강원 동해소방서 119구조대와 중앙119구조본부, 서울 도봉소방서 등 15년간 구조대원으로 활동한 베테랑 소방관이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서울 우면산 산사태, 노량진 공사 현장 사고, 아이티 지진, 일본 동북부 쓰나미 등 국내ㆍ외 굵직한 재난 현장에서 활약했다.

 

 

해병특수수색대 부사관으로 전역한 방 소방위가 처음부터 소방관을 꿈꿨던 건 아니다. 하지만 한 사고가 그의 생각과 인생을 180도로 변화시켰다.

 

2005년 어느 봄날 아내가 갑자기 어지럽다며 거실에 쓰러졌다. 갑작스런 상황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 전화번호 하나가 머리를 스쳤다. ‘119’. 신고를 받고 도착한 구급대원이 아내의 의식과 생체 징후를 확인했다. 정신을 잃었던 아내가 점점 안정을 찾는 게 보였다.

 

“연신 ‘고맙습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는데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사명감으로 본인의 일을 해내는 구급대원을 보면서 마음속 깊은 곳부터 뭉클함이 올라왔습니다. ‘이곳을 내 평생직장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그때부터였죠”

 

방 소방위는 2005년 12월 구조 특별채용에 응시해 합격했고 이듬해 2006년 강원 동해소방서 119구조대에서 꿈에 그리던 ‘소방관’이 됐다. 이후 ‘구조 전문가’를 목표로 밤잠을 아껴가며 다양한 구조기술 교육과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가 수료하거나 교관으로 활동한 교육만 해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한정민 팀장님과 근무하며 수난구조에 관한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우리나라 소방에도 수상과 수중구조에 관한 교육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함께했죠. 그러던 중 마주한 동료 대원들의 순직사고는 제 생각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어요”

 

장마철 갑자기 불어난 계곡물로 사람이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두 명의 소방관이 차가운 물 속에서 끝내 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었다. 방 소방위는 2012년과 2013년 연이어 동료 두 명을 하늘나라로 보내야만 했다. 함께 웃고, 밥을 먹고, 마음까지 터놓은 동료들의 죽음은 그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루빨리 수난구조 베테랑이 돼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마음 깊이 다짐했다. 

 

 

하지만 관련 교육을 받을 기관도, 이를 알려줄 사람도 없었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린 방 소방위는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미국에서 DRI(Dive Rescue International) 급류구조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저를 포함한 다섯 명의 소방관은 DRI에 대한 기본(Lv1)ㆍ전문(Lv2)과 강사 트레이닝 과정을 모두 수료했어요. 그간 알지 못한 지식을 배워 현장 대응에 자신감이 붙었지만 책임감도 뒤따랐죠. 미국에 건너간 이유가 체계적인 급류구조 교육을 도입하기 위해서였거든요”

 

국내로 돌아온 방 소방위는 몇몇 소방관과 ‘급류구조원’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한정민 소방경, 박민재 소방장, 양재영 소방장, 김경호 소방장과 함께 교육과정 도입에 힘썼다. 하지만 생각만큼 쉽진 않았다. 지휘관을 설득하고 적당한 교육 장소를 찾는 등 숱한 난관에 부딪혔지만 자격 도입은 늘 제자리걸음이었다. 그러던 중 (사)한국잠수부협회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때마침 한국잠수부협회에서 강사 트레이너로 등록한 뒤 같이 교육을 해보자는 연락이 왔어요. 공인된 기관에서 자격 과정을 운영한다면 더 많은 소방관에게 기회가 돌아간다는 결론을 내렸죠. 이후 부산과 강원 등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교육이 이뤄졌어요. 교육을 받은 대원들은 하나같이 급류 현장 대응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현장도 같다고 강조하는 방 소방위. 그는 요즘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근무 외 시간은 강사로 활동하며 더 많은 대원에게 급류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고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전달하고 있다.

 

“급류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안전을 확보하면서 구조 활동에 임할 수 있게 됩니다. 무엇보다 급류구조는 현장 지휘관 등 모든 대원의 영역이라고 봐요. 급류에 대해 알아야 동료에게 위험을 알리고 도움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소방관 사이에서 급류구조가 꼭 배워야 할 기본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힘을 쏟아 보려구요”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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