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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가슴압박 잘하고 있나요?

심폐소생술 피드백 장치

강원소방학교 안지원 | 기사입력 2021/12/20 [10:00]

다들 가슴압박 잘하고 있나요?

심폐소생술 피드백 장치

강원소방학교 안지원 | 입력 : 2021/12/20 [10:00]

심폐소생술에서 가슴압박의 품질이 중요하다는 건 구급대원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아무리 IV를 빨리 잡고 약물을 투입한다 한들, 혹은 화려한 퍼포먼스의 기관 내 삽관을 성공시킨다 한들 고품질의 가슴압박이 없다면 환자에게 높은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러나 우리가 활동하는 현장은 환경적으로 불안정하고 많은 방해요소에 노출돼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우리가 현장에서 보호복까지 착용하고 병원 내부와 같이 질 높은 가슴압박을 할 수 있다는 건 기대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공식적으로 발표되진 않았지만 어느 지역 구급대원의 가슴압박 품질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가슴압박 깊이가 5㎝를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hands-off-time이 지나치게 많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흔히 말하는 전문 자격을 가진 구급대원들(1급 혹은 간호사)의 가슴압박 품질이 높을 거라는 예상과 다른 결과다. 필자가 근무하는 강원소방학교의 약 3년 치 가슴압박 데이터를 살펴봐도 1급 응급구조사나 간호사의 가슴 압박 품질이 신임반이나 2급 응급구조사 양성반의 가슴압박 품질에 비해 크게 나은 점이 보이지 않았다.

 

이는 우리가 심폐소생술 중 각종 절차, 예를 들어 전체 소생술 과정의 프로토콜이나 술기 등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상대적으로 기본 중의 기본인 가슴압박 품질을 소홀히 하는 건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현장에서 가슴 압박 품질 향상을 위해 최근 기계식 가슴압박장치가 많이 보급되고 사용 빈도도 점차 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높은 수준의 가슴압박이 어려운 경우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2)(고층 건물이나 구급차 내부 등).

 

감염이나 감염 의심환자에게 사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체감상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실제 소생률 측면에서 본다면 매뉴얼 가슴압박보다 생존율에 유리하다는 근거가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따라서 통상적인 방식의 가슴압박을 권고하고 있다. 게다가 장비 부재나 각종 상황에 따라 기계장치를 사용하지 못하는 때도 많아 역시 매뉴얼 가슴압박을 잘하는 건 중요한 일이다. 

 

현장에서 가슴압박의 품질을 모니터링 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1. 리더 혹은 경험 많은 대원의 직접 지도

2. 전문 기도기 삽관 이후의 EtCO₂의 수치 모니터링

3. 피드백 장치 사용

 

현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관리지표인 가슴압박의 품질 관리. 그중 이번 호에서는 피드백 장치에 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기존 현장 가슴압박 품질을 향상해 줄 거로 기대되던 심폐소생술 중 피드백 장치는 2020 가이드라인부터 새롭게 도입되면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더는 권고하지 않게 됐다.

 

권고등급은 Ⅲ, 근거 수준이 B-NR이다. 그러나 Korean CPR guidelines 2020, consensus conference에서 해당 항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대부분 해외 논문을 근거로 작성됐고 ‘낮은 수준의 근거(비뚤림에 대한 심각한 우려로 근거 수준이 낮아짐)’이므로 추후 언제든 변경될 여지가 있다.

 

생존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는 없었지만 가슴압박 깊이를 증가시키고 너무 빠른 압박률을 제한하는 데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돼 있다3). 현재 병원 전 환경에 근무하는 몇몇 연구자에 의해 국내 환경에서 피드백 장치에 관한 임상 연구가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드백 장치는 생각보다 개발ㆍ사용된 지 오래됐다. 별도의 독립적인 장비로 메트로놈 같은 음성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단순한 형태부터 고급형 제세동기와 연동돼 데이터 기록 기능이 있는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고급형 제세동기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피드백 장치를 간단히 살펴보겠다.

 

본 기사에 언급되는 구급장비의 내용은 제조 및 유통업체의 공개자료를 참고하였으며 글쓴이와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없습니다. 장비의 소개는 심폐소생술의 고품질 가슴압박을 위한 교육적인 목적에 있습니다.

 

본 기고는 각 장비에 대한 장단점의 비교가 아닌 단순한 소개를 목적으로 하였습니다.

 

▲ 왼쪽부터 Zoll, Corpuls, Philips(제세동기 3대가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 형제의 의를 맺고 있는 가슴 웅장해 지는 모습이다.)


Zoll X Series


Zoll의 제세동기 대표모델 X Series에는 패치 결합형 Feedback 센서가 들어간다. 패치와 함께 센서도 부착돼 별도로 장비를 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장점이다.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본체 모니터에 압박 품질을 표시해 주며 메시지를 통해 청각적으로도 알려 준다.

 

QCPR 센서가 있는 패치와 일반 패치의 가격 차이가 약간 있다 보니 구급담당자 입장에선 연말이 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델을 사용하는 대원들이라면 센서가 포함된 패치를 구매해 달라고 하는 게 좋을 듯하다.

 

Corpuls3


Corpuls3의 피드백 장치인 Corpatch feedback 센서는 패치와 센서가 분리된 형태다. 패치만 별도로 압박 위치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가격은 12만원 정도고 일회용 사용이 원칙이다.

 

하지만 업체 측에서는 센서가 단단하기 때문에 1회 사용으로는 파손될 우려가 없다고 하므로 재사용은 사용자가 판단할 부분이라고 한다. 프린트 기능을 이용해 즉각적으로 품질을 확인해 볼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Philips Intrepid

 

최근에 소방에 들어오기 시작한 IntrePid 제품에는 심폐소생술 마네킹 ANNE로 유명한 레어달(Laerdal) 가슴압박 센서가 별도의 디바이스로 들어간다. 추가 소모품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고 디바이스에도 작은 창이 들어가 있어 구급대원이 직접 가슴압박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

 

레어달 제품으로 심폐소생술 훈련을 받은 분이라면 익숙할 만한 화면 구성이다. 사용자에 따라 다소 딱딱함이 느껴진다는 피드백이 있기도 하다.

 

세 제품 모두 음성ㆍ화면상으로 실시간 피드백 기능을 제공하고 리포트 분석을 통해 심폐소생술의 압박깊이와 속도 등을 평가할 수 있다. 사용법이 간편하고 센서를 흉부압박 위치에 올려놓는 것만으로 즉시 작동하기 때문에 별도의 노력이나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 게 장점이다.

 

심폐소생술 시간 내내 가슴압박을 평가해야 하는 리더의 업무 부하를 줄일 수 있고 리포트 기능을 이용해 추후 대원끼리 품질평가를 할 수 있는 장비다. 따라서 적극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피드백 장치를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 중 하나가 음성으로 깊이나 속도를 교정해 주다 보니 옆에서 보호자가 듣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경우 제품마다 QCPR 음소거 기능을 활용해 시각적으로만 이용하면 불편을 다소 줄일 수 있다.

 

▲ 니혼코덴 사의 CPR assist(출처 kr.nihonkohden.com)

▲ Physio-Control 사의 TrueCPR Coaching Device(www.strykeremergencycare.com)




 

 

 

 

 

 

 

 

 

 

 

이 외에도 소방에 납품되는 다양한 고급형 제세동기에는 대부분 이런 피드백 장치를 옵션 형식으로 추가할 수 있다고 한다. 

 

해외에는 훨씬 더 다양한 장비들이 있지만 장비 확보의 현실적 문제 등을 이유로 현재 강원소방에서 사용하는 3종의 장비만을 소개했다.

 

앞으로의 피드백 장치들

앞서 소개한 장비 외에도 교육용으로는 다양한 피드백 장치들이 개발ㆍ출시되고 있다. 손목형 밴드 타입으로 개발돼 구급대원의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작동되는 피드백 장치도 출시됐다.

 

▲ CREDO 사의 CPR BAND(출처 www.credo-ltd.com)

 

개인적으로 최근 많이 보급되는 스마트 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피드백 앱이 개발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앱으로 즉각적인 품질 확인이 가능하고 의료 지도나 각종 시간대 데이터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면 굉장히 편리할 거다.

 

마치며

사실 가이드라인에서 중요도가 떨어진 장비를 염두에 두는 게 현장 구급대원과 소생률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를 고민했었다. 또 새로운 장비…는 결코 아니지만 누군가에겐 새로운 절차를 추가하자는 게 부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구급대원의 사랑을 받는 기계식 가슴압박 장치도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용 부담이 커질 수 있으므로 다루지 말아야 할까? 그렇지 않다. 우리 구급대원이 배워야 할 학문인 응급구조학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과학이다. 각종 술기와 절차의 추가는 우리에겐 어쩔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하다.

 

지금은 미진한 면이 있지만 현장 가이드라인, 특히 장비 사용 가이드라인은 우리 구급대원이 직접 만들고 발전시켜야 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현장대원이 한 명의 연구자로서 현장의 중심이 되고 국내 실태를 연구해 나갈 거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는 곧 우리에게 맞는 가이드라인 제정으로도 이어질 거란 확신이 있다. 

 

이번 호에 다룬 피드백 장치 역시 국내 환경에서 무작위 연구를 통해 효과성이 검증된다면 그 가치는 분명 달라질 거다. 환자의 생존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하는 우리의 모든 노력은 효율성을 떠나 그 자체로도 분명 큰 가치가 있다.

 


1) Ian G Stiell, Siobhan P Brown, James Christenson, Sheldon Cheskes et al. What is the role of chest compression depth during out-of-hospital cardiac arrest resuscitation? Crit Care Med. 2012 Apr;40(4):1192-8.

2) 2020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대한심폐소생협회

3) KALS #15, 심폐소생술 중 피드백장치의 사용. Korean CPR guidelines 2020, consensus conference. 대한심폐소생협회 

 

강원소방학교_ 안지원 ajwon119@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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